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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길

by 하트입술 2013. 9. 6.

집-국회(28km), 국회-보사연(18km), 보사연-국회(14km), 국회-잠실(21km), 잠실-집(9km) 총90km 운전.

야간수업이 있는 목요일. 6시 10분 쯤 퇴근을 하고 보사연으로 향했다. '빈곤론'이라는 수업을 듣는데, 보사연 박사님이 강의를 하셔서 보사연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 내가 운전하고는 처음 가는 길이라 5시 40분쯤 출발하고 싶었는데, 회의가 길어지면서 6시가 넘어서 출발을 했고... 퇴근시간과 딱 겹쳐서 막히는 길을 통해 보사연으로 갔다.

국회에서 나오자 마자부터 막히는 길. 파천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탔는데 평소에는 집에 가기 위해 유턴해서 종합운동장 방향을 타지만, 오늘은 쭉 직진해서 성산대교 방향으로 가다가 성산대교를 타고 북쪽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성산대고 북단에서 10시 방향으로 가서 내부순환로를 탔어야 하는데... 2차선에 있다가 그만 내부순환로를 못 타고 만;;; 게다가 바로 있는 사거리에서 좌회전도 금지되어 있어 우회전 해서 유턴해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방향으로 향했다. 그렇게 가다가 네비가 우회전을 하라고 계속 알려줬고, "길이 이상한데..."라고 생각하면서 우회전을 했는데... "앗!" 그 길이 아니네!!!

평소 운전 할 때 올림픽대로에서 운전을 주로 하고, 시내운전을 해도 거의 항상 네모 반듯한 강남쪽 길만 다니다가 강북으로 넘어가니 꼬불거리는 길 때문에 네비게이선을 보고도 길을 못찾아버린거다...

결국 길을 2번이나 잘못 들어서 신호 엄청 받으면서 가서 7시 5분에 수업 도착;

마포구와 은평구 길을 지나가는데, 네모반듯하지 않은 길을 보면서 이 길이 어디로 연결되었나 가늠도 안되고 그래서 더 짜증이 났다. 꼬불거리는 길. 정돈되지 않은 길에 대한 분노랄까?

우리 집 근처, 여의도 그리고 내가 주로 다니는 강남쪽 길은 네모반듯하여, 어느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오고 이런 것들이 가늠이 가능한데, 은평구 길은 도저히 가늠을 할 수 없으니 갑갑했다. 물론 내가 은평구의 지리를 전혀 몰라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거의 안 가본 지역이니 일을 알 턱이 없는거지~

첫 수업을 듣고, 사무실 회식이 있어 다시 여의도로 복귀하는 길.
은평구가 기름값이 싸길래(1895원) 지나던 길에 기름도 넣고(35L) 내부순환도로를 제대로 타고 국회를 오는 길. 내부순환로를 타서 "아~ 이젠 편하게 여의도로 갈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왠걸! 성산대교를 넘어서 국회까지 오는데 차선 바꿀일이 꽤나 많았다. 그래서 난 또 멘붕...

그러고 보니, 운전을 시작한 후 내가 모르는 길은 별로 안 가 본 것 같았다.
운전을 하고 내가 안 갔던 곳을 간 것은 고작해야 춘천 정도?

평소 매일 다니는 여의도는 택시타고도 정말 수백번(?) 오갔던 길이고, 차를 끌고 놀러 나갔던 압구정동, 청담동, 강남, 삼청동, 광화문, 대학로 등도 자주 놀러다녀서 길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곳이었다.

신정동 지*이네 집은 처음 가보는 길이었으나, 외곽순환도로와 북부간선 타고 가면 금방이라 처음가는 길 치고 낯설지 않았고, 노원구청에서 신정동 지*이네 가는 길은 도로가 반듯해서 찾아가는 것이 그리 어렵진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간 곳은... 가본 적도 없고, 길도 모르는데, 심지어 길은 꼬불거리고... 온갖 악조건 속에 간거지. 하하하!

그리곤 다시 국회로 복귀하여 주차한 후 사무실 회식자리 고고싱.
회식 자리에서 소맥 1잔, 맥주 3모금 정도 마시고 시간차를 둔 후 잠실로!!
잠실에서 *비서관님 내려드리고 다시 집으로~

잘 모르는 동네인 은평구에서 운전을 한 후, 내가 너무나 자주 지나다니는 잠실과 둔촌동 길을 운전하니 어찌나 기분이 상쾌하고 즐거운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내가 모르는 길을 가서 짜증이 났던건지, 길이 반듯하지 않아서 네비 보기 힘들어서 짜증이 났던건지 모르겠다.

어쨌건 오늘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래저래 운전을 좀 많이 했고~
그 덕에 새로운 교훈도 많이 얻게 된 듯 하다. 하하하!

언릉자고 내일 또 새벽에 나가야겠네~ 아고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