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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나꼼수를 통해 완전히 떠버린 그.
<닥치고 정치>를 읽고 난 후, 그가 쓴 글들이 읽고 파서 빌린 책 <건투를 빈다>
이 책은 사람들의 질문에 김총수가 대답을 한 내용을 주제별로 모은 책으로...
<닥치고 정치>만큼 섹시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았다.
그저 그냥 술술 넘어갈 뿐~!
그.런.데! 이 책... 김총수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예약신청을 해서 기다렸다가 읽은 책이었다.
예약해서 받았던 책 치곤... 으하하하하!
자신의 고민상담을 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퍼컷을 날리듯 조언하는 김총수. 그 다운 조언!
Q> 벌써 나이가 서른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A> 그거 아나. 당신 같은 사람 우리나라에 참 많다. 나이 서른에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도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단 사람들, 부지기소다. 사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단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모른다는 거다. 당신 진로를 대신 택해줄 재준 없다. 하지만 후자의 문제라면 지금부터 뭘 고민해야 하는지 말해줄수 있겠다.... (중략)....
그러니 이 땅에서 어떻게 살 건지는 스스로 깨치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가장 먼저 필요한게 자신이 무엇으로 만들어진 인간인지부터 아는거다. 언제 기쁘고 언제 슬픈지. 무엇에 감동하고 무엇에 분노하는지. 뭘 견딜 수 있고 뭘 견딜 수 없는지. 세상의 규범에 어디까지 장단 맞춰줄 의사가 있고 어디서부턴 콧방귀도 안 뀔 건지. 그렇게 자신의 등고선과 임계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윤곽과 경계가 파악된 자신 중, 추하고 못나고 인정하기 싫은 부분까지, 나의 일부로,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혀 멋지지 않은 나도 방어기제의 필터링 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되는 지점, 그런 지점을 지나게 되면 이제 한 마리 동물로서 자신이 생겨먹은 대로의 경향성, 그런 경향성의 지도가 만들어진다.
거기서부턴 더 이상 자신에 대해 관심이 없어진다. 더 이상 자기 합리화나 삶에 대한 하찮은 변명 따위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 없어진단 이야기다. 그리고 그때부터 모든 에너지는 생겨먹은 대로의 나를 세상 속에서 구현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눈치 보거나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 다음부턴 쉽다. 꿈이니 야망이니 거창한 단어에 주눅 들거나 현혹되거나 지배당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 가보고 싶은 것들, 만나보고 싶은 자들 따위의 리스트를 만들라. 그리고 그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라. 사람이 왜 사느냐. 그 리스트를 지워가며 삶의 코너 코너에서 닥쳐오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최대한 만끽하려 산다. 최소한 나는 그렇다. 건투를 빈다. - 12~14 page
어떻게 살지는 스스로 깨치는 수밖에 없다는 말. 자신이 무엇으로 만들어진 인간인지 알고, 지금 그대로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리고 자기합리화나 변명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기.
알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우선 내가 어떤 인간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되고 있으며... 지금 내 자신을 액면 그대로 100%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또한 자기합리화나 하찮은 변명에도 매우 능하다.
그리고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거, 만나고 싶은 사람 같은 리스트는 없다.
근데 이제 알아봐야겠다. 해봐야겠다.
내가 무엇으로 만들어진 인간인지 알고... 부족한 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자.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벌써 서른하나. 어느덧 나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는 나이가 되었다.
친한 동생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서도 아직도 난 내 앞가림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 참 조심스럽다. 내가 아직 미완성된 인간이기에...
어제, 친한 동생이 직장과 관련하여 조언을 구했다. 이직에 대한 고민. 전공을 살릴지에 대한 고민.
못난 언니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고마운 동생.
그녀에게 난 우선 전공을 살려보라고 했다.
학부와 대학원 전공이 다른 상태에서.. 바로 전공을 살리지 않으면, 추후 살리고 싶을 때가 왔을 때 살리기 힘들 수도 있을거라고...
우선 1~2년만 그 일을 해보고 그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라고... 지금 하는 일과 하고 싶어하던 일 중 무엇이 더 맞는지. 그리고 그 때 두개의 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이다.
근데 내가 한 조언이 맞는건지... 내일 면접보러가는 착하고 이쁜 동생!! 잘 보고 오렴!! ^^
그렇다. 그냥 하면 되는거였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실패부터 두려워하고, 그래서 그 성공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주변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상처 받을지 모를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일련의 사전조치를 취한다. 그렇게 실패하더라도 내가 못나서 그런 게 아니라는 변명부터 궁리해둔다. 그러고는 제 설득에 제가 넘어가 그냥 주저앉아 기다리기만 한다. 남들이 왜 아직도 안 하고 있냐고 물으면 너는 그 어려운 사정을 몰라서 그런다고 인상을 쓴다. 자기도 해보지 않아서 모르면서. 그러나.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냥 그 일을 하는 거다. 실패를 준비하며 핑계를 마련해두는 데 에너지를 쓸 게 아니라, 토 달지 말고, 그냥, 그 일을 하는 거, 그게 그 일을 가장 제대로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대로다 되느냐. 세상에 그런게 어디있겠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거지. 하지만 해보지도 않는데 그걸 도대체 어떻게 알겠나. 하지도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되길 바라는 건 멍청한 게 아니라 불쌍한 거다. 자기 인생에 스스로 사기 치는 거라고 그리하여 난 꿈을 말하는 대신 이렇게 외쳐야 한다고 믿는다.
" 하면 된다! 아님 말고." - 67~68 page
완전 공감한 부분!!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실패부터 두려워 하고... 성공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알리고... 실패해도 내가 못나서 그런게 아니라는 변명부터 궁리해두는... 아주 아주 나쁜 습성!
근데 이게 비단 내 문제만은 아니었나보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러고 살았나보다.
일을 할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논문을 쓸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연애를 할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무엇을 하든 수반이 된다.
일, 논문, 공부, 연애... 그 모든것에 말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계속 하면서 살아야 할 것들이고~ 해야지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을!
무조건 해보자! 하면 된다! 아님 말고!!
최선을 다하면 후회도 없겠지... 그것이 무엇이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