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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사회와 그 적들: 좋은 시민들이 들려주는 우리 사회 이야기>
이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불량 사회와 그 적들> 그래서 국회 도서관에서 빌려서 출퇴근길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좋은 시민인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듣는 이야기 좋은 말들이 참 많더라.
사실 한국은 세금이 높다, 높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조세 부담률이 거의 최저 수준입니다. 한국의 조세 부담률이 22~23% 정도인데, 우리보다 훨씬 가난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나라들도 30% 정도는 되지요. 소득 수준을 생각할 때 세금이 굉장히 낮은 것입니다.
또 한국 같은 경우는 복지 지출이 GDP에 대비해서 6~7% 되는데, 유럽의 경우 복지 지출이 많은 나라는 GDP의 25% 수준에 이릅니다. 그 정도까지는 안 되더라도 최소한 지금의 두 배 정도는 복지 지출이 늘어야 복지 국가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조세 부담을 높이고 그 재원으로 복지지출을 늘려야 합니다.
이게 가능할까 생각하지만...... 스웨덴은 지금 세게에서 소득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지만, 처음 소득세가 도입된 게 1932년입니다. 세금을 그렇게 싫어하는 미국도 1913년에 소득세를 도입했는데, 스웨덴은 우파가 반대해서 1932년에 사회당이 집권할 때까지 도입하지 못했지요. 그런데 일단 도입하고 나니, 세율이 20~30년 만에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프랑스의 경우는 미테랑 대통령이 1981년 집권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우파의 목소리가 커서 복지 예산이 유럽 평균 이하였는데, 미테랑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 사회당 정부가 물러날 때 보니까 상위권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한번 그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금방 바뀔 수 있습니다. - 30~31 page
장하준 교수가 말한 내용. 조세부담율이 낮아서, 복지 예산도 부족하다는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조세부담률 올라가는거엔 정말이지 매우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으니...
왜 증세가 필요한지를 국민들이 이해해야 하는뎅~
2월 25일 출범 예정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활동을 통해 증세의 필요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게 되길!! 쿄쿄쿄~
지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일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복지 국가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오늘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이것이 지금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열쇠입니다. 둘째, 산업 정책과 같은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하지요. '정부 개입은 나쁘고 시장방임은 좋다' 이런 식의 편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셋째, 자본을 통제해서 거시 경제의 안정을 꾀해야 합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외환 시장, 또 국내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서 국민경제를 안정시켜야 하지요. 이것 말고도 할 일이 많지만, 이 세가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46 page
이것도 장하준 교수가 말한 내용. 모두 공감. 초초초공감!
정보도 중요하고 지식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보만 있으면 된다, 지식만 있으면 된다는 건 아니거든요. 정말이지 천만의 말씀입니다. 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보를 판단하는 비판적 능력이고, 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식을 생산하는 '생각의 능력'입니다. 사물과 현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해석하는 힘, 기존 지식의 틀을 넘어 엉뚱한 생각을 해보는 상상력, 남들이 던지지 않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모색하는 지적 모험, 인간과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능력-이런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넘어선 곳에서 작용하는 생각의 능력입니다. - 57 page
도정일 교수가 이야기 한 부분.
정보만 넘쳐나는 세상.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원하는 대답이 탁탁!
그래서일까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정보의 홍수에서 나타난 폐해라 해야 하나...
'사물과 현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해석하는 힘, 기존 지식의 틀을 넘어 엉뚱한 생각을 해보는 상상력' 등...
이런게 정말 필요한듯!
문젠.. 나도 어느샌가 머리가 굳어버린 것 같다능~
큰일이다 아직 삼십대 초반인데~ 딱딱하고 권위적인(?) 공간(울 방은 아니지만...)에서 일하다보니~
그 딱딱하고 권위적인 공간의 사고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는 느낌. 큰일이다!
행복은 "내가 행복을 찾아야 하는데" 하고 쫒아다니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가치를 추구하자, 그러면 행복이란 녀석이 웃으며 따라오지 않겠는가 하고 말합니다. 자기 존재의 의미, 삶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할 때 자살을 생각하는 동물이 인간입니다. 무가치와 무의미 상태에서는 그가 전혀 행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63 page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선물처럼 찾아오는 행복. ^^
조국 교수가 독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으로 추천한 책들~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사마천의 <시기열전>
<지식 e>
목수정의 <야성의 사랑학>
박노해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109 page
난 이 중에 <야성의 사랑학> 밖에 안 읽었네~
개인적으론 이 책도 좋았지만, 목수정의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속까지 정치적인>이 참참 좋았당!
조국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들 좀 읽어봐야징 ^^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게 입증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명백한 차별에도 많은 이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뭣일까요? 한국 사회는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진보', '보수' 할 때의 그런 보수가 아니라, 쉽게 말하면 '강한 것은 옳은 것'이라는 생각이 정말로 강합니다. 네가 약한 것은 네 책임이야, 이런 식으로요. 예를 들자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좋은 대학을 못 갔으니가, 그것에 따라 차별받는 부담도 네가 뒤집어써라, 몸이 불편하니까 거기에 따른 손해도 너희가 짊어져라, 네가 힘이 있으면 그것을 극복해서 살 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 있지 않느냐, 이런 식의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약한 사람을 밟고자 하는 분위기가 있죠.
따지고 보면, 자기도 학벌과 같은 문제로 차별을 받고 있을 텐데,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더 심하게 차별하는 이런 현상, 이게 어쩌면 한국 사회에서 차별이 만연한 중요한 이유이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 사회는 앞으로도 불행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 118 page
김두식 교수가 쓴 글.
강한 것은 옳은 것이라는 생각.
아는 사람 중. 엘리트 장애인이 있는데~ 그 사람은 학력으로 사람을 차별했다.
장애로 차별받는 것에 매우 분노하던 사람이 학력에 의한 차별이라니...
그때 뜨악했는데~
나도 모르게 나도 차별이 만연한 현실에 몸을 푹 담그고 있는 것 같다.
조금씩 기득권이 되어가며.. 조금씩 보수적이 되어가는 느낌. 참 안 좋다.
최태욱: 보편적 복지 국가의 건설에 관한 것이라면, 사실은 저도 비관적입니다. 아주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복지 국가가 만들어지려면 복지 세력이 있어야 하죠. 복지 국가를 원하는 시민과 복지 국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지키려는 정치 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들이 복지 동맹을 형성하고 버틸 때, 복지 국가가 가능합니다.
특히 복지의 맛을 본 시민이 중요합니다. 한번 복지의 맛을 본 시민은 복지 국가의 강한 지지자가 되고, 이들의 복지 선호를 대변하는 정당이 있다면 웬만해서는 복지가 후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복지의 맛을 본 시민이 많지 않고 또 복지 국가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힘센 정당도 없습니다. - 185 page
정태인, 최대욱, 박성민 대담에서 나온 글.
'복지의 맛을 본 시민이 중요합니다' 이 말...
재작년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는 부분.
우리나라의 복지제도는 선별적, 시혜적 제도였고~
따라서 그동안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저소득층이었다.
물론 건보, 연금, 산재, 고용보험의 사회보험이 있지만...
연금은 아직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얼마 되지 않아 연금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고~
산재나 고용보험도 수급자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
건보는 전국민이 이용하고 만족도도 높은데~ 건보가 복지제도라고 인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안타까움이...
최근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으로 복지의 맛을 보는 시민들이 늘어가고 있으니~
그 시민들이 복지국가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면 복지국가가 되는 시점이 조금은 빨라질 수 있으려낭? ^^
전반적으로 참 좋았던 책! 추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