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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정말 좋아하면서, 그의 다른 대표작은 이제서야 읽었다.
(이 책은 선물로도 정말 많이 줬다. 4~5명에게 선물한 듯!)
야구에 그닥 흥미가 없어서 더 늦게 읽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 글. 하지만 야구를 잘 몰라서 이해가 완전히 되지는 않은;;
그러고 보면 집이 잠실 야구장과 매우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야구장에서 야구를 본 적이 없는건 참 미스테리다. 우리 가족 그리고 내가 만났던 남자들 중 야구에 열광하는 사람이 없었던 영향이 큰 것 같기도 하고!
'프로'의 중요성이 커지며, '프로'를 장려하던 시절. 끝까지 '아마추어'로 머무른 '삼미 슈퍼스타즈'와 삼미 슈퍼스타즈를 너무나 좋아했던 두 꼬맹이. 그들의 삶과 야구. 그리고 삼미 슈퍼스타즈.
그렇게, 여름은 흘러가고 있었다.
여름을 따라 여름을 따라, 프로의 세계도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거대한 바퀴 속에서 여전한 삶을 살고 있었다. 터질 것 같은 전철 속에 자신의 몸을 구겨 넣고, 야근을 하거나 접대를 하고, 퇴근을 한 후 다시 학원을 찾고, 휴일에도 나가 일을 하고, 몸이 아파도 견뎌내고, 안간힘을 다해 실적을 채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 자신을 관리하고, 그 와중에 재테크를 하고, 어김없이 세금을 내고, 어김없이 벌금을 내고, 어김없이 국민연금을 납부해가며 먹고, 살고 있었다.
쉬지 않는다.
쉬는 법이 없다.
쉴 줄 모른다.
그렇게 길러져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른 자식들이 역시나 그들의 뒤를 잇는다.
쉬지 않을수록
쉬는 법이 없을수록
쉴 줄 모를수록
훌륭히, 잘 컷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 262~3 page
우리내 삶을 너무나 제대로 짚었던 부분.
쉬지 않게, 쉴 줄 모르게 자라온 우리.
쉴 줄 모를수록 잘 컷다는 애기를 듣게 되는.
이게 정상은 아닌데, 우리나라에선 왜 유독 더 그런걸까?
9시 출근, 6시 퇴근
9 to 6.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
하지만 실상은... 하루 12시간, 주 70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
언젠가 국감 때 근무시간을 따져봤었다.
7시 30분 출근, 0시 30분~2시 30분 퇴근. 하루에 17~19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24시간 중 잠을 자고 출퇴근하느라 오가는 시간을 제외하곤 내내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던 그 때.
주말에도 11시쯤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하던 그 때.
매년 반복되서, 그닥 심각한 문제(?)라 생각지 않던 근무시간.
주말 없이 출근하던 2개월.
쉬지 않고, 쉬는 법이 없고, 쉴 줄 몰랐던 때. 올해도 그래야 하는 날이 오겠지.
벌써 두렵다. 근데... 좀 쉬면서 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