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Book

7번 국도(김연수)

by 하트입술 2014. 2. 9.



7번국도Revisited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연수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국회 도서관에서 '김연수'로 검색하여 빌린 책.

술자리 때문에 지하철로 출퇴근 하며 읽은 책이다.
그냥 활자를 읽어내려가기만 했던 책. 그만큼 임팯트가 없었던... 요즘 고르는 소설마다 참 내 스타일 아니다. 하아~

<7번 국도>에서 발췌한 것들.

그리하여, 길들 위에서 내가 배운 것

1. 모든 건 한번 더 반복된다.
2. 우리에게 '한번 더'라는 말은 무의미하다.
3. 세계는 너무 거대해서 마주할 수 없다.


길 위에서 배운 것들...

평해는 영덕과 울진의 중간쯤에 있다. 바다가 가깝지만, 읍내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평해 읍내로 들어가려면 도시 바깥으로 우회하는 7번국도에서 벗어나 읍내로 들어가는 도로를 따라가야만 한다. 평해의 특산물에 대해 아는 바 없다. 평해의 명승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

평해구(丘)씨. 하지만 평해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평해를 가본적도 없고 말이지...

하지만 소설에서 '평해'에 대한 글이 나오니 반갑더라.
한번은 혼자 가보고 싶은... 그런 곳 '평해'

스무살 무렵의 기억은 웬일인지 너무나 희미하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내뿜는 광채가 너무 눈부시니까 그 빛에 가려져 그때 내가 어디에 있었고, 무슨 일을 했으며,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잘 떠우르지 않는 듯. 밴드를 만들고 싶었지만, 대신에 거리에서 경찰들을 향해서 돌을 던졌다.그리고 또 무엇을 했을까? 서연을 사랑했다. 그리고 또? 돌아보자면 시간은 비선형적이다. 시간은 쭉 이어지지 않고 군데군데 끊어져 있다. 그 끈헝진 시간들이 내 머리속을 헤매고 다니기 때문에 나는 늘 두통을 느낀다. 뚝뚝, 방울져 피가 떨어지듯이 기억은 분절적으로, 사진을 찍은 것처럼 정지된 화면으로만 떠오른다. -119 page

스무살 무렵의 기억. 스무살에 난 대학교 2학년 이었다. 대학교 2학년 때 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명확히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친구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것.
그 기억 또한 유럽에 대한 기억이 자세히 난다기 보다, 유럽을 다녀왔다는 그 기억만이 명확하다.

스무살 무렵에 나는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서, 예전 일기장을 꺼내들어봤다.
배낭여행 갔을 때 매일 매일 썼던 글 중 하나.

피렌체에서 로마 가는 도중에 기차가 계속 연착 되었고.. 급기야는 떼르미니역 100m 쯤 앞에서 7분정도 가만히 서 있던 열차. 원래 로마역 도착 시간이 7시 25분이었고, 우리가 타야 하는 야간열차는 7시 35분이라서 10분 만에 짐 찾아서 야간열차를 타러 갔어야 하는데... 떼르미니역에서 열차를 내리니 7시 37분. 짐 찾아서 가니 기차는 이미 떠났더라. 피렌체에서 제대로 본 것은 하나도 없이 기차만 놓치고 바보 같이... 체코에서는 기차를 놓칠 뻔 하다가 탔는데~ 이탈리아 웃기는 나라다. 지네 나라 안에서는 열차 연착이 밥 먹듯이 잦으면서, 다른 나라로 나가는 건 안그러고.. 게다 연착으로 인한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것!! 우리나라는 연착도 안되거니와 연착 되면 사람들 다 난리날껄? 국민성이 너무나 다른듯 하다.  - 2001년 7월 18일 일기 중.

예전 유럽에서 쓴 글들을 보니, 그 때 생각이 물씬 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