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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퇴근 후 압구정CGV에서 본 <앵두야, 연애하자>
제목부터 따~악 맘에 들었던 영화.
류배우님(류현경)이 나오고, GV가 있다고 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일 다 내팽개치고 칼퇴근 해서 봤다. 전에도 GV갈 기회가 몇번 있었는데, 바빠서 혹은 공부하느라 한번도 못가서 이번엔 그냥 가버린 것. 지난주 내내 스트레스 과잉 상태라 머리를 좀 비울 필요가 있었다. 칼퇴근이라고 해도 6시 30분 넘어서 출발해,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영화 앞부분 15분 가량 놓치고 중간부터 봤는데, 그래도 내용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었던 영화.
한 집에서 함께 사는 4명의 친구들.
4명의 제각각 다른 연애(어찌 보면 실제 연애를 하는 사람은 1명이고 나머진 연애가 아닌 사랑이지만~).
28살 동갑내기의 연애를 보며, 과거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저들 중 어떤 모습이었을까?
(스포일러 있음)
과거 연애의 상처로 새로운 연애가 엄두가 나지 않는 앵두.
아무와도 연애를 하지 않은 채, 소꿉친구를 너무나 오랜 기간 혼자 짝사랑해온 윤진.
외국인을 (알고 보니 게이) 짝사랑하는 나은.
아름다운 외모로 쉽게 남자를 사귀나 그 남자가 진정성은 없었던 소영.
3명의 연애에 지적질을 해다는 연애가 쉬운(?) 소영과 그 지적질이 듣기 싫은 친구들.
그러던 소영의 연애가 엎어지자 "그럴 줄 알았다"는 친구들과, "이 날만이라도 내 편을 들어주면 안되냐!!"며 악다구니를 쓰던 소영.
앵두, 윤진, 나은, 소영 중 단 한명의 모습이 아닌 이들이 섞인 모습이 우리나라의 2말3초의 모습인 듯 하다.
과거 연애의 상처로 새로운 연애가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하고, 친구를 짝사랑하기도 하며, 쉽게 연애하고 쉽게 헤어지는 모습.
주인공들의 모습에 100% 공감이 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 주변에서도 일어질법한 일들과 에피소드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게 되어 좋았다.
여자들은 그런 경향이 있다.
친구 한명이 연애를 시작하면, 모두 머리를 싸메고 그 연애에 집중을 한다고 할까?
어릴 적엔 밀땅하는 법을 공유했고, 큰 후엔 괜찮은 남자를 잡는 법(?)을 공유한 친구들.
소개팅을 하고 나면,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고 그러면 친구들은 그 남자에 대한 분석을 하기도 했었다.
이름은? 학교는? 회사는? 어디 살아? 집안은? 가족관곈? 등등등...
그러다 연결이 가능한 통로가 있다면 뒷조사 아닌 뒷조사를 하기도 하고 말이지. 하하하!
(의외로 우리나라는 정말 좁다. 보통 학교 혹은 회사 알게 되면 바로 연결 가능한 경우가 많았었지... ㅋ)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지금은 결혼해서 유부녀가 된 친구들.
결혼을 한 친구들은 이제, "남자 다 필요없다! 착하면 되!!!"라고 말하지만, 그래놓고 자기들은 외모, 능력, 집안 다 보고 결혼한걸? 그래놓고 왜 이제 나보고 "착한남자" 고르라고 하는거야?
여하간! 간만에 유쾌한 영화를 봤다.
영화 끝나고 감독과 배우들의 GV도 좋았고, GV 끝난 후 류배우와 인증샷까지 찍어서 더욱 좋았음!
(류배우가 날 '야한여자'로 인지하고 있는데, 그날 내 의상이 좀 포멀해서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함이 아쉬운! 금욜에 내가 준비했던 비공개간담회가 있어서 포멀한 의상을 입을 수 밖에 없었음)
바쁜거 끝나면 다시 한번 볼 예정이다. 놓친 앞 부분 15분이 너무나 궁금함! ^^
근데 난 28살에 뭐 하고 있었지?
지금이 32살이니깐 4년 전이면 2009년.
2009년에 난 논문 쓰다가 3월에 국회로 복귀 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와 헤어졌었다.
결국 연애에서 최대의 문제는 '국회'인 거야.
'한 눈에 반하는 것'이 뭔지 알게 해줬던 멋진 그 사람.
잘 살고 있겠지?
그 비쥬얼 그대로 멋지게 나이 들어가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