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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수양회

by 하트입술 2013. 5. 12.

어제 제57회 **대 사회복지학과 수양회가 열렸다. 1~4학년 재학생들이 각기 관심분야에 따라 조를 나누고, 조 별로 발표를 하고, 선배들과 대화를 하고 기타 등등을 하는 행사.

나도 대학생일 때 참석을 했었고, 이젠 졸업생 선배가 되어 종종 참석을 하고 있는 행사다(졸업하고 1/3 정도 갔다). 대학생일 때 본 졸업선배들은 다들 무지 대단해 보였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모습. 그런데 막상 내가 직장인이 되니 난 그렇게 살고 있나 싶다.

어제 난 사회보장1팀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 말고도 공주대 교수인 최선배와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한*이가 같은 테이블에 앉았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나 쳐다보던 까마득한 후배들.
93학번인 최선배는 자기가 결혼만 일찍 했음 13학번 아이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아이들 보고 대학생일 때 하고 싶은 것 실컷 하라고 했다. 본인도 대학 때 실컷 놀았으나,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지금 국립대 교수면서 그게 할말이야!) 적당히 놀면서 해도 충분히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최선배.

나 또한 후배들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 실컷 놀아라. 대학생 때 아니면 놀 수 있는 때 없다. 실컷 놀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그 경험이 다 사회생활에 바탕이 된다.
- 내일로인가? 대학생들 철도티켓이 있는 것 같던데 그걸로 여행을 꼭 떠나봐라. 나 때는 그런 티켓이 없어서 못 갔는데, 젊을 때 여행 많이 해보는게 좋다. 대학 떈 시간이 있어도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가지만, 직딩이 되면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간다. 대학을 다닐 때 여행을 많이 다녀라.
- 연애 많이 해라. 연애를 하면서 자기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을 많이 만나봐야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 요건 나도 그닥 할말이 없으나...ㅋ
- 자원봉사나 시민단체 활동을 해봐라.
- 관심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의 선배를 찾아가봐라. 열정 있는 후배를 외면하는 선배는 없다.

쓰고보니 여러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많이 놀아라!"에 방점을 찍어서 말을 했다. 덕분에 후배들은 박장대소.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은 국회 의원실이지만, 난 대학 때 공부를 그닥 많이 하지 않았다.

수업 땡땡이 치는 건 일도 아니었고, 대학교 1학년 땐 엎어져서 자다가 강의실에서 쫒겨난 적도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남친과 수능점수 내기를 해서(어린 혈기에) 수능보러 가야 하는데, 그날까지 결석을 하면 F받는 과목이 속출하여 수능보러 못가서 내기에 진 적도 있고...

우리 학교가 정문이 가장 낮고 후문이 가장 높아 정문에서 놀다가 수업 들으러 가려면 등산을 해야 하는데, 그게 싫어서 정문에서 놀고 있다가 수업 안들어간 적도 부지기수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때 처음으로 전출이란걸 해봤고,
전출을 한 후 시험을 보자 시험공부가 너무 쉽길래 여대를 다니던 친한 친구에게, "전출 하니깐 시험공부 별로 안해도 되더라!"라며 자랑을 했다가, 자긴 1학년 때부터 그랬단 말에 좌절하기도 하고...
(나만 그렇게 놀고 다닌거지 ㅋ)

그렇게 학교를 시끄럽게 다니며 실컷 놀구선 운 좋게 4학년 2학기 12월에 취업을 해서 친구들을 모두 놀래켰던 나. 당시 친구들의 반응은 "어떻게 니가 제일 먼저 취업을 하냐??"였다.

그렇게 지탄(?) 받던 내가 어찌어찌, 국회에서 일하고 있고, 석사를 한 후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그렇게 원없이 놀았어도 중간중간 자원봉사도 하고, 실습도 하고~
그 와중에 경험한 여러가지 것들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해 있어서 가능했던 듯.
(그냥 꾸준히 놀기만 하면 그건 쫌 곤란하다. 관심분야 쪽 활동은 쫌 하길!!)

그러니 대학생들이 너무 공부만 하느라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거고...
대학 때 아니면 원 없이 놀 수 있는 시간도 없다!
그리고 대학 때 만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두루두루 사귈 수 있는 때도 없다.

우리과 후배들이 더 때 묻기 전에, 젊고 순수할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

난 내 대학생활을 아직까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비록 토익점수가 없고, 그로 인해 대기업에 들어가진 못했지만...(애초에 대기업 갈 생각이 없기도 했다)
사람과 추억을 남겼으니깐.

아! 딱 하나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보지 못한것!
당시 연애를 하던 친구가 군대를 죽어도 가기 싫어했고. 그 녀석은 결국 대학 졸업 후 학사장교를 갔다.
그 후에 연애했던 녀석은 공익;;; 덕분에 난 대학 4년 내내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보지 못했고, 평생(?) 못 보내볼 것 같다. 그래서 군대 뒷바라지 못해본게 좀 아쉽다. 그 나이에 아님 못하는거니~

아! 그리고 후회되는게 하나 더 있다. CC못해본거~
나름 강남키드(사실은 강동)랍시고 울 학교 친구들 촌스럽다고(지방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CC를 한번도 안했는데, 졸업하고 나니 후회되더라... 이것도 대학 때 아님 못해보는거니~

결국 대학 졸업 후 울 학교 출신과 연애를 하긴 했으나, 그건 CC는 아니니깐! 

여하간~
이 글을 읽는 대학생 여러부~운!!
대학 때 실컷 놀고, 여러 경험 많이 많이 해보길 바래요!!!
지금 공부만 한다고 나중에 달라지는 것 없구요(고시공부라면 또 다름).
지금 좀 논다도 나중에 확 뒤쳐지지도 않아요. 그게 다 자산이 되어 더 잘 풀릴수도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