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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이가 생일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 묻길래~
선물로 책을 사달라고 했다.
그렇게 내 손으로 들어온 책 <인생학교: 섹스>
제목은 정말 직설적이고 야~한데 내용은... 그리 야하거나 하진 않았다.
근데 분명. 책 제목 때문에 책 산 사람들이 정말 많은 듯 하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 책이 있는 것을 보면 말이지...
이 책. 출퇴근 하며 지하철에서 봤는데~
지하철에서 읽긴 좀 거시기 했다.
간지는 형광분홍색이고~
중간중간 대중교통에선 보기 민망한 사진이나 그림이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에로틱하지 않은 책이라는게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 육체적으로 끌려 그 사람과 자고 싶어지는 심리에 대해, 우리가 그 사람의 '본질'을 무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사람의 입술, 피부, 이마, 눈썹을 통해 정확히 분별해낸 흥미로운 미덕에, 즉 스탕달의 표현을 빌리자면, '행복의 약속'에 흥분을 느낌으로써 더 가까워지고 싶어진 것일 수도 있으니까. - 83 page
'행복의 약속'에 흥분을 느껴 육체적으로 끌리고 그 사람과 자고 싶어진다라.
진짜 그런건가? 흠...
이제는 섹스에 대한 욕망과 사랑에 대한 욕망이 평등한 지위를 갖고, 도덕적 허식을 걷어치울 때다. 사랑과 섹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욕망이며, 동등한 가치와 정당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사랑이든 섹스든, 상대 이성에게 그 욕망을 갈구하기 위해 억지로 거짓을 꾸미는 일은 없어야 한다. - 112 page
공감. 사랑은 숭고하나 섹스는 불편한 우리나라.
사랑해서 자는 건 이해하나, 잠만 자는건 인정하지 않는...
섹스에 대한 욕망과 사랑에 대한 욕망이 평등한 지위를 갖는 날이 오긴 올까?
우리나라에선 아~직 먼 이야기 같다. 아주아주 먼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과 그저 하룻밤 즐길 사람을 따로 두고 싶어하는 욕망은, 과연 남성들만 가진 것일까? 이 문제에 관한 한 여성들도 결코 결백하지는 못할 것이다. 남자들이 여성을 성모 마리아(사랑하는 사람)와 창녀(하룻밤 즐길 사람)로 나누는 것은, 여자들이 남자를 '착한남자;와 '나쁜남자'로 나누는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나쁜남자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들은, 겉으로는 따뜻하고 자상하며 대화가 통하는 '착한 남자'에게 끌린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성관계까 끝나기 무섭게 또 다른 대륙으로 떠날 궁리에 바쁜 무정한 '나쁜 남자'에게 성적으로 더 끌리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창녀'와 '나쁜 남자'를 하나로 묶어주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감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진지하게 교제할 수 없는 상대라는 점, 그리고 둘째는 그 덕분에 우리의 성적 기벽이나 부끄럽고 나약한 부분에 대해 평생의 목격자나 환기자로 남을 일이 없다는 점이다. 후자는 매우 그럴듯한 장점이기도 한데, 섹스는 너무 개인적인 행위라서 항상 봐야 하는 친밀한 사람과는 하기가 곤란한 경우도 종종 있다. - 127~8 page
나쁜남자가 더 매력적이고 섹시한건 사실임.
그게 연애와 결혼이 어려운 최대의 문제이기도 하지.
결혼에 대한 이 새로운 이상의 탄생과 옹호는, 특정 사회계층, 즉 부르주아 계층에 의해 거의 독단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말하자면 부르주아 계층의 자유와 억압의 조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었다.
기술과 상업의 발달에 힘입어 급속도로 팽창하는 경제 속에서 이들은 새롭게 부상한 계층이다. 이들은 더 이상 하층민들의 제한된 희망에 만족할 필요가 없어졌다. 부르주아 계층의 변호사와 상인 들은 이제 여유 자금이 마련되면서 야심이 생기고 배우자감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단지 다음 겨울을 무사히 넘기도록 도와줄 만한 사람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에게 재원이 무한한 것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는 과거 프랑스 서정시인 같은 충분한 여유도 없었다. 물려받은 재산 덕분에 3주 내내 사랑하는 사람의 눈썹을 찬미하는 편지만 쓰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었던 그들과는 달랐던 것이다. 사업을 운영하고 창고를 관리해야 했으니까.
그런데다 부르주아 계층은 귀족 계층의 자유사상가들처름 사회적인 오만도 부릴 처지가 못되었다. 귀족들은 힘과 지위가 있었으므로 남들의 마음을 찢어놓든 말든, 가족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든 말든, 뻔뻔스럽도록 무관심할 수 있는 배짱이 있었고, 자기들이 벌인 해괴한 짓으로 궁지에 몰리더라도 수습해낼 수단이 있었다. 하지만 부르주아들은 처지가 달랐다.
쉽게 말해, 부르주아는 낭만적인 사랑의 호사를 누릴 시간이 1초도 없을 만큼 혹사당하며 팍팍하게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에로틱하고 감상적인 관계를 마음껏 누릴 만큼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단 한명의 파트너와 법적으로 평생 지속되는 관계를 맺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게 된 것이다. 거기에서 충족감을 억드려는 생각은 감정적 욕구와 현실적 구속 사이에 놓인 그들 특유의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나름대로는 가장 좋은 해결책인 셈이었다.
부르주아의 이상은, 그 이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결혼생활을 자동적으로 끝내거나 가족을 파탄 낼만한 원인으로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 많은 결함과 행동들을 금기로 만들었다. 부부 사이가 뜨뜻미지근한 것, 외도, 발기부전 등이 이제는 새롭고 중대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애정이 없거나 서로 무관심한 결혼생활로 들어선다는 것은 부르주아 계층이 생각하기엔 더없이 끔찍한 저주였기 때문이다. '외도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유사상가에게 그러했을 만큼. - 206~8 page
낭만적 사랑의 호사를 누릴 시간이 없었던 부르주아에 의해 단 한명의 파트너와 법적으로 평생 지속되는 관계가 결혼이 되어버린. 아... 여러명과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 하하하!
아.. 연애, 결혼, 섹스. 어렵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