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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김신회)

by 하트입술 2013. 2. 3.

  

서른엔행복해지기로했다가장소중한건바로지금그리고나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김신회 (미호,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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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케팅에 혹 하는 나.

서른은 이미 진작에(?) 넘었지만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를 빌렸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지는지 알고 싶어서!! 

이런 류의 책들에서 어떤 조언을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작년 연말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들이 땡겼다. 마구마구.

  수다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다들 자기 살기 바쁜 타인에게 친분과 우정과 사랑을 이유로 자신의 어려움을 나누는 일을 강요하지 말자. 수다를 떨 시간에 어떤 게 나은 선택인지 스스로 고민해보자. 자기 인생에 대해 자꾸만 남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일은 이제 그만 청산하고 알아서 결정하고, 알아서 행동하길. 우리에게 필요한 건 대화가 아닌 순발력이다. - 44 page

수다는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알면서 왜 계속 수다를 떨게 되는 걸까?
자기 살기 바쁜 타인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나누는 일을 강요하지 말자는 부분에서 뜨끔...
그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수 많은 중독 중 가장 대책 없으며 골치 아픈 것이 바로 일중독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을 빼앗기고 성품이 바뀌며 주변 사람들까지 모조리 스트레스의 함정으로 빠뜨리기 때문에. 그렇게 얻은 워커홀릭이라는 훈장 아래엔 세 가지 연약함이 숨어 있다., 바로 완벽주의, 자존감 결여 그리고 칭찬에 대한 갈증.
  몇 년 전, 나의 일주일은 둘로 나위었다. 일하는 주중, 일 걱정하는 주말. 매일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일을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정작 다가온 휴일에는 어쩔 줄을 몰랐다. 윗사람에게 칭찬만 받으면 이삼 일 밤을 새우는 건 힘든 것도 아니었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실수라도 한 건 아닐까 전전긍긍했다. 고된 일상과 연이은 야근으로 체력 고갈을 느끼면서도 이상하게도 내 안엔 뿌듯함이 있었다. 하지만 순간순간 보람은 있었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하지는 않았다. 
  중독과 몰두의 결정적인 차이가 거기에 있다. 늘 집중하고 있음에도 결코 만족은 모른다는 것. 발전하기보다는 소모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사실은 몇 개월 후,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그만둬야 할 상황이 왔을 떄가 돼서야 알게 됐다. 그리고 백수가 되어, 내가 목매던 그곳을 멀찍이서 바라보았을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거긴 나 없이도 멀쩡히 굴러갔다. 아니, 오히려 더 잘 굴러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매일같이 일 타령만 했던 나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물론 친구들까지 불편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 망가진 관계와 체력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주변의 일하느라 애쓰는 후배들의 모습에서 예전의 나를 본다. 하루 24시간을 싸우고 화내며, 서로 물어뜯듯 일하는 그녀들을 대할때면 애쓴다는 마음 대신 아쉬움이 생긴다. 몇 년이 지나면 너도 지금의 나 처럼 '그때 일은 조금 덜 하고 더 열심히 노는 건데, 감성이 더 살아 있을 때, 체력이 더 조을 때 여행도 더 다니고, 뭐든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건데...'라고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이런 얘기도 다 선배랍시고 늘언호는 옛날이야기처럼 들릴 거라는 걸 안다. 나도 너 나이 땐 그랬어, 라는 말은 그다지 도움도 위로도 안 되지 않나. - 58~9 page


일하는 주중. 일 걱정하는 주말이 아닌... 
일하는 주중. 일하는 주말을 보내던 나로썬 대선 이후 평안함이 좋으면서도 어색하다. 
주말에 출근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던 삶. 

그러다 주말에 온전히 쉬어보니, 왜 주말이 꼭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푹 자고, 쉬면서 머리 식히고.. 그래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는!

평소와 달리 주말을 즐길 수 있던 2개월이 지났고, 내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 다시 또 바빠질 것 같다. 일 중독이 아닌 일에 몰두하는 구슬이 되길. 

일도 일이지만 더 중요한건 내 삶이니!!
  
  요즘엔 누군가를 만나 식사 메뉴를 정할 때조차 입버릇처럼 "아무 거나 먹자"고 말하지 않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게 귀찮아서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딱히 먹고 싶은 게 없었다. 식욕이 살아 있는 인간은 삶에 대한 의욕 역시 살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럼 나는 살고 싶다는 욕구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건가!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는 지인들을 볼 때마다 아직 젊다,며 입을 삐죽대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부럽다. 무언가에 욕심을 내고 갖지 못해 안달하는 그 모습에 내가 잊은 지 오래된 '근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쌓이고 아는 게 늘었다고 미리부터 포기하거나 타협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된다!'는 생각으로 부딪혀 보겠다며 몸을 날리는 모습엔 사람을 움찔하게 만드는 젊은과 열정이 있으니까. - 111 page

지난주 월요일 출근을 해서 기사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아웃백 '오지치즈후라이'사진을 봤다. 
그리곤 '오지치즈후라이' 생각이 머리 속을 가시지 않았다. 
월요일, 화요일은 업무상 저녁약속이 있었고, 수욜에 '오지치즈후라이'를 먹기위해 여의도 아웃백을 갔다. 
그리고 1시간을 기다리라고 하길래, 신촌과 이대에 있는 아웃백에 전화를 하여 대기시간이 짧은 이대점으로 가서 결국 '오지치즈후라이'를 먹고야 말았다. 

아웃백 여의도점의 대기시간이 길다고 하니, 함께 간 회사 언니와 동생들은 근처에서 아무거나 먹자고 했다. 근데 난... '오지치즈후라이'에 대한 열망을 져버릴 수 없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동생들이 웃자 내가 이 말을 했다. 

"식욕이 없는 사람은 삶에 대한 의욕도 없는 사람이래! 난 의욕이 넘쳐서 그래~" 

아마 이 책을 본 후 이 내용이 기억에 남았었나보다. 

  불평은 사람을 쪼잔하고 치졸하게 보이게 만들 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주진 않는다. 마음속 응어리는 풀릴지 몰라도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감정이 격해졌을 때 모든 행동과 말을 아껴보려 억지로라도 노력한다. 흥분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어떤 행동과 말도 제정신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그저 때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그 후 격한 감정이 일단락되었을 때 멀찌감치 떨어져서 다시 생각해본다. 만약 그래도 말해야겠다 싶을 땐 최대한 부드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말할 것. 앞서 말햇던 그 여우 같은(!) 지인이 그러는 것 처럼 감정은 아닌 상황에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한다. - 144 page

불평불만 줄이기. 불평불만이 있다면 말로 하지 말고 글로 쓰기. 그리고 떄가 지나가길 기다리기.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 그들의 행동을 보고 분노하는 나날들. 
분노가 건강을 해칠걸 알면서도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불평불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 것인가?

  시간이 지날수록 연애에 대한 환상이 줄어드는 대신 취향에 대한 고집은 단단해진다. 세상에 믿을 만한 남자는 없어도,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내 것에 대한 만족도와 집착은 점점 늘어가기 마련이다. 거기서 거기인 남자를 만나 재미도 없는 신변잡기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맘에도 없는 밀당에 힘쓴느 것보다 키우는 고양이와 집에서 뒹구는 게 더 좋고, 만 원 짜리 지폐를 가득 채운 지갑을 들고 쇼핑하러 가는 게 더 즐겁고, 혼자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커피를 홀짝이는 시간이 더 만족스럽다.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것들은 이렇고 널리고 널렸는데, 연애, 그거 꼭 해야 돼?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 161 page

취향에 대한 고집.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내 것에 대한 집착과 만족.

나한테 그런 면이 있는지 몰랐었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 여름. 서른아홉살의 검사와 선을 봤었다.
약간은 무서워 보이지만 반듯한 인상(난 무서워 보이는 인상을 더 좋아하지만;), 좋은 학력과 직업. 그럼에도 불구하고 39살까지 솔로였던 그 분.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가 왜 솔로인지 알 수 있었다.
자기애가 강하고 자신의 취향이 너무나 명확하여 누군가가 그 옆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
선을 보러 나와서 한~참동안 클래식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명확한 것은 참 좋지만, 그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상대에게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개 해준 그.

그분을 보며 내 모습을 반성했다. 내가 그 분을 보며 느꼈던 '자신의 취향에 대한 집착'을 타인들이 날 보며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 분이 클래식, 산악자전거, 피아노에 집착했다면...
난 힙합음악, 책, 혼자놀기에 집착하고 있으니~

나 또한 점점 취향에 대한 고집과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내 것에 대한 집착과 만족이 커지는 것 같다.

이것들을 놓으면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