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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난주 화욜이었던가? 야근하고 혜진언니와 함께 퇴근하다가 의원열람실에 들렀다가 발견한 책 <가끔은 제정신>.
내용을 살짝 들춰보다가 심리학 관련 책인 것 같아서 흥미가 떨어져 안 빌리려고 하는데~
(심리학 책은 다 거기서 거긴거 같아서...)
혜진 언니가 "가끔은 제정신! 이거 딱 너잖아! 빌러서 봐봐!!" 라고 말해서 빌려본 책 <가끔은 제정신>
흔한 심리학 책들과는 구성이 조금은 달랐다. 좀 더 편안한 책이라고 해야 하나?
빌린 날 퇴근길, 다음날 출근길 딱 이틀만에 다 읽어버린 책 <가끔은 제정신>
책 내용을 소개해 본다.
나는 요즘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이 최소한 일정 부부분은 자녀에 대한 이런 끔찍한 사랑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자녀는 분명히 뛰어난 재주를 타고났고, 무조건 성공해야 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특별 취급을 받아야 하고, 절대 상처 입어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은 무조건 내 자식을 사랑해줘야 한다고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생각한다. 예전에 자녀를 넷, 다섯씩 낳던 시절에는 자녀들끼리도 차이가 나는 걸 부모라 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잘된 놈이 있고 그보다 덜될 놈이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하나만 낳아서 끔직하게 키우고, 끔찍하게 키우려고 하나만 낳는다. 이 악순환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무엇을 배울 것이며, 그 부모는 어떻게 될까...
나는 현재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세상을 당장 바꾸려 노력하는 이들에게 가끔 이렇게 말한다. 그냥 내버려두라고. 그냥 자식들이나 잘 키우자고. 한 사회의 수준은 구성원들의 수준의 평균값이다. 윤리적이고 청렴한 사람이 많이 사는 사회일수록 더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고,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사회일수록 더 따뜻한 사회다. 사람들이 개판인데 수준 높은 사회도 없고, 사람들이 훌륭한데 수준이 개판인 사회도 있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기성세대보다 더 훌륭하다면, 20년 후 우리 사회는 그냥 가만히 둬도 더 나은 세상이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바빠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고 있다. - 105~6 page
자기 자식을 애지중지하는 모습. 이 글을 읽으며, 나도 그렇게 컸는데.. 나 또한 그렇게 아이를 키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렇게 하면 안되나? 그런 생각도 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끔찍하게 컸고, 그래서 지금과 같이 명랑활발한 성격이 형성된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주시진 않고, 간혹 매질도 하여 날 바른 길(?)로 이끄신 듯.
이 구절서 가장 와 닿은 부분...
"나는 현재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세상을 당장 바꾸려 노력하는 이들에게 가끔 이렇게 말한다. 그냥 내버려두라고. 그냥 자식들이나 잘 키우자고. 한 사회의 수준은 구성원들의 수준의 평균값이다. 윤리적이고 청렴한 사람이 많이 사는 사회일수록 더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고,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사회일수록 더 따뜻한 사회다. 사람들이 개판인데 수준 높은 사회도 없고, 사람들이 훌륭한데 수준이 개판인 사회도 있을 수 없다."
한 사회의 수준은 구성원들의 수준의 평균값이다.
정치의 수준도 국민의 수준의 평균값이다.
그러한 국민들이 찍은 사람이 국회의원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욕하고 싫어하는데, 그 국회의원을 뽑은 것도 국민이고~
뽑힌 국회의원은 국민 혹은 자신의 지역구 주민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근데 그 노력들을 보면 우리 국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말로는 4대강 공사 욕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에 4대강 공사나 지하철공사, 도로공사 등 토목공사가 되야 자신의 지역구 의원이 일을 제대로 했다고 느끼는 지역구 주민들...
주민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국회의원의 수준도 높아질텐데~
토목공사 싫다고 하면서, 정작 자신의 지역구엔 토목공사가 있길 바라는 것이 국민의 수준이니...
한동안 이 부분은 절대 개선되지 않을 듯.
국회에서 근무하며 가장 답답하고 짜증나는 부분이 이 부분인데~
머 어쩌겠어.. 국민이 그러한데.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치에 대한 근거가 없을때, 우리는 상대적으로 비교하려 한다. 사회과학에서는 흔히 그 기준으로 95%라는 '유의도 수준'을 이용한다. 도일한 측면에서 전체 구성원을 평가했을 때, 극단치 5%가 비정상으로 분류된다. 사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공격적인지, 그리고 그 공격성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은 정해진 것이 없다. 하루에 한 번 싸우면? 아니면 두 번 싸우면? 싸을 때 상대를 두 대 때리면? 아니면 열 대 때리면?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적인 행동빈도와 강도, 의도 등을 측정, 비교해 순위를 매긴 후, 상위 2.5를 비정상적으로 공격적인 사람, 하위 2.5%를 비정상적으로 비공격적인 사람이라 분류한다.
이러한 방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어떤 성향을 많이 가졌거나 적게 가진 것이 과연 비정상, 더 나아가 잘못된 것이나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략).....
대부분의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그게 더 옳은 것처럼 여기고, 대부분의 사람과 다르거나 평균에서 벗어났다고, 또는 튄다는 이유로 그것을 옳지 않다고 보는 것도 우리가 만들어낸 '착각'이다. 지금 우리가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200년 전의 조선시대로 가면 우리는 모두 다 미친 사람이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입은 옷 때문에 풍기문란죄로 찍혀서 감옥에 가서 고문을 받다 사형당할지도 모른다. 왜?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 조선시대에는 아무도 입지 않는 옷일테니까. 아마도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억울하다고 외칠 것이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왜 그러면 안되는데? 이까짓 옷이 뭐 어때서!" - 124~5 page
난 비정상적인 삶을 지향한다. 유의도 5%안에 있는 삶.
95%안에 있는 삶은 너무 따분하잖아...
남들과 같은 삶. 남들이 사는 대로 사는 삶.
대부분이 사는 삶이기에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고 따라가는 삶.
"대부분의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그게 더 옳은 것처럼 여기고, 대부분의 사람과 다르거나 평균에서 벗어났다고, 또는 튄다는 이유로 그것을 옳지 않다고 보는 것도 우리가 만들어낸 '착각'이다."
튀면 쫌 안되나? ㅋㅋㅋ
난 쫌 덜 튀긴 해야 할거 같기도 하지만... 평범하게 싫은데 어쩌라규~
애인과 헤어져본 사람은 잘 안다. 헤어질 때 뭘 버리는지. 우선 애인이 준 편지, 꽃, 반지(별로 비싸지 않을 때만), 그리고 돈이 안 되는 몇 가지 쓸데없는 것들이다. 한마디로 말해 실용적 가치가 전혀 없는 물건들이다. 반대로 실용적인 가치가 있는 물건들, 휴대폰이나 가방, 옷들은 어떻게 할까? 헤어질 때 계속 가져도 되는지 물어보든지 아니면 모른척 하고 계속 쓴다.
이 사실은 인간이 간사하고 이기적인 것과는 관련이 없다. 이 사실의 함의를 이해하려면 왜 버리는지를 생각지 말고, 왜 가지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왜 실용적인 의미가 하나도 없는 물건을 헤어지기 전까지 그렇게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었을까? 그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 선물해줬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벽에 걸려 있는 말라 비틀어진 장미꽃을 보며, 책상 깊숙이 숨겨져 있는 편지를 가끔 꺼내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도대체 넌 왜 이걸 가지고 있니? 아무 쓸모도 없는데"라고. 그 대답은 단 하나다. 그 선물의 가치는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나의 '사랑'이다.
반면 실용적 가치가 있는 선물은 여러 가지 많은 이유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은 그 많은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처음에 받을 때는 실용성과 사랑이 그 기쁨을 2배로 만들지만, 그 물건을 쓰면 쓸수록 잘 쓰면 더 잘 쓸수록, 사랑하는 사람이 주엇다는 의미는 줄어든다. 바로 '과합리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자신이 이 물건을 왜 좋아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을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은 잊고 그 실용적 가치에서 답을 찾는다.
바보들이 실컷 돈을 쓰고도 마음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190~1 page
완전 공감.
실용적이지 않은 것을 애지중지 하고 헤어진 후 버리지만, 실용적인 선물은 헤어짐과 관계없이 그대로 사용한다는... 그 선물을 봐도 선물을 준 사람이 그다지 생각나지 않으니...
지갑, 가방, 옷... 이런것들. 매일 사용하는 물건들을 선물한 사람이 매일 그 것을 볼 때마다 생각난다면, 그 물품을 못 쓸거 같다.
근데 지금. 저 남친이 선물로 준 지갑을 아직도 들고 다니는거 보면...
선물과 전남친이 이꼴이 아니란 것?! 미안 양군.
심리학자 스턴버그가 말하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는 남녀간의 사랑이 세 가지 심리적 요소로 구성돼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아끼는 마음, 따뜻한 정서를 듯하는 친밀감과 섹슈얼한 욕망, 신체적 반응, 뜨거운 끌림 등을 의미하는 열정, 그리고 관계를 지속하려는 의지,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미래에 대한 확신과 결단을 의미하는 헌신이 그 세가지다. 보통 이 세가지 조합에 의해 서로 다른 유형의 사랑이 형성된다고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해 이 심리적 요소들이 충분히 크게 그리고 골고루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우리는 흔히 진정한 사랑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굉장히 오랫동안 어렵게 찾아 헤매거나 자주 실패하는 걸 보면 그런 균형을 이루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완성된 사랑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다른 사랑을 경험한다. - 201 page
친밀감, 열정, 헌신...,
난 요즘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연애를 원한다.
한 때 열정을 추구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열정 보단 친밀감과 헌신이 더 중요하더라~
그런데 친밀감과 헌신을 주고 싶은 사람도, 주는 사람도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
이처럼 집단응집력이 강한 문화에서 서로 잘났다고 믿는 보수와 진보가 구국의 일념으로 대립하는 우리 사회는, 집단사고가 일어나기 딱 좋은 조건은 다 갖춘 형국이다. 모든 사회적 이슈에서 항상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뉘어 서로를 죽일 듯 노려본다. 그냥 같은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는 사람들 간의 논의는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토론이 없고 '싸움'만 있다. 국민들도 싸움에 질렸다고 하면서, 똑같이 자기만의 성전을 치르고 있다. - 251 page
"토론이 없고 '싸움'만 있다"에 공감.
그런데 그 '싸움'의 선봉에서 일을 하기에...
싸움의 논리를 만들고 있는 나는 몰까?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모습보다는, 다양한 가치에서 두 세력으로 나누어져 서로를 죽일 듯 비난하는 모습으로 꽉 차 있다. 한쪽 편을 들지 않으면 마치 생각이 없고 가볍고 시대적 사명이 없는 사람처럼 평가된다. 얼마나 극단적인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지가 세상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는 지식인의 척도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에 편성히 별로 고민은 하지 않으면서 표현만 하는 세략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즉흥적인 댓글들, 자신과 조금 다른 의견들에 대한 악플들, 자신이 믿는 사회적 가치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차 없는 네티즌들의 사냥이 시작된다.
세상에 100% 옳거나 100% 틀린 생각은 없기에 우리 사회에는 회색분자가 많이 필요하다. 양비론자가 많다는 얘기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오히려 깊은 고민을 해본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어느 쪽이 맞아요?"라는 질문이 제일 유치하고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 심리학자인 나의 대답은 항상 똑같다.
"그때 그때 달라요." - 273~4 page
학창시절에 난 정치적인 색은 전혀 없는. 그저 무색무취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던 그런 학생이었다.
노는 것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굉장히 사교적이며 명랑활발한!
그런데 국회에서 일하면서 정치색을 띄게 되었고, 그 색이 점차 진해지고 있다.
점점 좌로 치우쳐가는 내 모습.
신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하면 할수록~
한쪽 편만 들고 있는 날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간혹 새누리당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정치나 정책 이야기를 할 때, 정말 친한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몸 담고 있는 당이 달라서,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이 판이하게 다를 때... 그래서 논쟁을 할 떄...
그 때 "나도 변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회색분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