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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2009)

by 하트입술 2010. 1. 6.


작년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던 <그건, 사랑이었네>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베스트셀러여서 그런지 국회도서관에서도 항상 누군가 대여 중.

1월 2일 잠실 교보문고에 간 김에 올해 첫 책으로 <그건, 사랑이었네>를 골라 보았다.
왠지 새해 처음 읽을 책은 사 보면 좋을 것 같다는 그런 막연한 생각?

2006년 봄 어떤 조찬강연을 가서 한비야의 강연을 듣고, 책에 사인도 받았었다. "슬기야, 행복하렴!"
그때도 그녀의 강연에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그리곤 바로 월드비전에 결연후원 신청을 했고, 그 덕에 에디오피아에 사는 우리 딸 ADMASU를 만나게 되었다.

<그건, 사랑이었네>를 다 읽고 난 지금.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도 많이 든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그것이 무엇이든...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해서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현장이 아닌 행정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

사회복지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으며~
내가 몸 담고 있는 국회에서 사회복지정책을 통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2~3번식 장애인연금을 문의하는 전화를 하는 어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시각장애인의 전화를 귀찮아 하는 나.

책을 읽고 이런 내가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난 정말 말로만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혹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장애인이나 노인을 보면 도와줬던건 아닐지...

나도 이런 복을 많이 받고 싶다. 내 기도가 응답되는 복도 받고 싶지만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의 응답이 되는 복 또한 한껏 받고 싶다. 언감생심 복의 우너천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복을 전달해 주는 통로는 꼭 되고 싶다. 복이 들어와 쌓이는 '복의 종착치'가 아니라 들어와서 쌓인 복이 골고루 나누어지는 '복의 환승역'이 되고 싶다. 그래서 하느님의 평화의 도구가 되고 싶다.

내 맘 깊숙한 곳을 들여다 보며,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정말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는 삶인지?
혹은 "사회적 약자"를 이용하여 내가 더 높은 명예와 지위를 갖는 것인지?

물론 전자를 지향하며 살고 있지만, 후자의 측면이 실제로 더 많았던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주변에서는 "국회이야기를 하면 눈이 반짝인다", "국회에서 일하는 니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들 한다.
그리고 나 또한 내가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일을 하면서 그토록 힘들어 하는지...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없어서?" 혹은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그런 일들은 어느 곳에서나 있는데..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지도 않으면서, "일이 많다.", "일이 나한테만 몰린다."는 생각을 하며 우울해 하고 있던 요즘...
유독 힘들어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본다.

난 이 일을 즐기고 있는가, 내가 혹시 "숲에 사는 낙타, 사막에 사는 호랑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리고 내 꿈은 무엇인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백번을 양보해서 그것이 현실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단 한 번도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어보지 않은 청춘, 단 한 번도 현실 밖의 일을 상상조차 하지 않은 청춘, 그 청춘은 청춘도 아니다.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해 보이는 꿈이라도 가슴 가득 품고 설레어보아야 청춘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 아니겠는가?

누군가 꿈을 물어보면 "복지부 장관", "국회의원"이라고 대답을 하긴 하는데...
기도 할 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이 사회에서 조그마한 불씨가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한다.
이 두개가 약간 상반된거 같기도 한데... 국가 권력의 중심과 사회적 약자.
그럼에도 그 위치에 있다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이 책 덕분에~
연초에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생각해 볼 수 있었으니..

새해 첫 책으로 정말 잘 고른거 같다. <그건, 사랑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