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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by 하트입술 2009. 10. 27.



서강대 영문과 苦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라, 호기심에 읽기 시작하였는데...
어느덧 그녀의 글에 빠져들고 있었다.

가벼우면서 이해하기 쉬운 문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녀의 생각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 역설적인 말이지만 그것도 하나의 능력이나 재능인 것만은 틀림없는 듯 하다. 내 주변을 보면 한시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아주 안절부절,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 사람들은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하다못해 층계라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운동을 하거나 그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거나 정 할일이 없으면 괜히 시계를 보거나 하다못해 주위 사람들에게 공연히 짜증을 내기도 한다. 내 친구 중에는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뜨개질로 무엇인가를 짰다가 다 짜고 나면 풀어서 다시 짜는 이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나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인데.. 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한시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하고 있으니~

잠을 잘 때를 제외하곤, 쉬어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같은 내 모습...

내가 살아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사회적 통념에 따라 자신을 끼워맞추고 있는 듯함.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거기에 따라가는 모습.


결국 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은 인간의 패기도, 열정도, 용기도 아니고 인간의 '선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 자체에 대한 연민, 자신뿐 아니라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선함이 없다면, 그러면 세상은 금바이라도 싸움터가 되고 무너질지 모른다.

평소 하나의 신념이 있다면, "인간은 누구나 선하다"는 것.

모의원실 김모비서와 성선설, 성악성을 이야기 하다...
성선설을 주장한 내가 성악설의 논리에 밀렸던 것이 최근의 일.

그래서 인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혼자 살며시 웃음짓게 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그녀의 글을 좀 더 빨리 읽었었더라면... 그게 살짝은 아쉽다.
그녀는 지금 소아마비가 없는 천국에서 편하게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