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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만드는 노래 (이해인)

by 하트입술 2011. 11. 11.


둘이서 만드는 노래 

                          이해인

사랑은
비밀번호
아무 번호나 누르면
안 됩니다

그와 내가 하나 되는
깊고
넓고
높은
특별한 암호 속에
길이 열린답니다

사랑은
보물섬

날마다 새롭게
숨겨진 보물 찾느라
날마다 새롭게
시간이 모자랍니다

사랑은
둘이서 만드는 노래

듣는 이 없어도
지칠 줄 모르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 부르는 노래는
끝이 없습니다



말의 빛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경허한 반딧불 및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