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1년 12월 15일. 보름만 더 지나면 2012년.
연말이라 그런지, 사무실 식구들의 퇴근시간이 참 빨라졌다. 평소에는 7시 30분이 되도 집에 갈 생각들을 안하던 사람들이 12월 들어서는 6시 땡 되면 퇴근. 퇴근. 퇴근.
덕분에 최근에는 혼자 남아서 논문 쓰는 날들이 참 많아졌다.
오늘도 7시쯤 되니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이런저런 약속을 가버려서 혼자 남아서 이러고 있다.
남아서 논문을 수정하면서도 무언가 공허한 느낌?
남들 다 노는데 혼자 못 놀아서 그런건지... 연말인데 너무 조용하게 보내서 그런건지...
평년 같았다면, 12월 되자마자 매일매일 이런저런 모임 다니면서 정신없이 놀고 있었을텐데~
연말이라는 이유로 1년간 자주 못 봤던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고, 자주 보던 친구나 지인들과도 송년회를 하고~ 거기다 생일파티까지!
그런데 올해는 사무실 송년회를 제외하고는 단 한건의 송년회도 안 잡았다.
논문 인쇄본 제출이 1월 2~4일... 인쇄하는 시간이 걸리니 12월 28~9일까지는 논문을 완성해야 하고~
논문 수정하려면 송년회를 참석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삼십 평생 중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2011년.
바쁘기는 대학원 다닐 때가 더 바빴던 것 같은데...
그땐 그래도 공부만 하면 되니, 원서만 열심히 읽으면 되니 그렇게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진 않았다.
그런데 올핸... 낮엔 일하고 밤엔 논문쓰고~
일 할 땐 논문 생각나고, 논문할 땐 일 생각나고... 그래서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해낸 한해.
그래도 어찌어찌 1학기에 논문 중간심사 받고, 엇그제 최종심사까지 받고 나니 끝이 보인다.
아주 많이 수정해야 하지만... 끝이 보인다는 사실에 행복하고~
내년엔 논문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온전히 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또 행복하고~
1년간 자주 보지 못한 친구들 지인들 원없이 만날 수 있을거란 생각에 행복하다.
그런데 지금은... 살짝 속상하다.
혼자 빈 사무실에 남아서 논문쓰고 있는 내 자신이 싫다.
왜 빨리 빨리 하지 못하는지... 내 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는건지... 에구!! 언렁 하던거나 해야징!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