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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담긴 물건

by 하트입술 2011. 1. 11.
오늘은 사무실 워크샵 가는날~

어제 저녁 워크샵에 가져갈 옷을 찾다보니 추억이 서린 옷이 참 많더군요.

눈썰매장에 간단말에 보드 바지를 가져가려고 보니, 보드 바진 완전 힙합스탈(보호대 하면 괜찮은데 그냥입긴...). 바지가 너무커서 왠만한 점퍼랑은 안 어울릴듯 하여 근 10년만에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던 힙합 옷들을 꺼내 봤습니다.

허리 36인치 힙합바지와 105사이즈 맨투맨티, 빅사이즈 후드점퍼. 그리고 270mm 포스.
대학교 1~2학년 땐 죽어도 힙합만 부르 짖으며, 체인 목걸이에 커다란 백팩까지 메고 다녔었는데...
어느덧 직딩이 되어 정장만 주구장창 입고 있네요. 운동화보다 힐이 청바지보다 H라인 스커트가 더 익숙해진 직딩.

그 시절이 문득 생각나서 혼자 웃음 짓다 옷들을 직접 입어봤습니다. 근데... 너무나 사랑하던 그 옷들이 이젠 정말 안 어울리더군요. 흑흑!
이모가 조카옷 입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힙합옷 입고 워크샵 가는건 포기! 추위를 쫒기 위한 소품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까만색 베네통 목도리
이 목도리는 2000년인가 2001년 생일에 선물 받은 목도리 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고딩 때부터 매년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고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
그 당시 1월 1일이 생일인 저와 1월 25일이 생일인 민영이가 함께 생일을 해서, 같은 선물을 받있던게 기억나네요.

그러고 보니 이 목도리. 얼떨결에 10년이나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네요. 선물 받았을 땐 매일 하고 다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 손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워크샵 때 하고 가기로 결정!!

분홍색 벙어리 장갑
2001년 크리스마스 때 누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장갑입니다.
양평에 있는 소이네 별장서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었는데, 그때 누리가 친구들 모두에게 선물을 했던 벙어리 장갑.

사무실 책상에 그때 찍은 폴라로이드를 붙여놨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네요. 그 때 그 시절로...
(이 장갑은 제주도에 가져갔어서 이번엔 패스!)

하늘색 벙어리 장갑
이 장갑은 820101 생일 친구들과 생일선물 제비뽑기해서 받은 선물입니다.
2002년? 3년? 4년? 1월 1일 시간과 장소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이 선물을 받았던 당시 기억은 정말 생생하네요.
종이에 각자의 이름을 쓰고 제비뽑기를 하여 적혀있는 친구의 선물을 받기.
이 하늘색 벙어리 장갑은 광남이가 사왔던 선물이었습니다. 광남이에게 선물을 받고 활짝 웃으며 사진 찍은 기억. 근데 제가 준 선물은 기억조차 안 나네요. 하하!

빨간색 벙어리 장갑
2003년이었던가? 지은이가 캐나다에 어학연수 갔을 때 캐나다에서 선물로 보내준 장갑.
박스로 된 국제우편을 열어보니, 지은이의 카드와 함께 들어 있었던 빨간 장갑.
캐나다에서 제 생일이라고 선물을 챙겨서 보내줬던겁니다. 대단한 녀석!!
엄마가 보고, "빨간색 좋아하는거 잘 아는거 보니 친한 친구 맞나보다"며, "딱 니가 좋아할 장갑이네" 하셨던 장갑.

벙어리 부분을 접으면 손가락장갑이 되는 귀여운 장갑!
정말 자주 꼈었는데, 오늘도 워크샵 가는데 끼고 왔습니다. ^^


워크샵 짐을 싸다 발견한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들...
그 물건들을 선물받은 일시, 장소는 조금 가물거리지만, 십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누가 준 선물인지 그리고 그 때 기분이 어땠는지 명확히 기억 나는게 신기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물건들로 인해 그 사람을 추억할 수 있단 거(물론 지금도 제 곁에 있는 사랑하는 친구들 이지만;;)
오늘은 추억이 담뿍 담긴 이 물건들을 저에게 선물해 준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렵니다.

그들은 기억하고 있을까요?
이런 선물을 줬었다는걸~

날씨는 추워도 마음은 따뜻해지는 워크샵 가는날 아침입니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