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다시 정치를 묻다> 이 책을 처음 발견한 것은 의원회관 1층 의원열람실이었다.
신간으로 꼽혀 있는 것을 보고 들춰보니 대담 형식의 책이길래 대담 형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 책을 빌리지 않고,
다른 책을 빌렸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단지! 지하철에서 볼 책이 없어서!! ^^;;;
책 욕심이 많아, 보지 않는 책들도 꼭 한두권씩은 사무실에 비치해 놓는데, 어느날 퇴근길...
지하철에서 볼 책을 찾는데 단 한권도 없었다. "아.. 지하철에 책 없이 타면 심심한데~" 이 생각을 하며, 사무실 책장을 뒤지다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책! <여성에게 다시 정치를 묻다>.
대담 형식이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보자 하며, 책을 들고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10인의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 여성의원들~!
그녀들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읽으며 콧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여성이기 때문에 겪었어야만 했던 사건들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아직 우리 정치판은 멀었구나!" 싶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점차 여성의원이 늘고 있는 추세니 조금씩 바뀌겠지?" 생각하기도 한.
"남성들은 정치를 '세력(power)'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입문해서 의원이 되면 이제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 힘을 가지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반해서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원이 되고 싶은것이다. 반면 여성의원들은 정치를 '힘나누기(empowerment)'라고 이해한다. 힘을 얻어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반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힘을 정치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책 제목이 <여성에게 다시 정치를 묻다>이지만, 실제 내용은 의원으로써의 활동과 애환을 담고 있는... 그럼에도 제목에 여성이 들어간 것은 여성들만 모여 좌담회를 가진 것이고... 또한 여성이 남성들에 비해서는 비 기득권층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것이 적고 그렇기 때문에 그 조직을 비판할 수 있다는 것.
국회에서 일하며, 남성의원님도 모셔보고 지금은 여성의원님을 모시고 있지만... 확실히 남과 여라는 성별만큼 차이가 큰 것 같기는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작년에 겪은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났다.
작년에 여성의원 2명이 싸우는(?)일이 벌어졌다. 법안소위 자리를 놓고... 한명이 다른 한명을 쳤고, 그 둘은 서로 자기 편을 만들기 위해 같은 상임위 남성의원들을 쫒아 다녔다. 자기 편을 만들기 위해 말이다. 그리고 방관자로서 그 모습을 보며, 그 상황을 판단하는 남성들의 생각에 정말 깜짝 놀랬었다.
남성 보좌진들의 두 여성 국회의원의 싸움(?)을 보는 관점은 단 하나였다. "여자들은 저래서 안되!", "여자들은 도대체 왜 그러지?", "둘이 주도권 싸움 하는거야". 싸움의 이유를 보다는 "여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 그들의 발언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국회의원이면 그야말로 사회지도층인데, 그러한 사람을 모신다는 남자들이...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기는 커녕 "여자"라는 성별에 매몰되어 사건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모시는 의원님은... 정말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진짜 멋진 분 이시다. 강하면서도 약한분, 굵직굵직한 현안도 잘 파악하시면서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챙기시는 분. 진정성 없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진정성이 넘쳐 흐르는 분. 그러한 분 밑에 있어 행복하다(결국 의원님 찬가로 빠져버린 것인가... 하하!).
정치판에 있는 여성이라면, 한번 쯤 읽어보면 참 좋을 듯 한 책. <여성에게 다시 정치를 묻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국회란 공간에선 남성 보단 여성이 더 뛰어난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