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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최저생계비 체험

[최저생계비 6일차] 국회 내부식당 이용 시작!

by 하트입술 2010. 7. 8.
7월 6일 화요일. 역시나 아침은 바나나 2개와 삶은계란 2개로 시작했습니다. 평소 아침에는 사과 한개 정도로 끼니를 때워왔던 터라, 그렇게 배고프거나 힘들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점심! 7월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국회 내부식당을 이용하였습니다.

<7월 6일 가계부>


평소엔 구내식당을 매우매우 싫어하는지라, 최대한 벗어나고싶어서 안달을 하지만, 최저생계비로 살기 위해선 비싼밥, 맛잇는 밥을 한동안 멀리해야겠지요. 보통 저희 의원실에서는 1층 의원식당(7,000원), 의원회관 옆 함바집(6,000원), 지하 직원식당(2,700원)을 주로 가는데, 의원식당과 함바집은 가격상 무리가 되고, 지하 직원식당은 맛이 없어서 다른 의원실 친구와 점심약속을 잡았습니다.

12시 즈음 친구와 점심을 먹기 위해 만나기로 했는데, 사무실에서 의원님과 함께 점심약속 없는 사람은 함바집으로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셔서 전 최저생계비로는 함바집 밥을 먹을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다행이 저 말고도 2분이 점심약속이 있으신 관계로 마음 편하게 친구와 점심식사를 하러 갔지요.

국회 내부에는 총 8개의 식당이 있어서, 다른 직장인들에 비해 구내식당의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 편입니다. 가격도 2,500원~7,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구요. 전 구내식당 중 앞으로 2,500원 혹은 2,700원짜리 밥만 먹을 생각입니다. 7,000원짜리 밥을 구내에서 먹을 바엔, 나가서 더 맛있는 밥을 먹는게 나을듯한! 그러나, 최저생계비 체험 동안 그게 가능할지는 조금 미지수입니다.

오전부터 한~참 식단표를 보고 고민하다 선택한 식당은 국회 본청 큰식당! 평소 국회 내부에서 밥이 맛있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국회 직영이라 그런지, 외부위탁인 식당들에 비해 훨씬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 주는 국회 큰식당의 점심메뉴는 해물찜, 두부다시마국, 새송이마늘쫑볶음, 청경채무침 이었습니다.

                                                   <본청 큰식당 점심식사 & 사무실 믹스 커피>

친구와 함께 본청까지 걸어가서 식사를 한 후, 다시 의원회관으로 돌아와 의원실에서 믹스커피를 커피를 타서 마셨습니다. 친구가 커피를 사주겠다고 하였지만 만류하고 사무실 커피로 대신! 왜냐하면 커피를 얻어마실 경우에도 1/N이 되기 때문이죠. 매일 매일 주변에서 밥사준다, 술사준다 하는 것을 만류하는 것도 일이 되어 버렸네요. 아직 몇일 지나지도 않았는데, 주변에서는 절 매우 안쓰럽게 쳐다봅니다.

"도대체 넌 왜 사서 고생을 하니?" 이게 제 주변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이지요.
그러면 저는, "전 사회복지사자잖아요, 그리고 정책 만드는 사람인데 실제 정책이 어떻게 되는진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정책체험+다이어트+절약 일석삼조를 위해 체험 중이에요!"라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대답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들은 생존을 위해 최저생계비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저는 최저생계비를 체험한답시고 그들을 기만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달 체험 그것도 그들과 함께사는 것이 아닌 너무나 안락하고 평온한 집에 살면서 단지 30만원을 가지고 사는 것을 최저생계비 체험이라고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경험을 가지고 그들의 생활을 감히 잘 안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이 또한 평소 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수박 겉핥기 식의 책상놀음이 되는 건 아닐까 경계하는 마음이 들면서 다시 제대로 체험을 해봐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림스파게티가 마구마구 먹고 싶은건 어찌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