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월요일 갑작스레 받은 휴가.
마치 장마철 처럼 비가 하루종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래간만에 평일에 쉴 수 있는 기회인데 집에만 있을 수 없어 푹~ 늦잠자고 일어나자마자 무슨 영화를 볼지 찾아보고, 바로 명동으로 향했다.
연극을 보러 갔다 알게 된 김요한씨가 출연을 한다고 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작은연못>
'노근리 사건'을 사실적으로 다룬 이 영화는 2006년 촬영을 하였고, 그 후 바로 개봉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순간 차일피일 개봉이 늦어지더니... 기억 속에서 잊혀졌었다.
그리고 휴가날, 평소 좋아하는 극장 중 하나인 중앙시네마(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검색하니,
<작은연못>이 상영중이기에 망설임 없이 중앙시네마로 향했다.
출발 8년만에 개봉한 영화. 142명의 배우와 229명의 스텝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영화.
숨겨져 있다가 한 기자의 집념으로 밝혀진...
미군에 의해 무고한 민간이 300여명이 학살된 '노근리 사건'을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보여준 영화.
그 영화를 비오는 평일 낮, 한쌍의 커플, 아저씨 한분과 함꼐 총 4명이 감상했다.
임진왜란도 비켜간 한적한 시골마을...
전쟁이 터졌어도 전쟁에 무관심 했던 마을에 미군이 찾아와 작전지역이니 피난을 가라고 했고...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그들은 피난길에 올랐다가
철길 위, 그리고 굴다리 밑에서 미군에 의해 처참히 희생이 되었다.
한명 한명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정감가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총격에 포탄에 하나둘씩 쓰러질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그리고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이 눈 앞에서 죽는 모습을 본 살아남은 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영화는 '노근리 사건' 이후, 다시 평온해진 마을 풍경을 보여주고,
미국의 총격 개시 전 운 좋게 미군에 의해 구출된 한 남매가 거지꼴을 하고 마을로 다시 돌아와 살아남은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아직도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현재진행중인 '노근리 사건'
이 영화를 통해 누군가 그들을 떠올리고 관심을 갖는다면, 그걸로써 영화의 목적은 이루어진 것 아닐까?
ps1. 중앙시네마가 5월 31일 마지막 상영을 끝으로 76년만에 폐관되었다고 한다.
중앙시네마 전경사진을 찍어둘까 하다가 영화 시작시간이 타이트 해서 안 찍었는데,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ps 2. 허름한 옷을 입어도, 김요한씨는 멋졌다.
그리고 영화에서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중학교 동창인 탁성은! 반가운 살인자에서도 간호사로 나오더니...
앞으로 여러 곳에서 그녀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s 3. 엇그제, 명일여고 예쁜 김민경이 위암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녀가 연예인으로 데뷔한 것도 모르고 있다가 사망 소식을 듣다니...
단 한번도 같은 반이나 같은 학교였던 적은 없었지만, 친구의 친구였던 그녀가 천국에서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봄/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