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카트니의 부인이자 사진가였던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생애 가장 따듯한 날들의 기록'
1월 9일 갑자기 휴가를 받은 날 '생애 가장 따듯한 날들의 기록'을 보러 엄마랑 같이 대림미술관을 갔다.
다른 집 딸들 보다 많이 바쁜 딸래미 때문에 딸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걸 서운해 하는 엄마.
주중에는 집에서 겨우 잠만 자는 딸.(4~5시간 자나?!)
주말에 실컷 늦잠 자고 일어나면 부모님은 이미 텃밭에 농사지러 가셔서 주말에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말 적은... 텃밭에 갔다가 부모님이 오실 저녁 시간에 나는 주말이라고 놀러 나가 버리니... 부모님 볼 수 있는 시간이 아침에 출근 준비할 때 잠깐.
그리고 출근준비하면 그 때 내 방 침대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엄마.
그래서 휴가를 받으면 하루 이상은 엄마랑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친구들이랑 혹은 직장에서 매일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데~
엄마는 그렇지 못하니깐... 아빠도 동생도 회사에서 먹는 것들이 있는데 엄마는 그런게 없으니깐.
그래서 1월 9일엔 하루종일 엄마랑 시간을 보냈다.
작년 의원님이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할 때 자주 먹었던 '사랑방 칼국수'
청와대 바로 앞에 있는 곳인데 손으로 밀어서 만든 면에 걸쭉한 국물.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 가족들이랑 한번 오며 좋겠다고 생각 했었는데 집에서 너무 멀어서 엄무도 못냈었는데~
대림 미술관이 청와대 근처라 온 김에 '사랑방 칼국수'도 먹고, 전시도 보고, 삼청동 까지 걸어가서 '서울에서 두번째로 잘 하는 집'에서 팥죽도 먹고, 롯데백화점 본점가서 쇼핑까지!
오래간만에 경복궁 인근을 나온 엄마는 경복궁 돌담길과 효자동의 오래된 간판을 보면서도 감동을 했고~
함께 사진을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행복해 했다.
애정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가족의 일상을 찍은 린다 매카트니.
사랑이 가득 담긴 사진을 함께 본 엄마와 나.
처음에는 "사진전 같은걸 왜 봐? 영화나 보자!"며 시큰둥 했던 엄마가, 전시를 다 본 후 너무 좋다며 다음에도 또 사진전을 보러 가자고 했다.
사진을 보면서도 좋은 사진이 나오면 사진을 사진 찎어 달라던 엄마.
그러더니 요 포스터 앞에선 본인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시며 포즈를 취했다.
폴 매카트니의 포즈를 그대~로 따라한 엄마.
평소 내가 조각상이나 포스터를 따라서 사진 찍는걸 좋아했었는데...
엄마한테 이런 면이 있었다니! 너무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평소 내가 하던 행동들이 결고 나만의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
엄마가 내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했다는 것. 결국 포스터 따라서 하는거 좋아하는건 유전이었던?! 하하!
전시를 보고 나와서 삼청동으로 걸어갈 때 엄마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엄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야. 딸이랑 같이 밥 먹고 전시보고 이렇게 걷는 거."
시집 가기 전에 더 많이 엄마랑 함께 해야지. 엄마! 항상 바쁜척 해서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