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Book

서른 넘어 함박눈(다나베 세이코)

by 하트입술 2014. 9. 2.

서른넘어함박눈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다나베 세이코 (포레, 2013년)
상세보기



서른 넘은 여자들 이야기.
(내 이야기다... 흑!)

홀로 여행을 가서 외로움을 잊기 위해(?) 괜찮은 남자만 보이면 "지금 몇시에요?"라고 묻는 여자.

깔끔하지 않은 룸메이트의 유부남 애인을 본 여자.

혼자 살면서 주변에 있는 남자들에게 작업(?)을 걸어보는 여자. 물론 꾸준히 자는 남자도 2명이나 있는 상태에서;;;

다양한 삼십대 여자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이와 비슷한가 비교를 해봤는데~
딱 내 이야기는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서도 '소설병'이 도저버렸었다.
"나도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과 "나도 이런 소설은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도 안되는 자신감.
하지만 소설을 쓰는건 쉽지 않을테지.

시도를 해보지도 않았지만, 시도해 보기도 두렵다.
(6월 말에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열린 소설 강좌를 신청할까 했었는데, 개강날 회식이 잡혀서 신청을 안한;;)

혼자 산다는 건 어렵다.
오해받기 쉽다. 고영오연 하게 살지 않으면 모욕을 당한다.
그러나 또한 어딘지 조금 애처로운 데가 없으면 얄밉게 보인다.
그러나 또한 너무 애처로운 태를 내면 색기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 균형이 어렵다.
그리고 혼자인 게 좋아서 혼자 사는 게 아닌 이상 여러가지로 바쁘다. 물론 결혼 상대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남자가 다가와주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 미묘한 부분이 있다.
남자가 건드려주길 기다리다가도 막상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 즉시 의연하게 퇴짜 놓는 자세를 보이며 살아가야 한다. 기다렸습니다 하는 구석을 보여서는 안된다. - 63~4 page


공감 아닌 공감을 했던 부분.
오해 받기 쉽고...
애처로운 데가 없으면 얇밉게 보이며
애처로운 태를 내면 색기가 있게 보이는.

내가 20대 후반, 언니들이 30대 중반이었을 때 언니들이 했던 말이 있었다.

"여자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한 것 보다 결혼을 안한게 더 눈총 받아"

이 말을 듣곤 반문 했었다. "그게 말이 되? 이혼한 것 보단 안한게 낫지!"

그 때 언니들은 "여자가 나이가 찼는데 결혼을 안하면, 문제가 있나보다 하는 시선으로 보고, 남자들이 쉽게 봐. 얘는 좀 건드리면 넘어오겠지 하고... 희화화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이혼을 한 사람한테는 그렇게 안하더라구..."라고 말했었다.

몇년 전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던 언니들의 말을 실감하고 있는 요즘.
혼자인 것도 어렵다.

노처녀란. 그녀가 갖고 있는 물건이나 몸짓, 말투에 오래 익숙해지다보면 그런 것들로도 그녀의 독신생활이 얼마나 됐는지를 헤아리게 되는, 그런 데가 있다. - 147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