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견인차를 타는 날도 있네;;;
친구랑 왕십리 CGV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서 집에 데려다 준다며 완전 생색내며 주차장을 나서서 가는 길, 차에 속도가 안 붙었다. rpm도 2 이상 안 올라가고, 속도는 20~30km 정도까지 밖에 안되는!! 엑셀을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안나서 당황하다가 결국 비상등을 켜고 차를 도로변에 세웠다.
전부터 (9)LUMA를 보고 "범퍼카 같다"고 수시로 놀리던 친구는 처음엔 "이거 봐! 너 너무 오래된거 사서 그래!"라며 놀리다가, 시동을 켰다 껐다 반복하는데 엔진소리가 이상한 걸 보면서 갑자기 심각해진...
평소 녀석이 집에 데려다 주던 것에 대한 보은 차원으로 "오늘은 내가 데려다 줄게!"라며 온갖 생색을 내고 있다가 LUMA가 이상해서 "너네 집은 여기서 가까우니깐 그냥 택시 타고 가!"라고 했으나 LUMA에서 내리지 않은 녀석.
결국 친구와 함께 우리 집을 향해 시속 20~30km로 2km 남짓 갔을까? 갑자기 계기판에 모든 불이 다 켜지더니 핸들도 안 움직이고, 브레이크도 안 눌리는 사태 발생!! 다행이 신호가 걸린상태이긴 했지만, 머리가 하애져서 어찌할바 못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구왈 "시동 껐다 다시 켜봐!." 그래서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기위에 P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시동을 켜는데 브레이크가 안 밟혔다... 안 눌리고 가만히 있는 브레이크! 발에 온 힘을 집중하여 브레이크를 아주 세게 눌러서 겨우 시동을 켠 후 비상등을 키고 가기 시작.
한 500미터쯤 가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보험사를 부르기로 결정하고, 보험사에 전화를 하려는데 난 보험사 전화번호 조차 저장을 안해놨더라... 보험을 불러 봤어야지! ㅠ.ㅠ 결국 친구한테 보험사 전화 좀 검색해 보라고 해서 보험사에 전화.
전화를 건 후 어버버 하고 있으니 전화를 받아챈 녀석이 차 상태와 우리가 있는 위치를 설명한 후 차 안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항상 서로 놀리느라 정신 없었는데, 알고 난 이후 가장 조용한 시간을 보낸...
보험사에 신고한 후 20분 쯤 후에 견인차가 왔고, 견인차에 차를 묶고(?)나니 친구가 없어도 집에 가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너 여기서 택시 타고 집에 가!"라고 했으나 먼저 견인차 앞자리에 타버린 녀석. 견인차 중간 자리에 앉기엔 좀 큰 덩치라 내가 중간에 앉을테니 넌 문 옆에 앉으라고 해도 가만히 앉아서 "언릉 타기나 해" 구박하는 녀석 옆에 앉아서 집까지 왔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니 12시 즈음. 영화 끝나고 주차장을 나오던 시간이 10시 20분이었는데, 그래서 친구가 "나 내려주고 11시 까지 니네 집에 들어가 봐!"라고 해서 폭주본능이 꿈틀대던 차에 차가 고장이 나서 집에 12시에 도착을 한... 하하하!
집 앞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아빠랑 동생이 나와있었고, 차를 아빠한테 맡기고 친구가 택시타는 걸 보고 집에 들어갔다.
자기 집 근처로 같이 영화보러 갔다가 결국 또 우리집을 찍고 자기 집에 가게 된 녀석.
한달 전쯤 그 친구네 집 근처로 기름 넣고 세차하러 간다고(그 쪽이 많이 싸다), 가는 길에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하곤 기름 넣고 세차한 후 저녁먹을 곳 찾다가(그 근처에서 술마시고 대리부르기도 애매한) 결국 우리집 앞에 차 세우고 술 한잔 한 후 택시타고 가면서 엄청 투덜거렸었는데, 또 이런일이 발생하고 말았으니... 게다가 견인비가 모자라서 돈까지 빌린 나는야 너무나 착한(?) 친구;;;(보험사 무료 견인 거리가 10km인데 우리집까지 20.4km여서 21,000원의 견인비 발생)
그래도 옆에 녀석이 있어서 긴급한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차에 문제가 생긴 덕분에, 남자친구의 필요성을 매우 절실히 느끼기도 한!! 이번에는 녀석과 함께 있을 때 문제가 발생해서 다행이지, 혼자 있었다면 누구한테 도움을 청했을지?
아빠나 동생에게 SOS하면 너무 놀랠거고... 이모군? 전모군?
운전을 하던 중 견인을 할 정도로 자동차에 심각한 이상이 느껴진 적은 처음인데...
앞으로 이런일이 발생하거나 혹은 차사고를 내면 어찌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
그나저나 내가 우겨서 일반인들(?)은 재미없어 할 법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보고 난 후 발생한 차량 고장 때문에 고생한 녀석에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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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들기 전까진 이것 저것 참 고마웠는데~
오늘 "아빠가 같이 있어줘서 고맙다고 너 밥 사주라고 하셨으! 뭐 먹고 싶으삼? 다 사줄게!"란 말에 "한우 에이쁠쁠 플러스 강남룸"이라고 대답하는걸 보고 고마움이 슬쩍 사라지네?!
오늘 낮에 아빠가 차를 보더니 "엔진오일이 거의 없는데(2주 전에 새로 넣음), 차 아래로 샌 것이 없는걸 보니 본네트 안에 고여있나 보다"라고 하셨다.
딱 2주 전에 엔진오일갈고, 엔진오일이 샜다며 무슨 스위친인가를 고치고, 미션오일 더럽다고 해서 미션오일 갈고 클리닝까지 해서 22만원이 들었는데....
그리고 어제 영화보러 가기 전에 기름 6만원어치 넣었는데...
제발! 플리즈! 견적이 적게 나오길!!
고작 320만원짜리 차에 돈을 쳐들일순 없다규!!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