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 수*언니와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을 다녀왔다. 2013년 설 연휴 첫날에는 수*언니와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을 봤었는데, 올해는 사진전을 보러 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13년에는 지하철을 타고 갔었는데, 2014년에는 직접 운전해서 갔다는 것 정도?!(2015년 설 연휴 첫날엔 수*언니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길 바라능ㅋ)
보고 싶어서 벼르고 벼르던 전시를 이제서야 봤고...
내가 바보란 사실 또한 이 전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티몬에서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과 점핑위드 러브 사진전 티켓을 1.5만원에 팔길래 2장을 사뒀었다. 그리고 예술에 전당에 도착해서 티몬 사이트에 들어가니 사용 가능한 티켓이 하나도 없는!! 당황해서 구매내역을 살펴보니... 내가 샀던 티켓은 1월 10일까지 사용했어야 되었다능... 크하하하!
12월 30일에 티켓을 샀었는데, 그 때 사용기간이 있다는 걸 확인을 안하고 사서~
혼자 너무나 당연히 전시가 끝날 때 까지 사용하는 걸로 알았고...
전시를 보러 가서 그걸 알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래서 1.5만원을 내고 다시 티켓을 끊어서 전시를 본!
원래 내가 수*언니 전시 보여준다고 데리고 간건데~
나의 뻘짓을 현장에서 목격한 수*언니가 내가 불쌍하다며 티켓을 대신 사준...
결국 난 올해도 수*언니에게 의도치 않게 삥을 뜯었다. 엉엉 ㅠ.ㅠ
이번엔 내가 보여줄라고 했던건데... 으허헉!
우여곡절 끝에 본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은 감동의 연발이었다.
사진 속 자연스러운 사람들과 빛.
이쁜척 하는 사진에 익숙해져있는 요즘.
애니 레보비츠의 흑백사진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가족의 일상을 찍은 사진 마져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녀가 찍은 여러 명사의 사진 보다 더 좋았던 사진은 그녀의 딸을 찍은 사진이었다.
뷰파인더를 바라본 눈이 새파란 작은 아기.
그 아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찍은 사진.
사진 속에도 감정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 준 사진.
그리고 모니카벨루치와 조니뎁이 함께한 사진이 너무 예뻤다.
연인이었기에 가능했던 포즈와 관능미.
섹시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던 빌 클린턴의 사진과 독선에 가득한 눈빛이 담겼던 부시 행정부 각료들의 사진 등등.
가족을 찍은 사진을 보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내가 찍은 사진들 중에 가족을 찍은 사진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친구들을 만나면 사진을 자주 찍는데, 너무나 당연히 함께 있는 가족들을 찍은 사진이 거의 없는...
간혹 집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거나 혹은 누군가의 생일일 때나 사진을 찍지, 우리 가족의 일상을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모님께 너무 미안해져 버렸다.
1기가가 넘는 사진 중 가족을 찍은 사진이 100메가도 안 될 것 같은...
곁에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서? 그래서 사진으로조차 남기지 않은 우리 가족들.
지금부터라도 가족들 사진을 많이 많이 찍어 둬야겠다.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며, 내 사진, 친구들 사진, 풍경 사진만 잔뜩 찍어온 나날들을 반성하며...
앞으론 가족 사진도 많이 많이 찍기!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의 결론은... "가족 사진을 많이 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