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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 한 송이

by 하트입술 2013. 7. 29.

배낭여행객의 성지라는 방콕의 카오산로드.

작년에 혼자 방콕에 갔을 때는 숙소가 시내 쪽이라 카오산로드는 왕궁 관람 후 낮에 잠시 지나쳐서 '배낭여행객들의 천국'이라는 그 실체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카오산로드에 숙소를 잡고 카오산로드의 밤문화 만끽!

20일(토) 밤 9시 30분에 방콕 수완나폼 공항 도착.
택시로 숙소가 있는 카오산로드까지 이동하여, 숙소에 짐을 풀고 카오산로드로 나가니 밤 11시.

친구랑 길거리에서 파는 팟타이 한 접시를 게눈 감추듯 먹어버리곤 목이 말라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씩 사서 빨때 꼽아서 마시며 카오산로드 구경.

맥쥬가 떨어졌을 즈음 발견한 '헤나'샵(?).
평소에도 문신이나 배꼽 피어싱을 하고 싶었었는데, 차마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던 차라~
'헤나'를 보곤 바로 질러버림. 하하하!
 



튜브탑을 입었을 때나 보이는 위치에 나비 헤나를 하고~
카오산로드에서 가장 핫 하다는 'The Club' 고고싱.

입장료 100바트를 내니, 맥쥬 한병을 주며 손목에 도장을 찍어 주는...
(이건 우리나라와 똑같음 ㅋ)

생각보다 좁은 공간에 바글한 사람들. 동양인 보단 서양인이 훨씬 많았던~

처음엔 분위기 맥쥬 마시며 분위기 보고 있다가 밍밍이와 앞으로 고고.
간만에 춤추고 놀다 보니, 어느 순간 플로어 위에 올라가 있었음;;; 크핫!

한국인들도 거의 없어서 누구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놀고 놀고 또 놀고~


우리나라 클럽에서는 찌질한 놈들이 부비부비한다고 질척거려서 계단에서 놀곤하는데, 방콕 클럽에선 그런 놈들이 거의 없어서 좋았다. 아예 없진 않고 한둘 있긴 했으나, 그런 놈들이 뒤에 붙으면 바로 자리 이동!

한국에서건 방콕에서건, 밝은 햇살 속에선 여자 손도 못 잡을 것 같은 놈들이 클럽에선 이상한짓 하는. 찌질한 놈들!

여하간 그렇게 놀다보니, 새벽 1시가 넘어 2시가 되어 있었다.

잠시 쇼파에 앉아 쉬는데 다가온 한 동양인.
"한국인 이세요?"
"네"
"같이 술 한잔 하실래요?"
"아니요. 저희 좀 놀다가 숙소가서 잘거에요."

부산 사투리를 쓰던 한 남자가 술 한잔 하자는걸 거부하고~

다시 춤추러 플로어로 고고!

친구랑 둘이 신나서 놀고 있는데, 다른 동양인이 다가오더니 손목에 야광팔찌를 끼워줬다.
한국인처럼 생긴 남자.
 

"땡큐"라고 말하고 몇 마디 해 보니, 중국계 태국인.
생긴거나 옷 입은건 완전 우리나라 사람인데, 태국인이라뉘!!!

팔찌를 껴 주기에 몇 마디 나누곤 다시 친구와 춤 추고 있는데, 곁을 떠나지 않던 남자.
좁은 공간에서 춤추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들이 엮여 있어 춤추다 보면 이리저리 떠밀렸었는데, 사람들 지나면 사람들에 안 치이게 방어막이 되어주는 걸 보며 "괜찮은 사람이네..." 생각하며 춤을 추다가 2시가 넘었길래 숙소로 가려고 클럽을 나왔다.

클럽을 나서기 전, "오늘 도착했는데, 첫날 너무 늦게까지 놀아서 피곤하다"며 "이젠 숙소에 가서 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니 아쉬워 하던 그 남자.

인사를 하곤 클럽을 나와 숙소를 가기 전 클럽 앞에서 사진을 찍고 놀고 있는데, 장미꽃 한송이를 들고 나타난 그 남자. 서프라이즈~!


함께 사진을 한장 찍고, 이메일을 교환하고(전화번호를 달라 했으나, 난 태국 번호도 없고~ 페북은 그 사람이 안한다네;) 정말 숙소로 고고싱.

숙소로 걸어가는 내내 친구와 '이 사건'에 대하여 조잘조잘 떠들기.

함께 간 친구가 없었더라면?! 푸흣!

매너 좋은 한 남자 덕분에 카오산로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꽃 받아본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한데, 외국에서 받은 장미꽃 한송이. 꽃 한송이에 기분이 업업업!

근데...
헤나하고 헤나가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클럽갔다가 새로 산 옷에 헤나가 묻어서 못 입게 되었다.
엉엉엉. ㅜㅜ

한국에서는 못 입을 옷들 입고 놀던 그 날 밤. 다시 돌아가고프다...
(한국서도 입을람 입을 수 있으나 미친 썅욕을 감수해야 할거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