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혹시 지갑 때문에 전화 한걸까?"란 생각에 "예배중이라 통화가 어렵습니다. 조금 있다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니, 모르는 이름의 사람에게 도착한 카톡.
"***씨 세요?"
이름을 묻는 것을 보니, 지갑을 주운 사람인 것 같아서 예배 중 나와서 전화를 했다.
통화를 한 결과! 내 지갑을 주운 사람이 맞은!!
지갑 안에 현금은 없고(기대도 안했다), 명함 등 연락처도 없어서 어떻게 줄지 고민하다가, 마일리지 카드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어 연락을 했다는 그 분.
평소 지갑에 내 명함을 두세장은 넣고 다니는데, 다 쓰고 안 넣어놓은 상태에서 분실을 해서 주운 사람이 연락하기도 힘들겠다 싶었는데... 마일리지 카드에 이름과 연락처가 있었다니! 천만다행!!
마침 이 쪽에 오실 일이 있으시다며, 명일역에서 만나기로 하곤 만나서 지갑을 받았다.
너무 감사한 마음에 명일역 앞 미스터도넛에서 도넛 한박스 사드리려고 사러 갔더니, 문을 닫아서(SSM에 있는 곳이라 일요일에 같이 닫나보다), 길 건너 던킨도너츠로 가니 그 자리엔 새로운 가게가 들어온...
(요즘엔 동네를 잘 안다니니 상점이 생기고 사라지는 걸 전혀 몰랐음... 헐!)
약속시간은 되었고, 지갑을 주운 분은 오셨다고 연락이 왔고...
뭐라도 사서 드릴라고 했는데~ 암것도 못 산 상태에서 뵙게 된. ㅜㅜ
지갑 찾아주신 분인데, 이건 정말 예의가 아닌데...
빨리 가야 한다며 지갑만 돌려주고 바로 가시는 분 붙들어서 명함 드리고, 다음에 꼭 밥 사겠다고 연락 달라고 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연락을 하니, 지갑 조심하며 다니시라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찾은 내 지갑.
지갑을 돌려받아 살펴보니, 현금과 상품권을 제외하곤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신용카드 3장. 보안카드 3장. 학생증과 운전면허증.
커피쿠폰들과 타이 마사지 쿠폰, 피부과 마일리지카드, 밴드 한개, 식권 한개.
그리고 내 번호가 적혀있었던 OPI 회원카드(요거 아니었음 지갑 영영 못 찾을 뻔)!!!
지갑을 찾은 후 살펴보니, 커피쿠폰을 무려 11개나 가지고 있더라;;
그 중 5개는 꽉 차서 사용만 하면 되는 쿠폰. 사용할 수 있는 쿠폰만 해도 2만원 어치는 될듯.
타이 마사지 쿠폰은 친한 언니가 준건데, 이것도 8만원 상당이고, 피부과 마일리지 쌓인 것도 6만 6천원.
요것 만 해도 다 합치면 16만 6천원.
지갑에 있던 현금 7만원과 상품권 3만원만 들고가고, 나머진 찾았으니 정말 천만 다행이다.
지갑을 주운 사람이 있고, 그 지갑을 그대로 돌려주는 사람이 있다니...
아직 세상은 살만한 것 같다.
정말 너무나도 감사한 그 분(게다가 훈남이셨다).
제 지갑 주워서 돌려주신분.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복 받으실 거에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