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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책을 국회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어지간해선 예약까지 해가며 책을 읽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예약을 하며 보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2만원의 행복: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교보문고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했었다.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빌려봐야지 하고 국회도서관에서 검색을 하니 왠걸 주르륵 예약이 걸려있던 책.
예약신청을 하고, 꽤나 기다려서 받았던 <2만원의 행복: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책을 읽고 난 후 떠나고 싶단 생각만 간절해졌다.
게스트하우스.
국내에서 게스트하우스를 가본 적은 없고, 싱가폴과 호주에서 게스트하우스에 가봤다.
그 때의 그 느낌.
국내에도 최근들어 여러곳에 게스트하우스가 생기고 있나보다.
이 책의 저자인 '강희은'은 게스트하우스들을 돌며, 게스트하우스의 특징, 주인과의 인터뷰, 게스트와의 인터뷰, 주변 여행지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가본 여행지도 있고, 안 가본 여행지도 있고...
간혹 혼자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내가 갔던 곳들에도 그 사이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생겼더라.
내가 갔을 때도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면, 거기에 묵었을텐데...
난 게스트하우스가 없어서 후진 여관에서 자고 그랬었는데~
(잠자리를 그리 가리는 편은 아닌;)
이 책을 읽고 난 후 꼭 가고픈 곳 세 곳.
해남, 남해, 춘천.
이번주 금요일(17일)이 석가탄신일이고, 샌드위치 휴가라고 18일 대학원 수업도 휴강이 되었고...
학기 중에 가려면 이번주가 제격인데~
사람 많을 때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고민 중이다.
남들 다 쉴 때, 복닥복닥할 때 여행가는 건 딱 질색인데...
이번주 금토일 아님 한동안 짬이 날거 같진 않고;;;
월요일에 휴가 받을 수 있음 일월 가면 딱 좋을텐데~ 혹은 토일월.
6월 초까지 학기말 페이퍼를 3개나 써야 하는데, 기말페이퍼 쓸 생각 아나고 놀러갈 궁리나 하고 있다니. ㅋ
그래도... 가고프다. 어디든.
깊은 숨을 쉬고 싶다.
책에서 발췌한 한 구절.
해수면 위로 구름이 잔뜩 껴있었고, 해는 보이지 않고 날은 점점 밝아왔다. 갈까 말까 고민을 하던 찰나 아빠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중학생 아들이 해가 안 떠 아쉬워하자. 아빠가 아들에게 말했다.
"얘야,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일출을 기다리는 그 마음은 똑같지 않니."
꼭 내 아버지가 내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그 부자가 떠나고 나는 등대 난간에 털썩 주저앉아, 해가 뜨는 방향만 멍하니 바라봤다. 드디어 5시 45분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림같은 일출은 아니었지만, 나와 아주머니 세 분은 신나게 카메라와 핸드폰에 일출을 담았다. 난 라운지에 내려온 사람들에게 일출 사진을 자랑했다. "우리 방에서 본 거랑 다를 게 없네." 재필 오빠가 말했다. 뭐 상관없다. 일출을 기다리는 마음이 중요하니까. 식빵과 계란 프라이, 원두커피로 아침을 먹으며 우린 어제 못하나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라운지 창문으로 앛미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린 뿔뿔이 흩어졌다. 명지 언니와 윤희 언니, 새롬 언니는 하루 더 묵는 일정이라 주변섬을 돌아본다고 했고, 재필 오빠와 승철이는 모노레일을 타러간다고 했다. - 53 page
여행지에선 모두가 철학자가 된다.
여행 가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