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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1994년 어느 늦은밤>
지존파 사건과 거의 흡사한 사건을 다루며, 지존파들이 왜 그런 사건을 벌이게 되었는지를 유년시절부터 따라간 책이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비꼬지 마, 새끼야. 난 지금 진지해. 살아오면서 이렇게 진지한 적이 없어. 나는 상상도 하지 못한 걸 배웠어. 아니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그게 이상한 거라는 걸 깨달았다. 생각해봐. 경찰은 요즘 한국병이 어쩌고 신한국이 어쩌고 하면서 사회 기강을 잡겠다고 난리를 치잖아. 하지만 진짜 무서운 건 사회 혼란이 아니야. 조폭이나 도둑놈들이 아니라고. 오히려 사회 혼란을 욕하는 놈들이 무서운 거야. 집에선 가족들한테 잘하고 사람들한테 인정도 베풀고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 기부금도 척척 내는 놈들이 말이야, 회사에 가면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아랫놈들 닦달하고 빽 없는 직원들만 자르고 부정부패를 저질러. 부동산 장사를 해서 떼돈을 벌고 자식 놈들은 오렌지족이 되고.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아. 이런 게 무서운 거 야." ...(중략)...
"괴물 같은 세상에선 누군가 괴물이 돼야 돼. 유전무죄, 무전 유죄, 알지? 괴물이 되는 것밖에는 길이 없어. 괴물한테는 모든 게 다 허용돼 있어. 사람도 죽일 수 있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지. 우리가 졸부나 오렌지족 뱃살에 두려움을 박아 넣을 때, 그떄 세상이 바뀌는 거다. 니가 예전에 말했듯이 지강헌이 얼마나 세상을 많이 바꿔놨냐? 우리도 그 길을 따르는 거야."
"니들이 뭔데?"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야."
그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다윗은 몇 겹의 신념으로 자신의 죄이식을 둘러싸 질식시켜버렸다. 나는 그 신념을 깰 언어를 찾지 못했다. - 214~5 page
결국 지존파 그들 또한 사회의 피해자라로 보고 있는 작가.
달동네에서 함께 자란 그들이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 살인까지 일삼게 되는 모습.
가난하게 자랐다고, 사회부적응자라고 모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더 많겠지. 그래서 복지제도가 있는거고...
사전 배경 하나도 없이 출판사 믿고 빌려서 읽다가 꽤나 힘들게 읽은 책이다.
다음번엔 읽기 괴로운 책은 읽지 않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