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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서른, 정치를 공부할 시간(김경진 외)

by 하트입술 2012. 12. 13.

서른정치를공부할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지은이 김경진 (쌤앤파커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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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열람실에서 발견한 책 <서른, 정치를 공부할 시간>

30대의 국회 출입기자들이 30대를 위해 쓴 책이라고 설명이 쓰여 있어서 무슨 내용이 있을가 궁금해서 빌려 봤다.

물론 난 정치를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이 말도 안되는 자신감)
어떤 내용들이 꼭 공부해야 할 내용인지 궁금하긴 한!

책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하여 각 사건이나 사안들을 설명하고 있었다.

총선과 대선, 상임위원회 등 국회 구성 등...

국회와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알기 쉽게 사건들을 예를 들어 설명해 놓은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니셜 처리 된 사람들을 찾거나, 아는 사람들이 책에 나오는 재미도 솔찮게 있었던! 하하!

같은 선거, 경기도 분당을에 출마한 손학규 후보도 나홀로 선거를 했다. 손 후보는 주로 걸어다녔다. 그리고 명함을 나눠주는 선거운동원 1명과 비서관 1명만 같이 다녔다. 지원 유세를 오겠다는 의원들의 제안도 거절했다. 정동영 당시 최고위원은 손 후보를 도우러 왔다가 그저 선거운동 사무원들만 격려하고 돌아갔다. 손 후보가 조용히 선거를 치르겠다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손 후보 역시 지난 세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한나라당이 당선된, 중산층 밀집지역인 분당을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나 홀로 유세는 선거 방법상의 차이일 뿐, 결국 사람 마음을 일대일로 사로잡았다는 뜻이다. - 144~5 page


분당 재보궐 선거 때 '분당 틱 하게 생겼다'고 손학규 대표 뒤에서 명함 돌리던 이**비서관이 책에 나왔다. ㅋ
분당 재보궐 선거 때 의원님과 매일 분당 이마트 앞에서 인사 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물씬;

법안의 또 다른 이름은 정책이다. 국회의원들이 정책을 발표할 때, 정책을 실현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법안이다. 법안의 제정이나 개정 없이는 정책은 그저 헛공약에 불과하다.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요구되는 '반값등록금' 정책의 경우도 반값등록금 법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기존의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거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과 같은 법안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여아 모두 차기 정부 최대 과제로 꼽고 있는 '경제민주화'란 정책도 마찬가지다. 순환출자 금지와 출자총액제한제를 도입하겠다고 주장한다면, 독점규재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겠다고 한다면 소득세법을, 금산분리를 강화하겠다고 한다면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야 하는 식이다.
이렇게 법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가까이엔 정책이, 그 뿌리엔 법안이 존재한다. 흔히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표현을 쓰지만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법의 보호를 받기도 하고, 법의 규제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어렵다'는 이유로 법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의원이 어떤 법안을 만들었는지 그 법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 까다롭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니 국회의원들도 글자를 바꾸거나 폐기된 법안을 재활용하거나, 아니면 인기 있는 법안만 발의하게 되는 편의주의에 빠지게 됐다. 국민들의 삶에 중요한 법률보다 당장 자신의 이해관계나 정당의 이해관계에 맞아떨어지는 일에 온몸을 던져 사수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 285~6  page 


정책은 법안으로 나타난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해서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방법 등이 영유아보육법에 명시가 되어야 하고... 기초노령연금을 금액을 올리려면, 기초노령연금법에 명시된 기초노령연금 금액이 바뀌어야 한다. 

결국 많은 정책들은 법 제개정을 통해 시행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그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의도에는 "정치는 밥으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정치의 속성상 사람을 만나야 하고, 길거리에서 만나 국가의 장래를 논할 수는 없으니 밥이나 술, 하물며 커피라도 마시며 지지를 호소해야 할 것 아닌가. 나 혼자 만나고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떼로 만나고 돌아다니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그래서 정치를 하려면 나를 따르는 조직이 필요하고, 그 조직이 움직이면 결국 돈이 드는 것이다. 뒷골목에서 이야기하는 '정치=돈'이라는 개념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 316 page

끊임없는 밥 약속, 술 약속.
국회에서 근무하면 피할 수 없는 약속의 연속.
그래서인지 국회에 들어오면 사람들은 모두 살이 찐다. 아주 많이. ㅠ.ㅠ

"언제 밥 한번 먹자", "언제 소주 한 잔 하자." 살면서 무수히 들었고, 무수히 내뱉었던 말이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킨 적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으레 인사성으로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해 주고 받는 빈말이라는건 이제 쌍방이 알 정도로 '국민 거짓말'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이정도 거짓말은 서로가 용인해주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정치인을 욕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매 순간 '정치적으로', '정치적인' 발언을 하며 나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제부턴가 '정치적'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부정적이고 상대를 깍아내리는 데 사용되는 표현이 됐지만, 예수나 부처 정도 되는 뼛속부터 이타적인 인간이 아닌 이상 우리 모두는 나를 가장 사랑하며 원활한 사회관계를 위해 '정치적 발언'을 일삼는 가장 원초적인 '정치적 인간'인지도 모른다.
휴대전화에 수천 명의 전화번호가 입력돼 있어도 당장 불러내 아무생각 없이 따뜻한 밥을 먹으며 술 한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매끼니 술을 접대하고 대접을 받으면서도 일 얘기 아닌 화제로 대화를 나눈 적은 얼마나 있었을까. 밥을 사는 것도 술을 마시는 것도 결국 모두 정치적 행위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꾸꾸면서 밥알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있지만 실상은 모두 정치를 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인맥 쌓기'용이 아닌, 정치적 술수가 없는, 순수한 밥자리를 가져본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322~3 page

결국 모두다 정치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걸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이지...
그런데 난, 정치적인 인간임이 명확히 드러나는 사람은 싫다.

정치인은 있어도 정치는 없다. 우리는 신기루 같은 정치에 답답해하고 분노한다. 갈등을 해소해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일으키고 삶을 피곤하게 한다. 싸움만 하는 정치가 한심해진다. 냉소하고 외면한다. 문제는, 그 냉소와 외면을 틈타 정치가 권력을 남용하고 성찰할 줄 모르게 됐다는 점이다. 정치가 우리 삶에서 유리됐다. - 342 page

정치를 신기루로 만드는, 정치와 우리 삶이 서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위험한 침묵을 깰 때다. 위험한 침묵을 서로가 소통하는 함성으로 바꿀 때, 정치는 우리 삶의 불안과 고통, 희망에 귀 기울이고 자신들이 휘두르는 권력이 우리한테서 건너받은 한 줌의 권한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도, 정치로부터 터져나오는 비명에 눈길을 돌리는 태도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344 page

우리나라 만큼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심은 많지만, 정치에는 매우 냉소적이다.
"그놈이 그놈이지", "그게 그거야"로 정리되는 정치판에 대한 생각.

냉소가 강해질수록... 정치판은 그들만의 리그화 되는데 말이지.

고 김대중 대통령이 "벽에라도 대고 말을 하라!"고 말씀 하셨었는데...
요즘 우리의 모습을 보면, 정치에 대하여 아예 포기해버린 것 같아서 불안하다. 그러면 안되는데...

국회에 적을 두고, 국회의원을 모시는 보좌진으로 정치판에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난 정치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것이 선인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것은.
합리적인 선에서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국민들이 그대로 알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정책은 국민들 위해 계획되고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에 있다 보면 특정 이익집단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다수의 국민의 이익보단 자신들의 이익에 혈안이 된 자들... 그리고 그자들을 대변하는 몇몇 국회의원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저들이 과연 국민의 대표 맞는지, 국민들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내가 언제까지 국회에서 일하게 될진 모르지만, 난 특정 이익을 위해 일하는 보좌진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보좌진이 되고 싶다. 그럴 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