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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희망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by 하트입술 2013. 2. 3.


희망의배신화이트칼라의꿈은어떻게무너지고있는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바버라 에런라이크 (부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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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3부작 중 하나 <희망의 배신>

전업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기업의 홍보담당 이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책.

화이트 칼라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직장을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가 적나라하게 나와있다.

그녀는 직업을 갖기 위해 매일매일 고군분투 하였지만, 결국 원하는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현재 화이트 칼라 직종의 진실이다.

상사의 감독을 받듯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개념적 문제를 낳는다. 자신을 '판매'하는 것이 교묘하게 자신을 '대상화'하는 것이라면 자신을 '관리'하는 것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신 복제의 영역에까지 이르게 된다. 지금까지 나는 바버라를 컴퓨터 앞에 앉아 일거리를 차는 '노동자 바버라'와 살 사람을 찾아야 하는 '상품 바버라'로 양분해서 생각했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이 둘을 감독할 책임이 있는 '감독자 바버라'까지 등장했다. 이 셋이 비좁은 재택 사무실에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첫번째로 만난 오치모턴이 제시했던 수수께끼 같은 '핵심역량' 중 하나가 '자기 관리'였다는 사실이 다시 머리속에 떠올랐다. - 64~5 page

노동자 바버라, 상품 바버라, 감독자 바버라가 있어야 취업을 할수 있단다.
아... 노동자도 되어야 하며, 기업에서 사는 상품도 되어야 하고 스스로를 감독해야 한단 것.
취업을 하기 위해 한명에게 부여된 임무가 너무 과하다.

당신 인생의 모든 상황과 조건을 만들어 낸 것은 '오직 당신'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의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오직 당신'이 그런 모습을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의 건강, 재정, 인간관계, 직업적 삶, 이 모든 것은 '당신'이 만든 것이며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니고 당신의 것이다. - 107 page

읽다가 뜨끔.

"컴퓨터만 켤 수 있으면 어디든 상관없어요. 지금까지 가족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았을 테죠. 하지만 가족은 내 처지를 잘 몰라요. '대체 왜 그러니? 일단 아무 일자리라도 잡아야지.'라고만 합니다."
이런 충고에 굴복한 화이트칼라 출신 노동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구할 수 없다. 능력 이하의 일을 하는 '불완전취업'을 노동통계국에서는 시간 기준으로만 산정하는데, 전업 일자리를 원하지만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만 공식적인 불완전취업자로 분류한다. 실업률은 2004년 3월 기준으로 5.8퍼센트였지만 불완전취업률은 비자발적 시간제 취업만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쟀을 때에도 10퍼센트였다. 학력이나 능력과 무관한 저임금 전업 일자리로 들어간 이들에 대해서는 신뢰할 만한 통계자료가 전혀 없다.  - 257 page


화이트칼라가 되기 위해 직업을 찾다가, 결국 블루칼라가 되고 마는...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블루칼라가 되어버리는거다.

일을 제대로 해내는 데 성격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업무 수행 능력으로만 따진다면 킴벌리 말마따나 나는 '진짜로 근사한 홍보맨'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금도 자신한다. 하지만 코치와 전문가들이 처방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었을까? 요즘에는 기업 업무가 팀 단위로 행해지므로 처신과 품행이 지식과 경험만큼이나 중요하고, 그래서 성격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렇다 쳐도 인성 검사란 본래 성격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기업의 입맛에 맞는 성격은 딱 하나, 항상 쾌활하고 열정적이며 복종적인 성격뿐이다. 이직 산업에서 배양하고자 하는 성격이 바로 이것이다. 고위 경영자 중에도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이나 AOL의 로버트 피트먼처럼 괴팍한 사람이 있지만 예외는 어디까지나 예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인성이 지성보다 더 중요하게 간주되며 기업의 위아래 모두에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 283 page

"기업의 입맛에 맞는 성격은 딱 하나, 항상 쾌활하고 열정적이며 복종적인 성격"
이러한 성격만을 요구하는 것이 맞는 걸까?
아님 이런 성격만 요구하기 때문에 창의성이나 자율성을 요구하는 구글의 기업문화가 계속 매스컴에 오르내리는거겠지...

화이트칼라가 하나로 뭉쳐 일자리와 직업적 자율성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흔히 개인주의 탓이라고 한다. 또는 능력주의라는 검증되지 않은 신념을 원인으로 들먹인다. 하지만 의사, 언론인 심지어 블루칼라도 능력주의 신봉자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화이트칼라가 고립된채 취약한 상황에 놓인 것은 전면적, 무제한적으로 자신을 고용주와 동일시해야 한다는 조건 탓이다. 의사나 과학자는 자신을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병원이나 실험실과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반면 화이트칼라는 현재 '임원실'을 차지한 이들에게 완전한 충성을 서약해야 한다. 내게 위기관리에 대해 가르친 짐 루카스제프스키가 이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었다. "CEO가 바보일 수도 있습니다. 기업 행위가 불법의 경계선에 있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 해도 당신은 일체의 의문을 제기하지 말고 몸 바쳐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해고된 화이트칼라의 수가 보여 주듯 안타깝게도 이런 충성심은 일방적인 것이다. - 290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