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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에디터 곽정은이 쓴 사람에 관한 글이 담긴 책 <내 사람이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 놓은 책. 사랑, =일, 사람들, 일상.
그녀가 만난 사람들은 각각의 별명으로 명기가 되어 있었다.
첫장 부터 범상치 않았던 책 <내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와중에도 내가 경험한 것은 결국 또 다른 만남과 이별들이었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 그 안에 사람이 있다
첫장은 그녀의 전남편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의 증오, 나의 스승, 나의 엑스. Mr Wrong
한때 사랑이었고, 11개월간 결혼생활을 한 후 이혼을 한 전남편 이야기.
그녀는 그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풀어놓았다. 마치 해탈한 사람마냥.
첫번째 글을 보고나선 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그녀가 겪은, 그녀가 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궁금했기 때문에...
친구들아, 하지만 내가 실제로 겪어보니 확실한 건 말이야, 이렇게 쉽게 '끌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인생의 드라마가 허락된다는 거다. 시끄러운 것은 딱 질색이지만, 가능한 한 많은 채널을 갖고 사는 삶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 않을가. 더러는, 한 달간 지속된 마음속 연정을 허무하게 가위질해버린 발리의 그 남자처럼 방송 중 별안간 화면조정 모드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생기긴 하겠지. 하지만 난 이제 어떤 상황, 어떤 만남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기쁘게 맞닥뜨리고 싶다. 너의 마음보단 내 마음에 더 많은 굳은 살이 박혀 있어서 상처를 덜 받은 자신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사랑에 빠졌다가 나오는 길에 그렇게 아주 두터운 굳은살까지는 필요하지 않더라고, 누군가의 마음을 빼앗는 즐거움을 거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 번뿐인 내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다해 열심히 살아보는 것이 아닐까? - 40~1 page
사랑에 대한 이야기 중 나왔던 한 구절.
사랑에 잘 빠지지 않는 이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먼저 사랑에 빠지길 시러하는 나한테 하는 말 같은..
만약 당신이 나처럼 마움속에 두려움이 한가득인 사람이라면, 당신을 괴롭히는 그 사람을 끌어안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 물론 실제로 두 팔 벌려 물리적으로 끌어안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냥 상상속에서 상대방을 끌어안는 장면을 그려보라는 얘기지. 후배가 내게 안하무인스러운 행동을 한다면 일단 속으로 '안타깝구나, 누가 너를 그렇게 키웠더냐'라고 불쌍히 여긴 뒤에 그 후배를 안아주는 상상을 하는거다. 나이 많은 상사가 나를 아무것도 아닌 일로 무지막지하개 깨는 날이면, '안쓰럽네요. 당신을 누가 그토록 덕이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었나요'라며 측은히 여긴 뒤에 그 상사의 손을 꼭 잡아주는 상상도 해보는 거다.
'저 사람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증오의 마음을 갖고 있으면 오히려 그 중오가 스스로를 덮치고 그 사람의 커리어가 더 먼저 무너지곤 하는 장면을 정말 많이 봐왔다. 그 사람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약간의 아량, 더 좋은 관계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어하는 마음, 그리고 마음 속 한 구석에나마 그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외로운 등을 안아줄 수 있는 상상력이 있다면 우리들의 직장새오하링란 조금 그 무게가 가벼워질지도 모른다. 자꾸만 그 사람을 안아주는 상상을 하다 보면, 나의 눈빛이 먼저 바뀌게 되는 법이고, 그러다 결국은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안아주는 일도 생길 수 있을 테니까.
너무 힘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맘도 맞지 않고 뜻도 맞지 않는 사람과 같이 일하게 된 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람이란 쉽게 바뀌지도 않으니까. '고요히 기다리다보면 적들의 시체가 강물 위로 떠오른다'라는 중국 속담이 눈 앞의 현실이 되는 법도 있으니까. - 92~3 page
최근 너무 미운 사람들이 있다.
내가 보기엔 너무나 어이없는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 기본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사람들.
보기도 싫고 말 섞기는 더더욱 시른 사람들.
난 그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싫다 싫다 하며 거부하고 있을 뿐.
곽정은은 그들을 안아주는 상상을 해보라고 한다. 오~노! 상상도 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내 자신이 너무나 싫은데... 계속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요즘.
그들을 포용하기 위해 노력을 해봐야겠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독이 나한테 쌓이니 말이다.
그리고 화가 나면 글을 써야 겠다. <내 사람이다> 처럼.
나를 분노하게 했던 그들에 대하여.
내가 왜 분노했고... 그들을 보며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하여.
중요한 건... 미움 속에서도 교훈은 있다는 것.
최소한 난 "절대 그들처럼 살지 말아야지!"하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 하하!
가끔 전화번호부의 연락처를 스캔하듯이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도 한다. 과연 이들 중 몇사람이, 내가 이 일을 그만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 때도 나와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될까, 그런 생각. 십년이란 시간 동안 휴직이란 것도 하지 않고 줄곧 일을 해오다보니 전화번호부에는 천 명 가까운 연락처가 등록되었지만, 그 중 대부분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인지라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조금은 서글퍼진다. - 103 page
카카오톡에 등록된 사람 735명.
핸드폰에 저장된 사람은 아마 800명 정도?
간혹 주소록을 들여다보면 이름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바로 삭제!
사람을 만나는 일인지라, 일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이 참 많다.
그들 중 사적인 관계로 진전이 되어 정말 친한 언니동생, 오빠동생이 된 경우도 있고~
알게된 지 몇년이나 지났어도 그대로 어쩡쩡한 상태인 사람들도 있다.
일을 그만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 때도 나와 즐겁게 만날 사람들... 정말 몇이나 될까?
2007년 국회를 그만두고 대학원을 갔을 때, 계속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18대 국회 이후 다시 국회에 들어오지 못했으나 계속 만나고 있는 사람들...
결국 남는 것은 사람 뿐!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지...
(대신 싫어하는 사람은 쌩가기! ㅋ)
워커홀릭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도 결국 이런 이유로 워커홀릭이 되는 과정을 겪는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일 이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쓸랭 쓸 수 없는 스케줄, 가끔 일이 좀 빨리 끝나는 날이 있어도 막상 일 이외에 다른 것을 하려면 멍하니 목표가 없어지는 듯한 기분. 이런 증상이 몇달간 지속된다면 결국 그 후에는 내가 워커홀릭 상태라는 자각조차 사라지고 그 패턴에 적응하게 되는 것 같다. 일종의 슬픔 체념의 과정이랄까. '나한테 휴가가 웬말이야, 가당키나 해'라고 스스로를 버리는 과정이랄까. (중략)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춘다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았지만 막상 직장생활을 십 년간 해보니 그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다. 일에 매몰되지 않고 나를 지켜낸다는 것, 그게 가능한 직장인의 삶이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한다. 그걸 지켜내는 방법을 우린 어디서든 배운 적은 없으니 결국 스스로 저마다의 방법을 찾아내아만 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 113~5 pagae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항상 워커홀릭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친구도, 약속도, 가족도... 그 모든 것 보다 일이 우선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드는 생각은 "이건 아닌데"다.
일과 삶이 너무 밀접하게 붙어 있으니...
일이 잘 풀리지 않음 삶도 우울해져서 이건 아닌것 같단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일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도...
결국 일은 내가 살기 위해 선택한 것 중 하나인데.
일을 위주로 삶이 돌아간다는 것은 너무 슬픈 것 같다.
물론 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내 삶.
일과 삶의 균형, 일과 생활의 균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일에만 매진할 것이 아니라...
일이 아닌 즐길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나만을 위한 시간.. 나만을 위한 무언가..
특히 배움의 영역이 아니라 본격적인 '먹고살기'의 영역으로 들어선 직장생활에서, 선배의 도움이란 거의 절대적인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도 이리 채이고 저리 까이다 알아낸 보석적인 테크닉과 숨겨진 지름길, 알토란 같은 처세법을 알려주는 선배의 존재란 어설픈 시간을 줄여주는 일등공신이었다. - 180 page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너무나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
첫 직장에서 만난 이팀장님과 미선언니...
그리고 국회에서 만난 수많은 언니들!!
그들이 있어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같은 길을 먼저 간 선배들... 그리고 내가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들...
나 또한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
언니들이 내게 해줬던 것 처럼 말이다.
우린 인정해야만 한다. 우리 역시 거센 욕망으로 똘똘 뭉친 존재들이란 걸. 결국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사람만이, 생애 마지막 날 아쉬움 없이 이 곳을 떠날 수 있을 거란 사실을, 욕망을 거스르지 않고 거침없이 펼치기 위해서 우리는 모두 이 땅에 왔을 뿐인데, 그 욕망에 관한 어떤 일들에 감히 누굴 비난하고, 누구에게 뭐라 할 자격이 있을가? 우린 그냥 '닥치고 욕망에 골몰'할 필요가 있다. 남의 취향이나 가치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시간에도 이 짧은 삶이 째깍째깍 흘러가는 걸! - 220~1 page
어느순간 우리는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욕망을 경시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천박하게 여긴다고 해야 할까?
어떤 욕망이든...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다.
그게 범법이 아닌 이상 말이다.
나의 욕망?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겠다.
그런데 나의 욕망은 확실히 돈은 아닌 것 같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