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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0일 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 <이토록 뜨거운 순간>이라는 영화를 봤었다.
헤어지고 한달 후 혼자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 그래서 잊을 수 없는 영화 중 하나인.
<이토록 뜨거운 순간>
당시 싸이 다이어리에 써 놨던 영화 대사..
누군가와 헤어졌 있을 때
가장 그리운게 뭔 줄 아세요?
함께 살던 사람과요?
그건 잠에서 깰 때 곁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에요.
그 따스함에 익숙해져 버리면...
그게 없으면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죠
인생 내리막길에서 싸구려 호텔에 있으면 더 심하죠
뜨거운 물병이나 잘 모르는 사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요
익숙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되죠
미안해.미안해.미안해
내가 망쳤어. 화가 나서 그랬어.
갑자기 내게 이상하게 대했잖아.
그건 너도 인정해.
겁이 좀 났겠지.
너무 멀리, 너무 빠른거 아닌가....
그건 좋다구. 그냥 시간을 좀 줘
방법을 알아낼 때까지, 응?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어.
네가 알려줘야 해
봐. 이럼 될꺼야
모두 시도해 보면...
뭐든 약속할 수 있어.
이 영화가 원작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도서관에서 원작 소설을 빌려서 봤다.
보통 소설 원작 영화의 경우, 소설이 영화보다 나은 경우가 많은데...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반대였다.
내가 영화를 너무 감정이입해서 봐서 그랬던 걸까?
우리가 처음 만난건 수요일 밤이었고, 토요일 오후에 그녀에게 함께 지내겠냐고 물었고, 일요일엔 내 아파트에 꽃이 꽂혔다. 스테레오에서는 여자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모든 게 사랑스러웠다. - 39 page
사랑에 빠져가는 과정...
다시 할 수 있을까?
"이것 봐, 나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숨을 고르며 내가 말했다. "나도 내가 싫단 말이야.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어. 너한테 꺼지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었어. 네가 좀 이해해줘. 내 인생 모든것들이 생소하게 느껴져. 난 그저 네가 날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아. 그게 얼마나 미련하게 들리는지 나도 잘 알아. 너를 가만히 내버려두라면 그럴게. 하지만, 만약에 언젠가...... 너도 누군가를 만난다면 네가 과거에 뭘 했든지, 네 지나온 인생이 어떠했든지 간에 그 모든 일들이 다 옳았단 걸 인정해야만 할 거야. 아무것도 너무 나쁘거나 지나치게 잘못되진 않았다는 걸 말이야. 왜냐하면 너의 과거가 너를 그 사람과의 만남으로 이끌어주었으니까. 네가 바로 나의 '그 사람' 이야. 내가 가버리길 원해?"
"아니." 사라가 말했다. - 61 page
사랑한 후 뒤죽박죽이 되어져버리는 머리. 특히나 나이가 어렸을 적엔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의 주인공들은 10대 후반이었나 20대 초반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더 날것 처럼 느껴졌다. 파닥파닥 살아있는 생물 같은 사랑.
"좀 이상한 것 같지 않아?" 사라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가 어릴 때는 모든 사람이, 온 세상이, 너의 꿈을 좇으라고 격려해주지.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찌된 영문인지 꿈을 찾아가려고 아주 작은 시도라도 할라치면 사람들은 몹시 불쾌해한단 말이야."
그녀에게 어떤 빌어먹을 꿈이라도 있다면 좇아가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해봤자 진부한 촌놈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꿈을 쫒으라고 격려해주다가 나이가 들면 그러한 시도에 불쾌해지는 사람들.
어른이 되면 왜 현실에 안주하고,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을 불쾌하게 여기게 되는 걸까?
나 또한 그리 되어버린 것 같아 착찹하면서도... 다시 꿈을 쫒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