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야당의 본회의장 점거는 쟁점법안이 있을 때 마다 있었던 일이니, 그닥 충격적이지도 않지만,
여당이 그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아! 민주주의여,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지난 12월 26일 부터 민주당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었다.
방송법을 비롯하여 한나라당에서 밀어붙이는 법안 상정을 막기 위해서...
물론, 민주당의 본회의장 장악이 정당한일은 아니지만..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을 막을 방법은 이것 밖에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밖에 없는 본회의장 점거.
최근 국회에서 근무 중인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민주당과 한나라당 보좌진들은 연말 내내 대기상태.
특히 민주당의 경우 주말도 연휴도 없이, 계속 의원실 혹은 본청에 대기하고 있는..
의원들이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보좌진 또한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거기다 언제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으로 쳐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니..
그렇게 2008년이 지나가고 2009년 1월 2일 낮.
국회 사무처에서는 민주당의 점거농성에 대한 강제해산 돌입.
집에서 한가롭게 TV를 보고 있다 뉴스속보가 보이길래 YTN으로 채널을 돌리니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
평소 지나가면 반갑게 인사해주던 의원회관 경위아저씨들.
그리고 내가 모시던 백원우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낯익은 보좌진들.
누가 그들이 그토록 격렬하게 싸우도록 만들었는가?
TV 중계를 보며.. 문득 든 생각.
그래도 17대 때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이 몸싸움을 했는데..
지금은 야당인 민주당과 국회 공무원인 경위가 싸우는구나...
이것이 한나라당의 대응인가? 본인들 손엔 피 뭍히기 싫어서 그랬겠지. 고귀한 한나라당 의원님들.
저녁 약속이 있어, 나갔다 오자마자 뉴스를 검색하니. 낮동안 벌어진 사건에 대한 엄청난 기사.
국회의원이 부상당했다느니, 경찰이 동원되었다느니...
기사만 봐도 그 상황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어쩌다 국회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부상자 명단에는 내가 모셨던 의원님도...
도대체 이 상황은 언제쯤 종결이 될지.
우려스러운 점은 한나라당이 거대 여당인 이상. 18대 국회에서 이러한 일이 반복 될 것이라는 것 .
빨리 이 상황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한나라당아! 포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