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싸움장’ 국회에 대하여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는 정말 ‘싸움장’일까? 맞다. 국회는 싸움장이다.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하는 싸움장이 아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싸우는 곳이다(TV에서는 본회의장에서 몸싸움하는 모습만이 비춰지곤 한다).
우리나라 안에 각계각층의 국민이 있듯이, 국회 안에서도 각기 다른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국회의원들이 논리적으로 싸우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안에서는 얼마 전 문제를 일으킨 의사협회를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있는가 하면, 약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도 있고, 한의사나 치과의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도 있다. 물론, 사회복지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보건관련 직능단체와는 달리 복지관련 직능단체의 경우 이혜관계가 대립되어 있지는 않으며, 그래서 그런지 사회복지사인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국회의원에게 전달하는 것이 조금 미비한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사회복지사와 국회,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 주 업무인 사회복지사와 정치권력의 핵심인 국회가 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국회에서 사회복지사가 할일은 매우 많다. 특히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사회복지예산을 축소할 수도 있고 증액 시킬 수도 있으며, 관련 법안을 개정할 수 있고, 미비한 정책이 있다면, 미비한 부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여 부족한 부분의 정책을 만들도록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작년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보건복지부에서 장애인을 위한 구강보건 정책이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치과의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 의원실에서 장애인 구강보건정책 전무에 대하여 국정감사에서 질의할 것이라는 것을 복지부에서 파악하고 정말 신속하게(?) 장애인 구강보건 정책을 만든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작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2007년 예산을 심사할 때 학교사회복지사 관련 예산이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이 되어 그 예산에 대해서 논란이 많았었다. 야당에서는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기 때문에 예산을 삭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학교사회복지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 학교 상담교사랑 같은 것 아니냐? 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예산을 삭감하려 하였다. 그 과정에서 학교사회복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산이 삭감되지 않도록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국회에서 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매우 많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은 국회에 대하여 막연한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우리 의원실에서는 ‘제1기 사이버보좌관’이라는 제도를 운영하였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국회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사무실에서는 젊은 대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그것을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하여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다. 사이버보좌관 담당자로, 학생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대학 취업정보실에 공문을 보내고, 수도권에 위치한 사회복지학과에도 각각 공문을 보냈다. 의원님이 보건복지위원이시고, 개인적으로도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이러한 기회를 통해 국회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각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팩스를 넣고 전화도 했지만, 방학에 공지를 하여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지가 안 되서 그런지? 100여 통에 가까운 원서 중 사회복지학과 학생은 단 한명뿐이었다.
사이버보좌관으로 뽑힌 7명의 학생들은 4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국회에 출근하여 직접 국정감사 주제도 잡아보고, 정부에 자료요구를 하고, 질의서도 작성하였다. 그리고 국정감사기간에는 피감기관에도 동행하여 국정감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보도 자료를 작성하는 등 실제 국회에서 보좌진이 하는 업무를 동일하게 수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역시나 사회복지학과 학생은 두드러지게 그 역할을 잘 수행하였다. 학교에서 배운 사회복지 정책과 관련된 지식을 실제로 적용시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학생을 보면서 더 많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국회에 관심을 가지고,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국회의원실에서 10여명 가량의 사회복지사가 보좌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보좌진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고, 법제사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원회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보통 국회라고 하면 싸우는 곳, 아니면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곳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에게 국회라는 공간이 더 이상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곳이 아닌, 내가 들어가서 일을 할 수도 있는 곳, 사회복지 정책을 검토하고 새로운 정책을 생성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고 도전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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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경,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김경화팀장님께 전화가 왔다.
협회 홈페이지(www.welfare.net)에 여의도 이야기라는 칼럼코너를 만들어 국회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원고를 받는다는.
처음 글을 쓴 사람은 문병호의원실의 승연언니, 두번째는 정화원의원실의 김용환비서관님, 그리고 세번째는 나?
처음에는 글빨이 딸린다는 이유로 거절을 하였으나, 그동안의 친분때문에 쓰게 되었던 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다 표현하진 못했다.
국회에서 정책업무를 하면서 보건복지와 관련단 다른 여러 직능단체를 만나고, 그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보면서..
사회복지사와의 괴리(?)가 느껴져서..
너무나 착한 사회복지사들... 왜 우리의 권리조차 쟁취하지 못하는 것인지. 여하튼...
당시 내가 주장하던 것은~ 국회에도 사회복지사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
사회복지 마인드를 가지고 정책을 바라볼~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회복지사가 말이다.
지금의 나는..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회복지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