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Book

닥치고 정치(김어준)

by 하트입술 2011. 11. 4.



닥치고정치김어준의명랑시민정치교본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김어준 (푸른숲, 2011년)
상세보기

작년 11월에 본 책. 만나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가 이 책을 읽고 있기에 읽고 나서 빌려달라고 했더니, 다음번 만남에 사들고 나왔던 책.

김어준 총수의 통찰력을 알 수 있었던 책이라고 할까나?

책이 씌여진 시점에서의 예측들이 거의 대다수 현실이 되었으니... 그의 정치감각이 놀라울 뿐!
그런 감각이니 나꼼수를 만들었겠지만 말이지~

사람들이 자길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감각은 분명히 있지만, 자기 스타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 역시 분명히 알지만,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만큼 나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그걸 포기하고 싶지 않다. 만약 그 정도 되면, 오히려 자기 스타일로 사람들을 포섭할 수 있지. 그걸 알지만 개의치 않으면 하지만 그걸 알지도 못하면서 무시하는 건, 대중정치인으로선 매우 멍청한거지. 대중의 감각으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능력, 그거 정치인으로선 가장 중요한 자기객관화야. - 24 page

대중의 감각으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정치인이 별로 없는듯;;;

우의 사고 회로는 자기를 압도하는 힘에게 복종하고 바짝 엎드리는게, 자기가 더 힘이 세면 남을 지배하는 게 당연하듯, 받아들여야 하는 이치라고 여기기 십상이라고. 자기가 약하면 복종하는 수밖에 도리 없다고 받아들이는 게 우의 인식체계라는 거지. 동물하고 똑같아. 붙어봐서 안 되면 바로 꼬리 내리고 슬슬 기는 거지. 아예 도망치거나. (중략)
항상 경쟁을 이야기 하고, 경쟁에서 탈락하면 지 탓이라 하고, 그 경쟁에서 승리한 엘리트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과, 일본 같은 식민본국, 미국 같은 슈퍼 파워, 그 이전의 중국 같은 대국에 우가 머리를 조아리는 건 같은 맥락인 거지. 그리고 우의 기질과 원형질이 그렇다 보니까 우의 경제라는 건, 우선 지가 다 처먹고 남은 찌꺼기를 나누어주는 걸 경제라고 하는 거고. 일단 지가 다 먹고 나서. 이게 핵심이야 - 39~40 page

우의 인식체계 약하면 복종하고. 붙어봐서 안 되면 바로 꼬리 내리고 슬슬 기는...
그래서인가? 한나라당에는 반역행위(?)가 없다.
당에서 시키는대로 하는 국회의원들.

대학원을 다니고 있던 2008년 말, 친한 보좌진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마스크법'이야기를 했었다.
당시 모임은 민주당과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넘어간 보좌진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한나라당으로 넘어간 보좌진 왈 "그러지 않아도 의원님께 마스크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당에서 교육받았어!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상명하복은 정말 대단한듯.

진보는 너무 갈라져서 문제고 보수는 너무 뭉쳐서 문제고...
당론에 100% 충성하는 한나라당, 당론이 있어도 자기 의지대로 가는 민주당 등...

좌도 정글의 불확실성이 두려운건 마찬가지지만, 우가 그 공포에 압도되어 자기만이라도 살려고 반응 하는 거라면, 좌는 그 공포를 잘게 나눠 각자가 담당해야 하는 공포의 몫을 줄여서 해결하려 하는 거라고. 문제는 밀림 그 자체에 있는 거니까. 우가 본능적 반응이라면, 좌는 논리적 대처야. (중략)
그래서 우가, 쎈 놈은 더 가져가도 된다는, 질서와 위계를 당연시 하는 수직적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좌는 누구나 같은 조건에선 같은 정도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지. 그러니 연대가 키워드가 되는 거고, 그 연대를 작동시키는 엔진은 염치가 되는 거지. 인간이 가진 염치. 우의 엔진이 욕망과 공포인 데 반해서, 그렇게 우는 동물의 반응이고, 좌는 이성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지. - 44 page


좌와 우의 반응의 차이. 이것을 참 잘 설명해 놓은 듯!

지금까지 이야기한 돈에 대한 정신병적 집착,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천박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함, 상상을 초월하는 뻔뻔함. 이게 우리 우의 정점에 오른 자의 수준이다. BBK는 그걸 내장까지 드러낸다. - 120 page

통쾌한 한 줄! 돈에 대한 정신병적 집착,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천박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함, 상상을 초월하는 뻔뻔함. 이게 우리 우의 정점에 오른 자의 수준. MB!!

진보 정당이 주장해온 정책들 대부분은 훌륭해. 세부적인 디테일이야 재원 조달의 문제부터 또 따로 따져봐야겠지만 그 방향성은 항상 훌륭했어. 예를 들어 무상급식 같은 건 이미 10년도 더 전부터 주장해왔던 거고 . 훌륭하지. 그런데 진보 정당은 자기들의 언어를 직접적인 수혜 대상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방식으로 전달해본 적이 거의 없어. 그 사이에 실제로 그들이 대변해야 할 계급은 오히려 이명박의 언어에 반응해 이명박을 지지해버리고. 그게 언론을 장악하고 그 언론을 통해 프레임을 선점하고 그 프레임을 통해 언어를 장악한 보수 때문이라고 말하는 건 절반만 맞는 말이야. 진보 정단에 부재한 대중언어의 문제는 그렇게 우 편향 지배의 메시지 유통 구조, 그 이전의 문제라고. 진보 진영 자신의 문제야. 이 문제는 단순히 언어에서 끝나지 않아. 태도의 문제로 바로 연결돼. 정치는 기본적으로 연애인데, 사람의 마음을 사는 건데, 연애를 하려면 당연히 내가 누구인지부터 제대로 알려야 하잖아. - 221 page

아이템 선정은 매우 훌륭하나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는 진보.
프레임은 보수가 더 잘 짠다는 거지..

자신은 권력이 작아서 부조리한 걸 알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인간적으로는 이해 가. 하지만 그럼 정치하지 말아야지. 좋은 교수, 착한 기업인, 성실한 검찰 해야지. 그런 말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이 국회에 취직한 직장인이란 소리밖에 안 돼. 할 일이 그건데. 해야만 할 말을, 하라고 국회 보냈는데. 그따위 정치인 코스프레는 다 집으로 돌려보내야 해. 물론 그러면 국회가 거의 텅 비겠지만. - 249 page

침묵하는 많은 국회의원들. 도대체 저 사람은 왜 국회의원이 되었는지 궁금해 지게 만드는 많은 사람들...
다행이 내가 모시는 의원님은 그런 인간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지만...
우리 의원님의 의정활동을 보면... 다른 의원들은 열과 성을 다하지 않는데, 혼자 너무 열심히 하시면서 진을 다 빼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불출마 선언을 하셨는지도... ㅠ.ㅠ

왜 이런 한나라당 내부의 권력투쟁을 이야기했느냐.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어떤 맥락에서 중요하나면, 사람들은 여의도가 얼마나 치열하고 비정한 욕망의 전장인지 잘 몰라. 그걸 모르면 그들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걸 알아야 좋은 정치인이 얼마나 드물며 그런 정치인을 드물게 발견했을 떄 그들을 얼마나 아껴줘야 하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 말이 하고 싶었어. 그러니까 진보 정당의 선명성 천착이란 게. 그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면서도, 얼마나 나이브한 건지도 동시에 말하고 싶었어. 선명하면 권력을 잡는단 발상은 머릿속에 서나 가능한 논리 시뮬레이션이야. - 257 page

여의도가 얼마나 치열하고 비정한 욕망의 전장인지 잘 몰라. 국회에서 일하면서도 국회의원을 모시면서도 종종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중진이라 불리우는 사람들 말이지...

좋은 정치인이 얼마나 드물며 그런 정치인을 드물게 발견했을 때 그들을 얼마나 아껴줘야 하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의원님께서 불출마 선언을 하신 후, 사무실로 몇통의 전화과 왔다... 의원님 같은 분이 계속 국회의원을 하셔야 하는데 왜 불출마 하시냐고... 보좌진들의 의원님을 좀 설득해 보라고... 의원님 같이 서민을 위해 일하신 분이 또 있냐고... 전화통화를 하며 코 끝이 찡해진~

우리 의원님의 진심을 알아주는 국민이 있구나 하고... 그런데 의원님의 마음이 변할 것 같진 않으신;;

반면 진보 진영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거거든. 내가 직접 겪고, 그래서 내가 감정이입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애처롭거나, 그들에게 미안하거나, 부채 의식을 느끼거나 해서 만들어지는 게 진보 정당의 정책들이거든. 그걸 제대로 프레젠테이션하지 못한다고 질책할 수 있지만, 그리고 그런데서 스스로 느껴버리는 도덕적 우월감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죄의식 마케팅이 진보 진영의 가장 큰 약점이긴 하지만.
그런데 박근혜의 출발 지점은 구체적 삶이 아니야. 그래서 박근혜의 언어는 언제나 공중에 붕 떠 있어. 지상의 언어가 아니야. 그녀는 일부러 신비주의를 구사하는 게 아니야. 언어에 실체가 없으니까, 경험으로 구체화된 사람이 아니니까, 비현실적인 하나의 캐릭터라서 그런 거지. 그러니까 그녀를 신비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감각은 민속신앙의 영역에 가깝다고 봐야지. 절간의 사천왕상이 신비로운 것과 같은 감각이지. - 271 page


실체가 없는 박근혜. 그녀의 실체가 언제쯤이나 파헤쳐질런지... 설마 이대로 그녀가 19대 대통령이 되는건 아니게찌.. 절대 안돼! 설마!!

최근 읽었던 책 중 참 좋았던 책. <닥치고 정치> 정치 문외한이 읽어도 쉽게 이해되는 책이니~
여러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