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하라!!
국회에서 일한 이후 분노하는 횟수가 굉장히 늘어났다.
남들이 보기에 사소한 것들까지 발끈하고 분노하는 모습.
잦은 분노가 건강을 해칠 것 같아 <화내지 않는 연습>을 읽었으나...
화 그리고 분노를 가라앉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러고 있던 와중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무관심이야 말로 최악의 태도! 지금은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때"라는 전직 레지스탕스 투사이자 외교관을 지낸 스테판 에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국회 도서관에 책을 예약했고...
어제 도착한 책을 퇴근길에 단숨에 읽어버렸다(책이 짧아서 좋당!).
정말 얇은 책. 하지만 얇은 책의 참 여러 곳에 탭을 붙이게 만들었다. 이 책은!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이며 ‘자유 프랑스’의 투쟁 동력이었던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호소한다. 레지스탕스의 유산과 그 이상(理想)들을 부디 되살려달라고, 전파하라고.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고. 정치계·경제계·지성계의 책임자들과 사회 구성원 전체는 맡은 바 사명을 나 몰라라 해서도 안 되며, 우리 사회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국제 금융시장의 독재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 15 page
"분노"도 애정이 있어야 한다. 사회에 애정이 없다면, 관심이 없다면 분노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 "분노"는 사회참여 정신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최근들어 분노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MB정권 들어 거의 매일 같이 반복되는 실정에 이제는 사람들이 자포자기 해버린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분노해도 재들(MB정권)은 들은 척도 않하자나!"
"분노 해 봤자 듣지도 않는데, 우리 손해야! 신경끄자!!" 이렇게 생각하게 되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된다. 불의를 보면 분노해야 한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자유란 닭장 속의 여우가 제멋대로 누리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 1948년 세계 인권 선언이 구체적으로 실천방안까지 명시한 이 권리는 보편적인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어느 누구라도 이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부디 그의 편을 들어주고, 그가 그 권리를 차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 - 15~6 page
내 분노의 동기는 무엇인가 생각을 해봤다. 최근 내가 어떤 부분에 분노했던가?
최근 내가 분노한 것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봤을 때", "기득권들이 자신들 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강행할 때", "남성 우월적인 사고를 접했을 때"인 듯 하다.
지하철에서 DMB를 소리 높여 보는 것, 지하철 안에서 풀 메이크업을 하는 것을 보고 분노했고~
오늘 법정기부금 단체를 온갖 국책 연구원들을 포함하여 총 39개로 늘렸다는 보도를 보고 분노했다.
도대체 왜? 휴먼예금관리재단,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을 법정기부금 단체로 지정을 한 건지...
국고로 운영되고 있는 각종 국책연구소들에 도대체 왜 기부를 해야 하는가? 도대체 왜??
법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되어야 할 곳은 이런 국책연구소들이 아닌,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많은 사회복지기관들인데... 이미 정부 예산 풍족하게 받고 있는 곳들을 법정기부금단체로 지정해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건지 이 정부는... 어안이 벙벙.
그래서 분노하다가 기재부에 관련자료를 요구했다. 왜 이 기관들이 법정기부금단체가 되었는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어떤 기준을 적용하여 선정이 되었는지를 알고 싶어서 말이다.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욱더 강력한 상호연결성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세상에도 참아낼 수 없는 일들은 있다. 그것이 무슨 일인지 알려면, 제대로 들여다보고 제대로 찾아야 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제발 좀 찾아보시오. 그러면 찾아질 것이오"라고.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수 밖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태도다. 이렇게 행동하면 당신들은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소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 21~2 page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멀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이게 지금 젊은 세대들이 많이 하고 있는 생각 같다.
그나마 다행인 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발달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 분노할 수 있는 힘. 그 힘을 유지하기!!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주변을 둘러봐요. 그러면 우리의 분노를 정당화하는 주제들-이민자, 불법체류자, 집시들을 이 나라가 어떻게 취급했는지 등등-이 보일 겁니다. 강력한 시민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구체적인 상황들이 보일 겁니다. 찾아요, 그러면 구할 것입니다!" - 26 page
분노를 정당화 하는 주제들...
국민의 건강은 뒷전으로 미루고, 본인의 배를 채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보건의료 관련 협회들!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로 시작되어,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전환까지...
박터지게 싸우며 밥그릇 싸움 하고 있는 의사와 약사.
이미 가진 것들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누리는 것을 티끌만큼이라도 뺏길가봐 혈안이 된 모습.
그 모습을 보며 분노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해 먹으려고 그런건지!! 소득신고나 좀 제대로 하고 그러던지!!
분노가 끓어 넘치는 상태를 '격분'이라고 한다면, 폭력이란 도저히 용납 못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내린 유감스러운 결론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이해한다면, 테러리즘이 격분을 표출하는 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격분은 부정적 표현이다. '도에 넘치게 분노'해서는 안 되며, 어쨌든 희망을 가져야 한다. 격분이란 희망을 부정하는 행위다. 격분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당연한 일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희망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경우에, 격분 탓으로 그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 31 page
격분을 하는 경우는 그닥 많지는 않은 듯.
하지만 격분을 통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을 해치기도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분노하되 격분하지 않기. 근데 그게 참 쉽지 않다.
21세기를 만들어가는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 라고. - 39 page
지난 토요일. 잡년행진에 참가했다.
한겨레 기사를 보고,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참가한 잡년행진!
잡년행진이야 말고 창조적인 저항이었다. 여성단체 주도가 아닌, 개개인이 만들어낸 훌륭한 연대!
저항할 줄 알고, 행동할 줄 안 멋진 그녀들. 그녀들과 함께여서 행복했다.
Q> 20대로 돌아간다면? 오늘날의 레지스탕스는 어때야 하나?
A> 자기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광고 메시지나 언론이 전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 이것이 중욯바니다. 자유로운 사고를 해야만 자유롭게, 양심에 입각해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옛날 레지스탕스 당시에 우리가 했던 것 처럼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합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상의 각종 네트워크(SNS)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랍세계의 젋은이들은 이런 일을 훌륭히 해냈고, 그리하여 독재자를 추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입니다. - 62~3 page
앞으로는 정말 SNS가 큰 일을 만들어 낼 것 같다. 특히 재벌이 장악한 언론이 가리고 있는 현실을 SNS가 있는 그대로 드러내 줄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Q> 책에서 강조하신 '창조적 저항의식'으로 무장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방법이 있을까요?
A> 참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 중에 가장 간단한 것은 어느 한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확실히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으려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자기 뜻에 맞는 정당에 투표를 통해 지지를 표명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권하지 말고 꼭 투표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형태의 참여입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어떤 특별한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기구, 협회, 운동 등에도 참여를 해야 합니다. 예컨데 세계인권연맹, 엠네스티 인터네셔널, 또 그린피스 같은 환경운동 단체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합 활동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 66 page
이미 당원이고,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여러 기구(복지국가소사이어티,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유엔 난민기구, 월드비젼, SCG 등)에 참여하고 있다. 맘 같아서는 더 많은 기구와 운동에 참여하고 싶으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분노하라!! 분노 해야만 한다!! 노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얼마 전 의원님을 모시고 사회복지학과 대학생, 대학원생 8명과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의원님께서 "작은 것 부터 문제를 지적하고 그 문제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다 보면, 큰 문제도 고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본인이 작은 것 부터 큰 것까지 바꿔나간 것들을 말씀하셨다.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잘못 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지적하고, 분노하며 하나씩 바꾸어가며 삶을 살아오신 우리 의원님.
대학생들과 함께 의원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도 의원님과 같이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의원님을 움직이게 만든 것도 "분노"였던 것 같다. "분노"와 그에 따른 "실천"
나도 그리 살고 싶다. 진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