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읽은 책인데;;;
글을 쓰다가 비공개로 해둔걸 이제서야 발견. ㅋ
이제야 올린당...ㅋ <덤벼라, 빈곤>
책 제목이 재미있어 빌린 책이었다. "<덤벼라, 빈곤>이라니...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하고 말이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책.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 때문에 굉장한 열등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주위의 격려나 본인의 노력, 다양한 도움(운)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가 있는 사회 속에서 '가난'은 '빈곤'과 다르다. - 54 page
가난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사회. 이런 사회 만들 수 있을까?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 이 통로가 지금은 막혀버린 것 같다.
"개천에서 난 용"이 없는 세상... 나아질 수 있는. 혹은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막혀버린 사회.
이런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꿈조차 꿀 수 없다...
'하면된다'라는 말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밑천)이 있을 때에야 가능한 말이다. 아무런 '밑천'도 없는 사람에게 "그냥 해보세요."라고 아무리 말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날아보라고 한들 인간인 이상 새처럼 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가 원래 갖고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본인도 당당해진다.
당당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덮어놓고 당당해지라고 말만 한다면 설교에 지나지 않는다. 설교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설교에는 힘이 없다. 그러니까 그녀는 설교는 하지 않는다. 상대한테 해보라고 말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지원할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 사람에게 맡긴다. 나는 그녀의 태도가 참 깔끔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121~122page
어려운 처지를 디딤돌 삼아 쭉 뻗어가려면 '조건(밑천)'이 필요하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든가, 우울한 기분에 맞설 수 있는 무억, 음악이나 스포츠나 공부, 곁에서 격려해 주고 뒤를 밀어주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돈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많은 것들이 주변에 있어야 비로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알고 보면 평범하게 살아가기란 참 힘들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말은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자는 도적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틀림없는 현실이다. 자신은 혼자서 살아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말하고 있거나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차피 나 같은 건 있으나마나 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여러분에게 그런 '밑천'이 없기 때문이지 게으르거나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다. -142~143page
'밑천'의 중요성. 당당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덮어놓고 당당해지라고 말만 한다면 설교에 지나지 않는다.
MB의 내가 해보니 시리즈~ 덮어놓고 당당해지라고 말만하는 바로 그 케이스.
짜증난다. 미치도록 짜증난다.
이 책에선 밑천 이야기를 참 많이 하고 있었다. 밑천. 배경. 무엇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같은 노력을 들여도 말이지...
'밑천'이 적은 사람이 100의 노력을 해서 이루는 것과, '밑천'이 많은 사람이 100의 노력을 해서 이루는 것은, 결과의 크기는 다를지 모르지만 노력의 양은 똑같다.
또한 '밑천'이 적은 사람이 100의 노력을 해서 달성하는 것은 '밑천'이 많은 사람이 하나의 노력만 해도 이룰 만큼의 것인지도 모른다. 노력의 양으로만 따지면 '밑천'이 적은 사람이 훨씬 더 노력하고 있다.
결과만 놓고 비교하면, 큰 성과를 낸 사람은 많이 노력한 것이 되고 성과물이 적은 사람은 별로 노력하지 않은 것이 된다. 이렇게 결과가 전부인 사고방식(성과주의)이 자기 책임론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 사고방식으로 보면 '그 사람 나름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 사람 나름의'의 말 속에 있는 '그 사람의 밑천'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람 나름의 노력'을 제대로 보고 평가하지 못하는 사회는 '밑천'이 적고 빈곤한 사회이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자신과 상대의 '밑천'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그런 것도 못해?' 하고 남을 쉽게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남의 인생을 쉽게 얕보게 된다. 타인을 얕보는 사회에서는 개인이 더 성장할수 없다. - 160~161page
지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제비라고들 한다. 교제비란 여러사람과의 '사귐'에 필요한 돈이다. 사람들과의 교제가 없어도 먹고 자는 것만 해결된다면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그렇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되지만 않으면 상관없을까? 우리는 단순히 죽지 않는 것만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예컨데, 친척이나 이웃에게 불행이 닥쳤는데 부조금이 없으면 장례식에 참석하기 어렵다. 참석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분한테 보살핌을 받고도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뒷담화를 들을지도 모른다. 참석해도 부조금으로 잔돈푼을 내놓는다면 겨우 그 돈으로 장례식에 오다니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핀잔을 듣거나, 생활이 어지간히 어려운모양이라는 소문 등으로 괜한 동정을 사게 되는 마음이 불편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설프게 동정 받느니 차라리 뒷담화를 듣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얼굴을 비치지 않게 되어 점점 친척들과도 멀어지고 이웃과도 소원해져 간다. 결혼식이든 장례식이든 자신의 마음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 174 page
최저생계비 체험 당시 난 경조사비를 평소와 같이 냈다. 그리곤 -30만원 가량으로 체험을 종료했다.
사귐에 필요한 돈. 교제비... 그 중 경조사비. 아무리 최저생계비 체험 중이라 해도, 친구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비용을 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최저생계비를 말 그대로 '체험'중이었던 나는 마이너스가 될 것을 각오하고 경조사비를 낼 수 있었으나...
실제 최저생계비로 사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겠지.
그래서 얼굴을 안비치게 되고 점점 친척들과 소원하게 지내게 되겠지... 친척 뿐만 아니라 직계혈족과도 연락을 안하고 사는 사람들인것을...
관계의 중요성. 그 관계를 지키는 돈의 중요성. 최소한의 돈은 있어야 하는데...
최저생계비에서는 이 부분은 전혀 감안해주지 않고 있다.
내가 아는 한, 활동가 또는 활동가는 아니더라도 활동가다운 사람이란, 어떤 문제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가려고 날마다 궁리하는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여러 대응 방법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의 존재 자체나 활동이 사회에 폐를 끼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잔혹하고 또한 사회적으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 192 page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 중 하나. 활동가다운 사람. 어떤 문제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며, 해결책을 궁리하는 사람.
이런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살 수 있을까? ^^
작년에 읽었던 책.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한 우리나라를 보며...
많이 공감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
빈곤. 나랏님도 가난은 못 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젠 나랏님이 가난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얼마나 많은 가난을 구해야 할까? 예산이 얼마나 들까?
어느선까지 구제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 좋은 책이었다. 너무너무 많이 좋은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