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스트셀러를 이제야 읽었다. <엄마를 부탁해>
의원님이 <엄마를 부탁해> 연극을 보러 가자 하셔서, 급하게 빌려 읽었으나~
직원들이 시간이 안 맞아서 연극 보런 못간.. 흑! 그래도 덕분에 좋은 책 읽었음!
사실,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당시엔 기다렸다가 빌려 읽기 싫어서 안 읽었는데...
몇년 지나고 보니 예약도서 신청 안해도 바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어제 시청 오고 가는 지하철에서 읽고, 집에서 자기 전에 읽으니 금방 다 읽어버린 책.
콧끝이 찡~해 지는...
엄마, 아빠. 생각할 땐 잘해야지 잘해야지 하면서, 막상 집에 같이 있으면 성질만 부리고, 잘못하고 그렇게 되는 듯.
특히 엄마한텐 더더욱.
엄마 또한 나와 어린 시절이 있었고, 나와 같은 젊은 날이 있었을텐데...
그런걸 모두 잊고 그냥 엄마는 엄마야.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나 또한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제나 무엇이든 받아줄거라 생각하며, 투정도 참 많이 부린 것 같고~ 성질은 아직도(?) 부리고 있고...ㅋ
전업주부인 엄마. 결혼 후 본인이 다른 꿈을 펼치지 못해서였을까?
엄마는 나에게 참 많은 걸 해주셨다~
특히 엄마는 날 키우면서, 남자 여자 구분을 전혀 하지 않으셨다.
여자는 무엇을 해야해! 남자는 무엇을 해야해! 이런 구분이 전혀 없이 우리 남매를 기르셨다.
특히 나한테는 여자라고 못할 건 없다며, 뭐든 할수 있다고 지지해 주셨다.
무엇이든 믿고 맡겨주시는, 그리고 사랑을 듬뿍 주신 부모님 덕분에 난 정말 티하나 없이 밝게 자랄 수 있었고,
과도한 자신감 또한 가질 수 있었다. 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그런데 이런 내 모습 뒤에 부모님의 특히 엄마의 희생이 있다고 생각해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내가 옷 벗어두면 그 옷을 빨아주고, 끼니 때면 당연히 밥을 차려주는 그런 존재 였으니까 말이다.
동생이 고등학교 때 까지 자식들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으셨던 엄마는~
동생이 대학을 가자마자 자유로워 지셨다.
그리고 그 이후론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아줌마들과의 모임도 더 적극적으로 나가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엄마의 부재를 처음 느꼈다.
일주일, 이주일씩 해외여행을 가시면, 정말 피폐해지던 집안 모습.
딸이라고 하나 있는건 야근한다고 늦고 약속있다고 늦고~
동생은 대학원 다니느라 거의 연구실에서 살고~
아빠 혼자 퇴근해서 저녁 차려 먹고, 집안일 하고...
밤 늦게 동생과 내가 집에 와 보면, 불 꺼진 집에서 안방 불면 키고 TV를 보고 계시던 아빠.
그때 엄마의 부재를 실감했다.
집에서 엄마가 어떤 존재였는지 말이다.
4식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주던 존재.
그 어떤 식구보다 부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모두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필요한 존재. 그런 존재가 바로 엄마였다.
사실 <엄마를 부탁해> 속 엄마는 우리 엄마라기보단 외할머니의 느낌이 많이 났다.
시골에 살며, 자식들에게 무어라도 하나 더 주기 위해 바리바리 싸들고 서울을 향하는 엄마(외할머니)~
그리고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엄마(외할머니)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동보다, 엄마가 이 책을 읽고 느낄 감정이 훨씬 크리라~
나의 엄마보단 엄마의 엄마가 소설의 엄마와 흡사하기 때문에...
하지만 난 엄마에게 이 책을 권하지 않으려 한다.
차가운 딸(엄마가 맨날 나보고 차가운 뇬이라 한다)과 달리 감정이 매우 풍부한 엄마이기에~
이 책을 읽다가 너무 많이 울 것이 빤히 보여~
차마 책을 권할 수가 없다.
나 또한 이 책을 보며 엄마보다 외할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났는데, 엄마는 오죽할꼬?
이런 책을 보면... 항상 하는 다짐 그러나 절대 지키지 못하는 다짐.
부모님께 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