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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cm vs 167cm 국회 대치 그 후!

by 하트입술 2010. 12. 10.

오늘 오후 6시30분~7시 즈음 비가 온다는 말에 의원회관으로 우산을 빌리러 갔습니다. 평소엔 사무실에 남아돌던 우산이 오늘은 마침 하나도 안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네이트로 다른 의원실에 남는 우산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지하통로를 통해 의원회관으로 넘어갔습니다(전 위원장실에 근무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사무실들이 모여있는 의원회관이 아닌 국회 의사당(본청)에서 근무를 합니다).  

우산을 빌려주기로 한 친구네 의원실로 가니 한참 진지하게 전화통화 중이기에, 다른 의원실들을 놀러다녔습니다. 혼자 모 의원실 앞을 지나가는데 어떤 등치 좋은 남자 하나가 지나가다 다시 되돌아 와서는 저한테 말을 걸더군요.

"저 아시죠?"
"모르겠는데요? 저 아세요?"
"대치 때 저한테 공격 하셨잖아요!"

이게 무슨말? 어안이 벙벙하여 쳐다보니 190cm에 100kg은 족히 나갈 것 같은 남자가 저한테 제가 대치 때 자기를 공격했다며 매우 거칠게 말하더군요. 사실 대치 때는 서로 부딪힐 수 밖에 없는거고... 크게 다치지 않는 이상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는게 대다수인데, 이건 도대체 머지? 하는 생각을 하며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 그 사람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대치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과 마주칩니다. 그 중 정면으로 서로 쳐다보게 되는 경우도 있고 측면으로 보게 되는 경우도 있고...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번 대치 때 원래 알던 사람들과 마주친 것 외에 다른 사람들은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저를 기억한거죠. 제가 무언가 인상이 깊었었나봅니다.

여하튼 그 사람은 계속 주저리 주저리 말을 했습니다. 자기는 가만히 있었는데 제가 달려들어 자기를 공격했다고 말입니다. 하하! 그 말을 듣고 실소가 나오더군요. 의원회관 복도에서 그 대화를 나눌 때 전 그 사람을 올려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167cm 여자치고 작은 키는 아니지만, 그쪽이 원체 크고 거대해서 말입니다. 근데 그런 사람한테 제가 공격을 해서 상해를 입혔다라...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치 때 서로 그럴 수도 있는거고, 전 당신이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그리고 등치를 봐도 제가 공격을 당하면 당했지 가했을 거 같진 않은데요. 또한 저희가 방어하고 한나라당이 공격하는 입장이었는데, 말이 안되는거 아닙니까?"

그러니 그 사람은 계속 제가 자기를 공격해서 자기가 다쳤다고 손 옆 부분에 살짝 까진 상처를 보여줬습니다.
손 옆부분이 살짝 까진게 공격을 당해 생긴 상해라.. 하하! 어이가 없을 뿐!!

제가 기억이 없다고 하니 그 사람은 덧붙이더군요.

"증거 사진이 있어요!"
라고 말이죠.

그리곤 생각해보니 오마이뉴스 메인에 떴던 사진 속에 저와 함께 찍혔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절 죽일거 같이 쳐다봤던 사람은 그쪽인데... 그리고 전 그 쪽에 손도 안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하하!

보통 대치 때 생긴 일들은 김모의원실 박모비서관 처럼 아주 크게 다치지 않는 이상, 서로 그려려니 하고 넘기기 마련인데... 그 사람은 제가 살짝 생채기 낸게(그것도 전 기억이 정말 전혀 안나지만 말입니다), 정말 많이 아팠었나봅니다.

그러니 여자 혼자 지나가는데 그거 붙들고 저따위 말을 지껄이죠. 그쵸?

그 사람과 대화하며 어안이 벙벙해서 제대로 대꾸를 하지 못한거 같아 지금 생각하면 화가 날 뿐입니다.

"당신은 대치 때 딴 사람들 하나도 안 밀었냐고? 그런 작은 상처를 따지는데, 그럼 당신 밀친 모든 민주당 사람들에게 가서 따질꺼냐고? 그리고 그런 상처 하나 나는게 무서우면 그 자리엔 왜 나왔냐고? 내가 여자라 만만해서 따지는 거냐고?" 이런 말들을 했어야 하는지 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난 기억이 안나고, 그 공간은 덤벼들어 공격할 만큼 넓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우릴 공격한 것은 니네다"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대화 종료 후 가까이 있던 의원실에 들어가서 그 이야기를 하니.. 남자 비서관님이 쫒아 나가려 하더군요. 어떤 새끼냐며....
좀 더 일찍 좀 나와주셨으면 좋았으련만...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제대로 말을 못했으니 말입니다.

결국 제가 판단했을 때, 그 남자는 감히 여자애가 자기를 막은 것이 화가났고...
마침 그 여자애가 자기 앞에 나타났으니, 가던 발걸음을 돌려 한마디 던지고 간겁니다.
그럼 제가 쫄거나 무서워 할 줄 알았겠죠. 제가 그 정도로 쫄거나 무서워하는 여자는 전~혀 아닌데 말입니다.
아.. 아직도 그 인간에게 퍼붓지 못한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갑자기 공격당해서 제대로 퍼붓지 못한게!!

그리곤 바로 우산을 빌리러 갔다가, 친한 언니에게 들렀습니다. 그 언니에게 몇층 복도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라고 하니 바로 내부 전산망에서 이 사람 아니냐며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그 사람 맞았습니다. 원체 유니크한 덩치다보니 누군지 바로 나오더군요.

제 말을 듣더니 자기가 아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며... 협박으로 고소하라는 언니! 그정도는 아니지만... 이대로 넘기기는 너무나 찝찝해요. 저희방 보좌관님은 그 새끼 미디어법때 자기랑 많이 붙은 놈이라며 원래 그런 놈이니 똥 밟았다 치고 넘어가라는데... 아직도 너무 기분이 나빠서 이걸 어찌해아 할까 고민 중입니다.

비겁하고 저열한놈!!

만약에 제가 그 복도에 혼자 지나간게 아니라, 누군가 남자와 함께 지나갔다면 저한테 그 사람이 저따위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크게 싸움이 벌어졌겠죠. 정말 작은 생채기 가지고 공격 운운한 그 사실 자체만 가지고 말입니다.

제가 가장 화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덩치가 산만한 남자가, 여자 혼자 있는데 공격 운운하며 공포분위기 조성해서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는 것 말입니다. 물론 제가 그 사람에게 꺠갱하거나 하진 않았으나... 그런 상황을 만든 그 사람의 수준이 너무 저열하고 거기에 당해 분노하는 제 자신이 한심스러울 뿐입니다.

사실 이런거 커다란 개새끼 한마리가 아주 신나게 짖는구나 하고 소쿨하게 넘겨야 하는데, 그러기엔 제가 너무 뜨거운가 봅니다. 아직도 머리에 스팀이 뜨끈뜨끈하네요.

당신! 그 따위로 살지 말아요. 약한 사람에게 강하게 구는 것. 그거 가장 못된 습관입니다. 한나라당은 의원이나 보좌진이나 하는짓이 너무나 똑같네요.

민주당 당직자인줄 알았다며 여자 속기사 머리채 휘어잡은 김성회 의원이나,
주변에 보는 사람 없다고, 지나가다 되돌아와서 공포분위기 조성하며 말도 안되는 말 하고 간 당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작은 생채기 나는 것 조차 너무나 아프고 싫으시다면, 도대체 대치에 왜 참가를 한건가요?

이따위 짓거리 하거들랑 다음에 혹여 대치가 또 있다면... 그떈 절대 나오지 마시죠. 
여자에게 공격 당했다고 보복하고 있는 거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난 지금도 당신 얼굴이 제대로 기억이 안나는데... 그 많은 사람들과 대치 때 부딪혔는데 제 얼굴이 기억나신다 함은~
제가 정말 미워서 얼굴까지 기억했나봅니다.
하지만 아까 저한테 그렇게 퍼부음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셨으니 다른 사람에겐 쪼잔하게 저따위짓 하지 마십시요.
물론 당신이 민주당 남자 보좌진에게 저따위짓을 할 위인으로 보이지 않습니다만, 혹여 큰 사고 날까 우려되어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치가 끝난 후 혼자 걸어가던 민주당 보좌진을 아주 완전히 밟아버린 잔인한 한나라당 사람들.
당신들 이 정권이 영원할 것 같습니까? 그리고 당신들은 3년 째 제대로 예산심의 조차 하지 못한 채 직권상정으로 통과되어버린 예산안이 정의롭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들은 도대체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길래 이러한 일에 그리 몸을 던지십니까? 난 당신들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당신들 중 거칠게 몸싸움 하던 몇몇분들...
당신들에게 혹시 아이가 있지 않나요? 그 아이들 필수예방접종 국가에서 무료로 해주려는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는데...
그게 당신들이 원하는 국가입니까? 4대강 예산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예산보다 그다지도 중요합니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단지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지 말고 말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이 다른 점은.

한나라당은 위에서 무조건 시키는대로 하는 개인의 의사따위는 싸그리 무시해버리는 완벽한 탑다운형 조직이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의 의견 또한 받아들일 줄 아는 약한 버텀 업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우리가 약하지만... 우린 더 강해질 겁니다.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더 강력하고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조직으로 말입니다.

우리 돌아오는 총선 그리고 대선 때 두고 봅시다. 국민들이 누구를 선택하는지를...

ps. 아까 나와 마주친 당신. 실명 거론하고 사진 까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난 대인배니까!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