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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Movie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

by 하트입술 2010. 11. 18.

불안 불안한 국회 상황. 하루종일 계속 된 의원총회. 그래서 미리 잡아놨던 저녁약속 취소.
5시 즈음 저녁약속을 취소했는데... 7시 즈음 의원총회가 끝났다. 상황이 어찌될지 몰라 약속까지 취소했는데.. 후덜!

갑자기 7시30분 경 퇴근이 가능해졌고... 국회 혹은 여의도에 있는 지인들과 술을 한잔 할까? 북카페를 가서 책을 볼까? 집에가서 쉴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바로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고 씨네큐브로 향했다.

혼자 종종 찾곤 하는 씨네큐브. 영화사 백두대간이 분리되어 나갔으나... 그 후에도 상영되는 영화들은 좋아 자주 찾곤 하는 곳.
오늘 저녁엔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와 <노라없는 5일>상영~ 그 중 망설임 없이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를 선택했다. 보고 싶었던 영화기에...

영화시간에 딱 맞춰 도착한 씨네큐브. 지정석(?)인 A 86번에서 영화를 봤다(테이큰 우드스탁도 이 자리에서.. ^^).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 외엔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본 영화... 그런데 너무 너무너무나 좋았던 영화.

*영화를 볼 예정이신 분은 읽지 마세요. 스포일러 포함!

이 영화에는 두가지 사랑이 있다.

강간살인 피해자인 릴리아니와 그의 남편 모라레스의 사랑. 모라레스는 그녀가 죽고 난 후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지만 상사와 부하직원, 학력차, 부유함의 차 등 차이를 인지하며 표현을 못하다가 헤어지고 만 에스포지토와 하스팅스.

영화는 이 두 사랑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주면서, 피해자를 죽인 것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죽음을 파해치다 죽임을 당한 산도발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나간다...

검사보였다가 은퇴한 에스토지토가 원고를 쓰면서 원고 내용을 상상하는 것 부터 시작이 된 영화.

검사보인 에스포지토. 그가 근무하는 곳에 새로운 상사로 대학을 갓 졸업하고 하스팅스가 부임을 하고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너무나 사랑하나 전혀 표현을 하지 못하고 있던 중 잔인한 살인사건이 터졌다.
자신의 집에서 강간을 당한 후 살인을 당한 젊고 아름다운 여성.
에스포지토는 부하직원인 산도발과 불법이라는 무리수까지 둬 가며 그 사건을 파헤쳐나가는데...
사건의 판사는 사건을 다른 지역으로 이관하고, 사건을 접게 된다.

하지만 피해자의 남편의 절절한 사랑 때문에 그 사건은 다시 파헤쳐진다.

"기억이 사라지는게 두려워요. 그녀가 끓여줬던 차가 레몬을 넣었는지, 꿀을 넣었는지? 기억이 맞는지 혹시 기억 속의 기억이 아닌지?" 이렇게 말하며, 매일 은행업무가 끝나고 시 외곽에 사는 범인이 언젠가는 나타날 거라 믿으며 외곽과 연결된 지하철 역을 매일 매일 지키는 피해자의 남편 모라레스.

그를 만난 에스포지토는 다시 범인인 고메즈를 찾기 시작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를 잡아서 종신형을 받을 줄 알았으나, 반정부 게릴라 소탕에 협력했다고 풀려난 고메즈. 그리고 그 후 에스포지토의 집에서 총에 맞아 숨진 부하직원 산도발.

산도발의 죽음이 고메즈의 짓으로 판단하고 에스포지토를 전근 보내는 하스팅스. 그리고 그를 기차역에서 배웅하는 그 순간 결국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만다. 약혼자가 있는 약혼녀임에도 불구하고.... 그 후로 25년 에스포지토는 소설을 완성해가며 과거에 공백으로 남겨졌던 이런저런 편린의 조각들을 맞추어 간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 또한 25년 간 하스팅스 하나였다는 사실 또한 깨달아 가고. 결국 그녀와 그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해 준 영화.
여운이 너무나 커 엔딩크레딧이 모두 다 올라갈 때까지 음악을 들으며 멍 하니 앉아있게 한 영화.

왜 아카데미에서 이 영화를 극찬하며 상을 줬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간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나 좋았던 영화. 왠지 나도 누군가 사랑해야 할 것 같다. 그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