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메일 함을 열어보니 대학 은사님께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슬기에게,
벌써 11월이구나. 참 세월이 빨리도 흐른다. 그간 건강히 잘 지내리라 믿는다.
늘 한 눈 팔지 않고 제 갈 길을 잘 찾아가는 슬기여서 지금 쯤 또 자신의 성장을
위해 열심을 다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해가 가기 전에 더 큰 꿈을 기르고 펼
쳐가기 바란다.
오늘 밤부터 기온이 내려가 내일은 반짝 추위가 올 거라고 하는구나. 옷 다뜻하게
입고 감기 들지 않게 건강 잘 살펴라.
2010년 11월 초하루 최 경 석
몇 자 안되는 메일이지만...
메일에 듬뿍 담겨있는 교수님의 사랑.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는 못난 제자에게,
먼저 메일 주시고 챙겨주시는 교수님이 있어서 다시 기운을 내보고, 으쌰!
바로 답신을 드리니 또 바로 답신해 주신 교수님.
슬기에게,
그렇게 감동에 젖을 것 까지야 있겠니? 나도 하는 일 없이 바쁘긴 하지만 재학 시절에
똘똘하고 장래성 있어 뵈던 너희들 몇몇은 너희들이 소식을 전하든 말든 늘 눈에 아른
거리고 어찌 지내는지 궁금하고 걱정도 되고 그렇단다.
그래 그렇게 네가 학부 때는 마음 먹지 않았던 석사, 박사 공부를 하려는 생각을 가
지는 것이 내가 너에 대한 궁금증의 원인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너희들이 스스로를 위
해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지만 곁에서 보는 나에게는 고마운 일이 되는구나. 빨리 논문
마치고 박사과정에 진학하기 바란다.
지금 사회복지 전공자가 적지만 아마 곧 전문가라고 나서는 사람들이 넘쳐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 누가 정말 전문가인지를 판가름 할 수 있게 준비를 잘 해야될 것이다.
열심히 그렇게 논문도 많이 읽고 공부 많이 하기 바란다.
(중략)
차가워지는 날씨에 건강 조심하기 바란다.
2010년 11월 초하루 최 경 석
항상 감사합니다 교수님. 대학교 1학년 사회복지개론을 듣던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낡은 푸른빛 양복을 즐겨 입으시며, 학생들에게 가혹하리만큼 높은 수준의 공부를 요구하셨던 교수님.
본인 또한 본인이 정한 기준에 맞게 평생을 살아오신 그야말로 청빈한 학자였던 교수님.
살면서 좋은 은사님을 모실 수 있는 것 또한... 정말 큰 행복입니다. ^^
교수님 건강하세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