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가 본 트윗 벙개! 독설님이 친 트윗 벙개로 독설님, 그리고 다른 트위터 2분과 함께 강변 CGV에서 본 <옥희의 영화>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마침 야근하는 와중 또 마침 집에서 가까운 강변 CGV에서 벙개를 하기에 망설임 없이 나간~ ^^
벌써 3~4년 전, 17대 때 의원실서 자주 뵙던 독설님을 오래간만에 뵈었는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는...
머.. 나 또한 푸릇푸릇하던 인턴이 일에 찌든 공무원이 되었으니~ 그 또한 세월이 비껴갈 순 없는 법. ㅋ
동네에서 함께 술마시자고 기다리던 좌우지, 똥랑, 차차는 "홍상수 영화"보러 가는 내가 이해가 안간다 투정부렸으나...
난 "홍상수 영화"가 좋은걸 어떻하뉘~! 쏘리 쏘리~!
홍상수가 새로 찍은 영화라는 것. 그리고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라는 것. 그 두가지만 알고 본 <옥희의 영화>
파~란 화면에 하얀색으로 손글씨로 쓴 제목과 주인공 이름... 그렇게 시작되는 각기 다른 4편의 영화
<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
<주문을 외울 날>에서는 진구(이선균)이 대학강사이자 영화감독으로 나오며, 문성근은 송교수였고...
<키스 왕>에서는 진구와 옥희(정유미)가 대학생이며 크리스마스 날 연애를 시작하고,
송교수와 옥희는 연애를 하는 듯 마는 듯 하는 관계~
<폭설 후>에서 문성근은 송교수가 되기 전 송강사로 나오고, 진구와 옥희 역시 학생.
<옥희의 영화>에서는 옥희가 나이 든 남자(송교수)와 젊은 남자와 각각 아차산을 오른 경험을 다룬 내용.
시간 상으로 다시 재구성해 본다면,
<폭설 후>, <옥희의 영화-나이 든 남자>, <키스 왕>, <옥희의 영화-젊은남자>, <주문을 외울 날> 이렇게 구성되는 듯!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될 것을... 나도 모르게 또 영화 분석하면서 봐서~
아, 저 사람 앞에 어떤 역으로 나왔는데... 어 이거 앞뒤 관계가 이렇게 되네?하며 머리 굴리며 봤다는.. 이것도 병임.
머.. 예를 들어, <주문을 외울 날>에서 진구의 GV 사회로 나오는 여자는, <키스 왕>에서 옥희와 술 마신 친구라는 것?
그리고 <주문을 외울 날>에서 진구가 진구의 와이프와 나온 그 집이 <키스 왕>에서 옥희의 집이었단 것.
이런거 보고 있었다는... 사소한거에 집착하는.. 그냥 못 넘기는 이런 나쁜 직업병. 하하!
홍상수감독의 영화 다운. 극 사실주의 영화. 극 사실주의 대화!!
연애할 때는 다 그런게지...
몇몇 장면에선 폭소를 금치 못하고 마구 웃기도 하고~
몇몇 장면에선 "아~ 나도 저거 해봐야지!" 싶기도 한!
그런 다양하고 재미있는 장면들(스포일러가 될까바 말은 못하겠고, 근데 이미 다 해버린건가?).. 호호호!
음.. 그 중 단연 절대 안 잊혀질 장면은... 진구(이선균)와 옥희(정유미)의 키스씬. 극사실주의적인..
아 보면서 정말 발가락이 굽어서 안 펴지는 줄.. 푸흣!
4개의 영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 <옥희의 영화>가 가장 여운이 많이 남은 영화인듯...
1년하고 하루의 시간을 두고 한 공간을 나이 든 남자 그리고 젊은 남자와 다녀온 후 그들 간의 차이점.
그리고 그들 각각과 갔을 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그것을 붙여서 바라보고자 한 "옥희"
그 배경이 된 "아차산".
집에서 매우 가까우나, 심지어 하루에도 2번 씩 "아차산 역"을 지남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아차산.
이 영화를 보고 매우매우 가보고 싶어져버린..
옥희에게 "아차산"이 있다면, 나에겐 어느 공간이 "아차산"과 같은 공간인가 떠올려 보니...
몇군데 떠오르는 곳들이 있긴 함... 다음의 그와도 갈 공간이기에 여기에 공유하긴 거시기 하나~
내 주변인들이라면 어딘지 떠올릴 수 있을 듯.... 여하간~
급작스런 벙개로 좋아하는, 그리고 너무나 보고 싶었던 영화를 봐서, 매우 뿌듯한 하루가 되었음.
그러니 이제 자야지! 쿄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