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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Movie

필로미나의 기적(2013)

by 하트입술 2014. 5. 11.

필로미나의 기적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 (2013 / 영국)
출연 주디 덴치,스티브 쿠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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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수요일. 학생들이 가득 찬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계속 우울했었다. 세월호가 침몰된 당일에는 기사보고 뉴스 특보보다 2시간도 채 못자고 그 후로도 쭈욱 무기력하고 우울한 나날들...

하지만 해야 할 일들 때문에 마냥 우울해 하며 널부러질 수는 없어서, 장애인의 날이었던 4월 20일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북카페에서 공부를 하다가 저녁 즈음 영화를 보러 강변 CGV를 갔었다.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이 '기적'이라는 단어를 보고 선택했던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

우울했던 터라, '기적'이 일어나는 행복한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
제목에만 '기적'이 들어갔을 뿐. 영화를 보고 오히려 더 우울해지고 머리가 더 복잡해져 버렸다.

(이후 내용 스포일러 포함)

아일랜드에 사는 미혼모였던 한 여자의 이야기.
어릴 적 놀이공원에서 만났던 남자와 아무것도 모른 채 하룻밤을 보낸 댓가로 생겼던 아이.
미혼모들을 돌보는(?) 수녀원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 하루에 1시간 아이를 만나는 시간만을 고대하며 하루를 보내는 여자. 그러다가 자신의 아이가 입양이 되어버리고, 이후 결혼을 해서 딸을 낳고 자신이 낳았던 아들은 지갑 한켠에만 넣고 그리던 여자

그리고 어느 생일. 딸에게 자신이 미혼모였던 사실을 고백하고 아들을 찾고 싶다고 말한 여자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파티에서 퇴직한 기자를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도움을 청한 여자의 딸.

그리고 기자와 여자의 아들 찾기 여정.

해피엔딩이 되려면 "아들을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되어야 하는데~
아들을 찾으러 아들이 입양 간 것으로 추측되는 미국을 가서 아들을 추적하다가 정치인이었던 아들이 이미 사망한 것을 알게 된 여자.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게이였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 여자.

자신이 낳은 아들이 게이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원래 애가 좀 여성스러웠다"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포용하고, 그가 사랑했던 남자를 만나서 아들의 이야기를 알게된 여자.

여자가 아들을 찾기 전, 아들은 여자를 먼저 찾았으나~
수녀원에서는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모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았고...
여자가 아들을 찾으려 할 때는 관련 서류가 모두 불태워진 후였다. 그래서 아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

그리고 여자의 아들은...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그녀가 아들을 찾기 위해 수회에 걸쳐 찾았던, 자신이 한때 살았던 그 수녀원에 묻혀 있었다.

엄마를 찾고 싶었던 입양아, 뒤늦게라도 아들을 찾고 싶었던 엄마.
하지만 그들의 재회를 방해한... 아이를 팔아넘겼던 수녀원.
그리고 기사 작성을 위해 여자가 아들을 찾는 것을 돕다가 그녀를 진심으로 돕게 되는 기자.

돈을 받고 아이를 해외로 팔이넘기고, 그렇게 팔아넘겨진 아이가 친모를 찾아와도 찾기 힘든 시스템.
이것은 비단 아일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아이 1명을 해외입양 할 때의 입양 수수료 최대 1,800만원.
미혼모시설과 입양시설을 함께 운영하며,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기도 전에 아이를 입양시키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고 아이를 낳지마자 정든다며 아이를 보여주지도 않은 채 입영을 보내버리는 입양기관.
(이 사실을 알기 전 대다수의 국민들은 입양기관은 좋은 일 하는 좋은 곳이라고만 생각했었지... 나 또한)

아이를 낳은 후 입양을 보내기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가 아이를 낳은 후 마음이 바뀌어 미혼모가 직접 키우고 싶다고 해도, 이미 계약을 했고 아이가 입양을 갈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입양 신청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양기관.

그래서 18대 국회에 최영희의원님께서 미혼모에게 아이를 낳은 후 숙려기간을 주고, 미혼모의 호적에 올렸다가 아이를 입양하도록 하여 아이가 이후 친모를 찾을 경우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한 입양특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셨었고 이 내용이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 중인 요즘.

법 개정으로 인해 내후년부터 입양기관은 미혼모시설을 함께 운영할 수 없게 하였고, 입양기관들은 헌법소원을 낸 상황. 결국 미혼모시설을 운영하며 아이를 수급받아 그 아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된...

그러니 '베이비 박스'에 아이가 넘쳐난다며 입양특례법 개정을 부르짖고 있는 이들.

우리나라도 '입양특례법'을 예전으로 되돌리는 개정안이 나오고, 입양기관이 그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여기저기 로비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꼭 닮은 아일랜드의 입양 사례가 담긴 영화를 보니 마음이 많이 무거워 졌었다.

촉법 소년 이야기가 담겼던 '오늘', 장기요양보호사 성추행 문제가 담겼던 '시' 등...
일과 관련된 영화를 보면 해야할 일에 의욕이 불끈 하기도 하면서, 현실을 그대로 가감없이 담은 내용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 지기도 한다.

그래서 '도가니'와 '한공주'는 일부러 안 본... 특히 광주 인화학교 이야기를 담은 '도가니'는 소설로 읽은 후, 영화를 보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차마 엄두가 나질 않았었다. 밀양 성폭행 이야기가 담긴 한공주도 마찬가지고...

영화를 본 후 '입양특례법 개정'을 위해 힘겹게 싸우던 우리 의원님이 떠오른!

그래서 의원님께 전화 드려서 아일랜드의 입양 이야기가 담긴 <필로미나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있으니 꼭 보시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었다.

영화보는 취향이 약간은 비슷한 우리 의원님.
18대 때 의원님을 모실 때 <그을린 사랑>을 보고 완전 초 감동했었는데~
의원님 또한 이미경의원님, 장하진 전장관님 등 친한 분들과 <그을린 사랑>을 봤다며 강추 하시기에 의원님이랑 영화를 주제로 한~참을 수다 떨었던 기억.

<필로미나의 기적>을 봐서가 아니라 19대 국회 이후 최의원님이 떠오를 때가 참 많다.
그 때가 참 행복했었는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