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 아들 돌잔치를 갔다가 친구와 카페를 갔었다. 가서 사는 이야기를 하다 친구가 한 말 한마디.
"요즘 삶이 무기력해. 매일 뭔가 하긴 하는데, 지나고 보면 뭘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이 말에 난 "넌 칼퇴가 가능한 직업이니 새로운 취미생활을 가져보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고, 그렇게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내 취미는 '독서'와 '영화보기' 누구나 좋아하는 너무나 흔한 취미라서 어디다가 이야기 하기도 뻘쭘할 정도의 것들...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독서광이었던(요즘엔 책을 안 읽으시는; 눈 안 좋으시다고) 아빠가 집에서 책 읽는 것을 보고 따라 읽은게 시작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본격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던게 언제였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아주 어릴 적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에는 만화로 된 책을 읽었던 기억.
같은동 같은 층에 살던 친구들 집에 모두 동일한 만화 백과사전(?)이 있었고 그 책을 참 좋아했던 기억.
그리고 한참 건너뛴 5학년 때의 기억.
수업 시간에 몰래 책 보다가 담임선생님 한테 걸렸고, 결국 엄마가 학교로 소환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던...
(이 때가 책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첫 기억이다. 이후 수업 시간에 책 보다 걸린 경우가 꽤 된;;)
불행인지 다행인지, 5학년 때 옆반 선생님이 옆집 아줌마였고~
학교에서 나의 기행을 우리 엄마에게 바로 이야기 해서 엄마가 학교까지 찾아오는 소동이 벌어졌었다.
수업시간에 다른 책 좀 읽는게 뭐가 어때서?!
중고등학교 땐 아빠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서 방학 때마다 10권짜리 소설들을 탐독하고~
대학 땐 작가별로 하루는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는 '전경린' 이런 식으로 책을 몰아서 읽었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주로 지하철을 타고 등하교 하는 시간. 그렇게 그냥 읽어내려간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책들.
그래서 읽은지 모르고 같은 책 2~3번 읽기도 한...
그 후 읽은 책 제목을 써놓다가 아예 블로그를 만들어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읽자마자 바로바로 써야 하는데 바쁘단 핑계로 한~참 밀어 놨다가 한꺼번에 몰아 쓰는 서평.
지금도 서평써야 할 책이 10권 정도 밀려있는데~
서평은 안쓰고 그냥 책만 보고 있다.
일 생각 공부 생각 안하고 책만 읽을 수 있는 시간.
작년 3월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4월 차를 산 후 한참 손에서 놓고 있었던 책.
(지하철에서 책 읽는 경우가 많았어서, 차를 산게 독서량에 아주 악영향을 미쳤다)
집에서 드문드문 읽긴 했지만, 예전 처럼 많이 읽지도 못했었는데, 3일 간의 연휴를 맞이하여 도서관에서 책을 뭉텅이로 빌려서 온!
발제 준비해야 할 것 까지 포함해서 15권의 책을 가져왔는데, 그 중 현재까지 읽은 책 3권.
발제 준비는 손도 안대고 있는데... 언제 다 읽고 출근하려나?!
그래도 좋다!
책에 파뭍혀 있는 연휴. 너무 행복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