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힘든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 같다.
당직 때문에 국회에서 자서 찌뿌둥 한데, 월요일 시작인 국정감사 질의서는 몇개 쓰지도 못했고 심지어 자료도 도착하지 않은 상황.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분노와 불안감...
오전 내내 혼자 우왕좌왕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카톡으로 음악이 날라왔다.
"가을에 듣기 좋아서 보내... 바쁠텐데 홧팅!"이라며 함께 날라온 '스탠딩 에그' 앨범.
텔레파시라는 것이 있는건지?
평소에는 연락 하지 않다가, 내가 유독 휘청일 때면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람.
노래를 보낸 후 "점심 때 바람 좀 쐬봐!" 라며, 일만 하지 말고 잠시 쉬라는 사람.
점심시간 직전에 꼬여버린 일로 밥맛이 없어서, 빈 사무실에서 혼자 이어폰 끼고 '스탠딩 에그' 노래를 듣는 중. 잔잔하니 너무 좋다.
잔디밭에서 돗자리 깔고 누워서, 산들거리는 바람 맞으며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 그런 노래.
해야 하는 일들에 눌려 울고 싶어지는 오늘. 작은 위안이 되는구나...
그저 모든걸 놓고 잠시 멍 하니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나날.
지금도 노래 들으면서, 의원님 인터뷰 답변서를 쓰고 있다.
머리와 가슴과 손이 다 따로 노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쌓여있는 것들을 처리하려면 계속 앉아서 일일일 해야하는 상황.
오늘은 쫌 힘.들.다.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