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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Book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윤성근)

by 하트입술 2010. 2. 21.


설 연휴 전날, 시골 할머니 댁에서 읽을 책을 빌리러 의원열람실을 갔다.
걸어서 5분이면 책들이 가득가득한 국회도서관임에도 불구하고, 게을러서 항상 원스탑을 통해 회관으로 배달을 시키거나 혹은 의원열람실에 있는 책들 중 골라서 빌려보는.. ^^;

그래도 의원열람실에 비치된 책들은 나름 엄선된 책들이기에 빌렸던 책 중 후회했던 적은 없는 듯 하다. 
각 분야별 신간 중 괜찮은 책만 의원열람실에 비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은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읽기"라는 부제~
최근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책읽기 방법에 관심이 많아서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도 설 연휴에 빌려서 보고...
계속 비슷한 책들을 읽고 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였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책을 읽지? 란 궁금증에서 빌린 책인데...
이 책은 그 이상을 주었다. 아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들까지 주었다. 보석 같은 책!

우선 윤성근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장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야할 듯 하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엄청난 독서광이었다. 책을 읽기 위해 3시간 씩 걸어서 종로서적을 가던 그. 
 
"일단 종로서적까지 가는 길을 알고 나니까 걸어서 다니기에는 먼 길인데도 자주 가게 됐다. 특히 학교를 가지 않는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친구와 함께 종로서적에 가서 하루 종일 책을 보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오곤 했다. 학년이 올라가고 우리가 자전거를 갖게 되기까지 거의 2년 가까이 그 먼길을 매번 걸어서 오고 갔다. 아마 그렇게 해서 읽은 책만해도 수백 권은 될 것이다."

그런 그가 2002년 여름, 인터넷 사이트의 서버를 다루던 일을 그만두고 대형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지내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 과거 자신이 책을 좋아하던 모습을 떠올린 후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만들어내는 출판사에 입사를 해서, 출판사에서 웹사이트 관리일을 했다. 그러던 중 <모든 책은 헌 책이다>라는 책을 보고 헌책의 매력에 빠져, 출판사를 그만두고 금호동에 있는 꽤 큰 헌책방에서 일을 하다가 함께 일하던 직원들 몇명과 한꺼번에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헌책방을 만들었다.

"책은 보고, 읽고, 느끼는 것이다. 책은 그것을 만나는 사람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도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진 생명체다. 이 책들을 눅눅한 습기가 들어찬 창고 안에 쳐박아 두어선 안된다. 사과 박스에 담거나 나일론 끈으로 꽁꽁 묶어 두어도 안된다.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숨 쉬게 해야 한다. 갇혀 있던 책이 먼지를 털고, 누렇게 탈색된 책날개를 펼치고 덩실덩실 춤추게 해야 한다. 책을 사고 팔아 돈 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처음 가지던 그 마음 그대로 책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래, 그러면 이 이상한 나라에서 이상한 헌책방을 한번 만들어 보자. 책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숨 쉬고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

그래서 그가 자원활동을 하던 '은평씨앗학교' 근처 지하에 그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하 이상북)'을 열었다.

그리고 이상북의 일상을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담담하게 소개하고, "책 읽기, 사람 읽기"에서 그에게 인상 깊었던 책을을 소개한다.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읽으며, 난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그의 활동력과 자유로움이 대단해 보였고, 그의 진보적인 사상에 공감을 하면서도 현재의 내가 그와 같이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자괴감이 들었다.
그의 모습을 보며 "와~ 정말 대단해!"라고 감탄하면서도 나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 그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그러한 연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상북.지역 공동체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너무나 멋진!!
이 책을 읽기 전 은평구에 대한 이미지는.. 서울시에 있는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하위권에 머무르는 곳, 그리고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많은 못사는 동네 정도로 생각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은평구에는 그 어떤 자치구보다 더 공고한 지역 공동체가 있는 구였다. 그리고 그러한 연대에 이상북이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뜻 깊은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제목은 '홍순관의 춤추는 평화'. 홍순관씨는 참 많은 일을 한 사람이고, 많은 곳에서 착한 일을 참 많이 한 사람이다...... 2009년 2월 21일 토요일, 오전 공연 시작 시간인 오후 세시가 다가오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상북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상북은 100제곱미터 남짓 크기인데, 사람이 많이 다니는 시내에 있는 것도 아니고 찾기 쉬운 곳에 문을 연 책방이 아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한 달 정도 홍보를 한다고 했지만 어디에 광고를 낸 것도 아니고 전단을 만들어 뿌리지도 못했다. 홍보에 들어갈 돈도 애초부터 없었지만 이런 공연을 홍보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올까 하는 생각에, 광고라고 해 봤자 은평구 지역에 있는 몇몇 시민단체 네크워크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게 전부다. 결과적으로, 공연을 마치고 참여한 인원을 세어 보니 학생들과 아이들을 포함해서 120명이 넘었다. 놀랍고 신기한 일이 일어난 거다."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이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다.

국회라는 곳에서 일을 하면서, 항상 추구하던 가치들~
그리고 그 가치들을 실천하고 있는 이상북의 주인장 윤성근 씨!

책을 다 읽고, 꼭 한번 이상북을 방문하고 싶어졌다.

평일에 8시까지 근무를 한다고 하니, 언제 정시 퇴근이 가능한 날~
꼭 이상북을 가보리라! 가서 그가 추천하는 인문사회 그리고 사회과학 도서를 양손 가득 사가지고 오고 싶다.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http://www.2sangbook.com/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