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Book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한국여성민우회)

by 하트입술 2010. 2. 7.


홍대 앞 북카페 <잔디와 거북이>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혼자 놀다가 책꽂이에 있던 책 중 유독 눈에 띄었던 책!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 여전히 제목 보고 책 고르는 내 모습. ^^;

"여성주의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현실의 나와 충돌하는 것이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며,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일일 것이다. 여성주의는 차별을 포함한 사회적 모순에 주목하며, 열린 소통과 연대를 꿈꾸는 행복한 실천이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 회원들이 쓴 글을 모은 모음집이었다.

어린 여학생, 30대 유부녀, 신혼부부, 50대 아줌마 등...
다양한 여자들이 접한 사회 속 여성의 모습~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즐겁게 읽어내려간 책.

특히 공감을 했던 부분은.. 시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여학생이 쓴 글!

"나를 포함한 우리 팀원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시청이라는 공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어린 여자'로만 보여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시청이라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남자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여기서 만날 수 있는 여성은 극히 소수의 여성 공무원과 근로학생이라고 불리는 소위 급사 일을 보는 여성이다."

나 또한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국회라는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고(정기국회 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법안소위를 들어갔을 때 소위장 안에 속기사와 나를 제외하곤 모두다 남자들만 가득한 걸 발견하곤 얼마나 숨히 막히던지...), '어린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꽤나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평소 캐쥬얼한 차림을 좋아하고 즐겨입지만, 출근할 때는 항상 정장만 입고 높은 힐을 신고 출근을 한다. 그리고 업무상 만나게 되는 나이 많은 남자들에게 '어린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잘 먹지도 못하는 술을 주는대로 받아 마시는 등 나도 모르게 '나이든 여자' 혹은 '성숙한 여자'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면 살짝 씁쓸해 지기도 한다.

그리곤, 같은 나이라도.. 남자와 여자를 대하는 모습이 다른 어른(?)들을 보며...
'여자인게 죄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사회가 바뀌었다고 한들~
여전히 전화는 여자가, 차 타는 것도 여자가 하는 것이 보기 좋다는 어른(?)들...
21세기가 지나고 22세기가 되면 조금은 달라질까?

"직장 생활에서든, 살아가는 대부분의 일에서든 여성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는 너무나 사소한 부분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 가해자와 나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업무상 만나게 된 사람인데도, 그 업무보다는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렇게 무시하고 함부로 말할 수 있었다. 시청에서도 우리가 어린 여자들이기 때문에 업무로 평가받기 보다는 아주 일상적이고 작은 부분에서 내가 인식되고 평가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에 여성들은 어디서든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아야 한다. 그런 사실이 피곤하고 절망스러워 어쩔 때는 눈 돌리고 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경우도 많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