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로 방영이 되서 알게 된 <스타일>
방영 될 당시에는 트렌디 드라마 느낌이 나서 이 책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그 때는 책이 계속 예약이 되어 있어 못 보고 있다가,
이번에 <아주 오래된 연애>를 읽고 국회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빌렸다.
지난주 일요일 밤.
단숨에 읽어내려간 책 <스타일>
그냥 휙휙. 재미나게 팍팍팍 읽혀졌다.
바쁘게 사는 여자 직딩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어 공감도 참 많이 하며 보게 된~!
"재석이 말로는 곧 내 몸에서 사리가 엄청나게 쏟아질 거란다. 너무 일만 해서."
"하하하. 말 되네. 내가 봐도 우린 너무 일만 해."
"이 도시엔 왜 이렇게 잘난 노처녀들이 많은 거냐. 잘난 노총각들은 씨가 말랐고."
"그 잘난 노총각들은 우리 같은 노처녀들이랑은 안 놀거든."
은영이 소파에 누워 요가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요즘 노처녀들이 어디 노처녀 같애? 나이 오십이 다 된 우리 편집장만 해도 보기엔 딱 30대 초반이야."
"모르는 소리! 남자들은 자기 여자가 어려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해. 그냥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거지."
과연 수컷들의 진실이란 자기 유전자를 전 지구적으로 퍼트려줄 젊은 난자들에게 향해 있는 것일가. 늙은 난자들의 교묘한 화장술이나 성형술을 알아보는 유전자 코드가 고릿적부터 핏속에 새겨져 있는 걸가. 이것이 자연이 정한 냉혹한 유전자의 법칙이란 말인가. - 45~6 page
주변 사람들과 맨날 하던 말이었는데... "남자들이 씨가 말랐어!"
정말 주변에 잘난 노쳐녀들은 득시글 한데, 잘난 노총각들은 전무.
잘난 남자들은 이미 유부남이 되었거나, 혹은 연애 중.
잘나서 그런건가?
그런데 왜왜? 잘난 여자들은 죄~다 솔로로 남아있냐고... 에공!
주변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까운(난 포함 아님)!!
어제 새벽 편집장은 내게 전화를 걸었다. 고민 끝에 정시연 인터뷰의 지면을 승낙한 것이다. 통화는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새벽 2시 30분에 전화를 거는 편집장도 놀랍지만, 나로선 문자를 보낸 지 5초 만에 날라온 이 팀장의 답장이 더 눈물겹다.
새벽 3시까지 일을 하는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란 말인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 같은 건, 대체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탕발림일까. - 55 page
국정감사 직전 혹은 국정감사 중에는 새벽 2~3시에 정부부처 공무원이나 산하기관 사람들과 전화하는게 너무 당연한 현상(?)이다.
밤 12시에 전화해서 묻고, 2시에 질의서 달라고 전화오고...
2009년이었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전날 새벽 2시까지 질의서를 쓰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왔는데, 복지부 과장님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었다. 질의 요지가 뭐냐고... 그래서 설명해 드리고 끊으니 그 사이 와 있는 문자들.
다른 과 과장, 사무관들이 문자로 통화 가능하시냐고...
이미 다른 통화를 하는걸 목격하고 전화 받으니 문자를 남긴;;
그 때 느꼈던 감정들.
새벽에 깨어있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짜증과...
기타 등등!
정말.. 새벽 3시까지 일하면 고생 끝에 낙이 올까?
매년 국정감사 때 마다 반복되는 야근과 주말출근.
올해는 좀 그만하고 싶은데... 당장 내일도 출근을 할 예정이니~ 에혀!
이렇게 일만하고 산다고 뭐가 달라질까? 과연 내가 하는 일로 인해 국민들이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내 삶만 피폐해 지는거 아닐까?
간혹 이런 질문을 해보곤 한다.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나는 기부를 한다.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기부금 때문에 엄마에게 돈을 꾼 적도 있다.
이미 나사가 1천 개도 더 빠졌을 거란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하지만 별 수 없다. 굶주려 뼈만 남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무너지고, 새로 나온 마놀로 블라닉을 보면 그게 갖고 싶어서 잠이 안 온다.
이것도 저것도 해야겠고, 이쪽도 저쪽도 놓칠 수 없다.
내겐 이 두 가지 욕망이 모두 다 중요하다.
그래서 남들 놀 때 눈에 불을 켜고 일하고, 일해서 번 돈으로 열정적으로 쇼핑한다. 영화광이 히치콕의 희귀 DVD를 사 모으고, 애서가가 절판된 펭귄부스 시리즈에 열광하듯 그렇게 말이다. - 206 page
기부.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복지정책 한다는 사람이 해외여행 가고 비싼 물건들을 사면서 느끼는 죄책감.
기부를 많이 하기는 하나... 그만큼 나를 위한 물건도 많이 사드리기에~
이 구절에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두가지 욕망이 모두 다 중요한.
기부 쪽에 조금 더 치우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직은 그렇게는 안되네;;;
18대 국회 때 모셨던 의원님은 본인의 세비를 모~두 기부하셨었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었는데...
내가 나이가 더 들고, 돈이 더 있을 때 난 그녀처럼 할 수 있을까?
나중에 돈을 더 많이 벌면, 더 많이 기부하기 위해~
지금부터 나름의 기부 습관을 들이고 있는 건데...
그때가 되면 갑자기 통이 확 커질 수 있을지?
근데 아직은 물건들 사는 것도 너무 좋으니 어쩌지? 호호호!
공감을 참 많이 하며 읽었던 책 <스타일>
그냥 휘리릭 읽어내려간 책이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
머리식히기엔 딱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