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놀이의 작가이자 일본의 저명한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와 전문 상담가인 노부타 사요코의 대담집~
젠더로 검색했다가 제목이 맘에 들어 바로 빌려서, 여자놀이 먼저 읽고 그 후에 읽었다.
" 30대는 윗 세대들과 뚜렷이 다르게 갈라져 있고, 더구나 윗세대들의 가치관이 주입되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행동은 바뀌어 있어요. 다시 말해 자신의 성행동은 이미 변화하고 있는데도, 초자아의 면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성규범을 따라 '예스'와 '노'를 말하고 있는거죠."
머리글 "30대는 여자의 갈림길"에 쓰려 있었던 말이다.
이제 갓 서른이 된 친구들(난 빠른 생일이라고 아직도 20대라 우기는 중이다)과 종종 이야기 하다보면...
우리는 낀 세대 같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한다.
어른들 처럼 고지식하지도~
그렇다고 요즘 20대 아이들 처럼 개방적이지도 않은 이도 저도 아닌 낀세대...
일본에서도 30대는 그러한가보다.
몇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져, 쉽게 책장이 넘어갔지만~
그 안에 담긴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었다.
사회와 여성, 현실 등...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해보며...
그리고 나와 글 속의 여자들을 비교해보며... 재미있게 읽었다.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타인의 신체에 대해서 '그것을 자기가 통제할 자격이 있다, 지배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자기 신체를 어디에선가 사용했을 때 '나를 잘도 배신했네'라면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추궁할 권리가 왜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돼요."
결혼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신체를 지배할 권리가 있는 것인가?
이 부분을 살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을 했던 부분이랄까?
결혼을 한 이후에는 당연히 그 사람만 바라봐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거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
"타인의 신체를 지배할 권리"라는 단어를 통해~
타인의 신체를 지배할 권리라..
그렇게 따지니, 그 말이 맞기도 하다.
내가 내 신체를 지배할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것과,
결혼을 하면 한사람하고만 섹스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과의 괴리감...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 전에 여러 애인들과 사귀고 있으면서, 그 위에 그런 '배타적인 계약 관계'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누구나 다 하기 때문에, 나 또한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결혼...
'배타적인 계약 관계'인 결혼...
최근 여성학 관련 책을 보면 볼수록~
해답이 찾아지기는 커녕,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옳은 것의 기준은 각기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책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