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11 총선 때문에 당 여성국에 파견을 나와 있다. 파견을 나온 사무실에서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책장 3개!!
책장 속엔 여성 관련 책들이 가~득. 신이 나서 이책 저책 빌려서 보고 있다. ^^
평소 여성정책 등에 관심이 많았던 차에, 관련 책이 가득한 책장이라뉘!! 씐나라~! ㅎㅎㅎ
<여성, 정치와 사랑에 빠지다>는 제목 그대로 여성이 정치와 사랑에 빠진 과정과 여성 정치인들에 대해 언급한 책이었다. 정치판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나에겐 너무너무나 재미있었던 책!! 공감도 참 많이 하며 읽었다.
몇 부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데이빗 이스턴이 '정치란 희소한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정의한 것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제한된 재화나 서비스, 시간을 지출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바로 확장된 정치의 영역이다. 따라서 정치란 다양한 '차이'를 조정하고 협의하는 과정이며, 이에 적합한 사람은 바로 여성이라는 것이다. - 25 page
이 부분에 격하게 공감. "정치란 다양한 '차이'를 조정하고 협의하는 과정이며, 이에 적합한 사람은 바로 여성이라는 것" 국회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정책결정과정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여성이 차이를 조정하고 협의하는 것을 더 잘하더라. 우리 의원님만 봐도 그럼! ㅎㅎㅎ
'여성 정치'라는 개념은 '여성이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 아무리 여성이 주체가 되어 정치를 하더라도 여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면 이는 여성 정치라고 칭할 수 없다. - 88 page
여성 국회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여성 1/2 할당제를 통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후 지역구에 당선이 되어 재선 삼선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대다수이다. 그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려를 받아(?) 국회에 들어온 것인데, 비례대표 혹은 비례대표 출신 여성 국회의원들을 보면 '여성이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치 자신이 여성이 아닌양 말이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의원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의 성별은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가 꽤 오랜기간 정치를 하면서, 여성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여성이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으면서 그녀를 여성 정치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법이란 이미 만들어진 도그마를 지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감수성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새로운 시대 정신을 반영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 맞습니다. 법을 만드는 것은 정말이지 창조적인 작업이에요. 하지만 법은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학자, 시민운동가, 정부 관료, 국회의원 등이 모두 공감대가 형성될 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법 창조의 씨앗이 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 111 page(세상 밖 법학자 이은영, 세상 속 입법자 되다)
법에 감수성과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말. 법은 현실을 반영하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법은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한다. 현실을 반영하고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해 법은 끊임없이 개정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참 좋다. 큭! ^^
다음은 메르켈이 한국에 와서 했던 말들 이다.
꿈꾸면서 살지 말고, 살면서 꿈을 꾸자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불평하는 대신 행동하라. 체념하고 불평만 늘어놓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무엇을 바꾸겠다'는 생각에 따라 살아온 결과 오늘에 이른 것 같습니다. - 143 page(세계가 주목하는 독일 여성 정치인, 메르켈 vs 뤼어만)
"불평하는 대신 행동하라", "무엇을 바꾸겠다는 생각에 따라 살자" 참 좋은 말인듯.
바야흐로 국정 감사 시즌이다. 여야 의원들은 너도 나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국정 감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지금, 성인지 국감을 하려고 노력하는 의원들의 유행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뒤를 돌아봐'이다.
국감 첫날인 2005년 9월 22일 교육부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은 김진표 교육부총리에게 질의를 시작하기 직전에 "부총리님, 뒤를 돌아보시죠."라고 언급했다.
순간 김진표 부총리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고, 국회의원들과 기자들의 시선도 모두 김 부총리 뒤쪽을 향했다. 최 의원은 "피감 기관의 증인으로 참석한 교육부 직원 중 여성은 한 명도 없다."며 교육부 내에서 채용과 승진에 여성 할당제 도입과 관련한 얘기를 꺼냈다.
자료 미제출과 관련해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터라 분위기가 험악했던 국감장이었는데, 오랜만에 웃음이 피어났다. - 148 page
국정감사나 상임위 회의 때 보면, 정말 피감기관에 남자만 득시글한 경우가 많다. 특히 법안소위나 예산소위 때 보면, 속기사와 여성 국회의원을 빼면 나머지는 다 남자만 앉아있는 경우가 있다. 보좌진들 조차 여성 보좌진이 별로 없으니...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왠지 기분이 참 씁쓸하다. 10년 후쯤이면 조금은 다르게 바뀌어 있겠지? 여성이 좀 더 많게 말이다.
여성 의원이 '여성 문제'에 앞장서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남성 의원이 여성 문제에 앞장서는 것은 더욱 보기 좋은 일이자 '아름다운 연대'다. 마찬가지로 반인권적이고 구시대 유물인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남성 의원이 앞장서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여성 의원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서는 것 역시 더욱 훌륭한 일이자 '훌륭한 연대'다. 분리주의적 접근이 아닌 '상생'의 관점에서 젠더 정치를 실천하는 프로젝트인 것이다. 여성 의원이 '여성 의제'에 깃발을 먼저 꽂는 것도 중요하고, 남성 의원에게 깃발을 꽂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 161 page
19대엔 꼭 이리 되기를! 여성 의원과 남성 의원이 함께 여성문제에 앞장 서기를! ^^
여성 정치인이 꼭 해야 할 열가지
'여성 정치인'이라는 말 속에는 '여성이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개념이 들어있다. 따라서 여성이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신뢰와 지지, 후원을 하는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당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아닌,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
1. 여성 단체에 회비를 내고 자원활동을 해봐라
2. 여성 관련 뉴스는 꼭 봐라
3. 여성 기자에게 꼭 밥을 사라
4. 정부 부처 여성들과는 친구가 돼라
5. 여대생들과 주부와 함께 놀아라
6. 의정활동을 함께 하는 남성 의원은 물론이고 외국 여성 의원과 외국 여성 기자, 외국 여성 단체와 연대하라
7. 여성학 관련 책을 읽어라
8. 각종 집회에 참석해 봐라
9. 남자와 사랑을 하라
10. 누리꾼과 채팅을 해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