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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Movie

건축학 개론(2011)

by 하트입술 2012. 3. 19.

건축학개론
감독 이용주 (2012 / 한국)
출연 엄태웅,한가인,이제훈,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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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본 영화 <건축학 개론>. 난 <화차>를 보고 싶었는데, 함께 간 이가 <건축학 개론>을 보고 싶다 하여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본...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 였을까?
이 영화. 보고 나서 여운이 꽤 오래갔다.

다시 만나게 된 첫사랑.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되며 이어지는 구성.

90년대, 대학교 신입생일 때 건축학 개론 수업에서 만난 승민과 서연.
서로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말은 안하고...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설레여 하는 그들.
관객인 우리는 알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서로의 감정상태를 알지 못해서 애태우는...
(승민이 너무너무너무 갑갑했다. 하~아!!)

설레임과 아픔. 그 모든 것들이 들어있는 첫사랑.

영화를 보면서, 2000년이 떠올랐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나. 그리고 내 곁에 있었던 그 녀석.

영화 속에서 서연이 대학 방송국 아나운서로 나와서, 그 녀석 생각이 더 난 것 같다.
그 녀석이 자기네 학교 방송국 PD였으니까...

지금은 느낄 수 없는 그 때의 풋풋함.

대학교 1학년 땐, 정말 소소한 하나하나가 참 행복했었는데,
떡볶이 사먹고, 대중교통 타고 다니고, 기념일에 작은 선물을 하고.
그런 것들이 참 즐겁고 소중했는데.

지금은 비싸고 좋은 곳을 가도 그때 적은 돈으로 했던 데이트 보다 감동이 덜한...

왜 이렇게 변해버린걸까?

영화를 보며 계속 생각난 그 녀석.
그때 한번만 헤어지고 말았다면, 참 좋은 추억이 되었을텐데...
좋았던 추억들이, 그 녀석과 헤어진 이후 몇몇 사건들로 인해 쇠락해버린 것이 안타까울뿐.

여하간! <건축학 개론> 참 좋은 영화였다.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며, "더 이상 사랑은 없나?"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잠시나마 옛기억에 젖게 해주고, 나도 나름 풋풋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해줬으니 말이다.

그 때 그 모습으로 다시 살아갈 순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