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내가 참 많이 좋아하는 작가.
그녀의 소설을 처음 읽은게 언제였었지? <낭만적 사랑과 사회>
국회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것 같은데... 2004년 혹은 2006년?
최신 자료실에서 빌렸던 그 소설을 꽤나 공감하며 읽었었다. 특히 몇몇 부분은 지금도 기억이 날 정도로...
"강남역 뉴욕제과 앞에서 만나서 소개팅을 하고...."
당시 내 또래의 연애와 사랑에 대하여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썼던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그때 정이현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고, 이후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고, <오늘의 거짓말>을 읽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고...
그녀의 소설의 장점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달까?
그래서 최근에 나온 소설이 없나 하고 '정이현'을 국회도서관에서 검색해보니, <작별>이 검색이 되기에 망설임 없이 빌렸다. 근데.. 이거 수필집이었다.
하지만 <작별>도 참 좋았다. ^^
남자친구가 있을 때야 적당한 가격의 초콜릿이나 작은 선물을 준비하곤 했지만, 그 마져도 '남들이 다 하니까'라는 이유에서였다. 돌이켜 보면, 사랑에서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내 인생의 많은 일들이 바로 그 동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 같다.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대학에 갔고,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운전면허를 땄으며,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지인들에게 간간이 안부용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살아가는 것이다.
남들 다 하는 것 같은데 나 혼자만 하지 않는 듯한 일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주눅이 드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고픈 남자가 없는 것이 죄는 아니건만, 온 세상의 커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모조리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밸런타이데이에 가능하면 외출을 자제하는 태도에서 소심한 자의 비애가 묻어난다. - 25~6 page
뺴빼로 데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최대한 외출을 하지 않으려 하는 날들.
남자친구가 있을 땐 적당한 가격의 선물을 준비하고.. 주고 받고...
남들이 다 하니깐 당연히 해야 하는 그런 날... 그런거 싫은데, 그렇다고 안하자니 서운한?
이번 빼빼로 데이에는 어떻하지? ^^
영원히 나타날 것 같지 않던 유턴지점이다. 차를 돌리면서 머릿속을 비우려 애쓴다. 또다시 '강일IC'를 놓쳐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왔던 길을 되짚어간대도 내가 지나온 그 길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쩐담. 가지 않을 수 없으니. 조마조마한 생의 불확실성에 의지하여, 나는 돌진한다.
그리고 쓴다. - 42 page
영원히 나타날 것 같지 않던 유턴지점.
조마조마한 생의 불확실성.
끝날 것 같지 않은 논문. 끝나긴 하겠지? 언젠간...
이 고통과 스트레스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제발!
애초에 쿨한 사랑이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모순은, 사회가 그런 사랑법을 권하는 동시에 그것을 배반한다는 데서 비롯된다. 사랑은 아름답다. 우리는, 개인과 개이이 나눌 수 있는 가장 친밀한 영역이 로맨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맨스가 제도의 영역과 만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사회의 용인은 필수불가결하다.
제도는 순수한 사랑을 배신과 기만의 상처의 경험으로 치환시키기도 한다. 그로부터 도피하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는, 고독이라는 딜레마와 자주 충돌한다. 소통과 고독은 영원히 함께 움직인다. 하나를 선택했을 때 하나가 버려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인간은 고독을 택한 순간조차 소통을 열렬히 희구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순간도차 자기 안의 고독을 들여다봐야 한다. - 51 page
쿨한 사랑.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쿨. 쿨. 쿨. 요즘 쿨이란 단어에 생경하게 반응하는 나를 발견하는.. 하하!
한 권의 책은 폐쇄된 성곽이 아니라, 그 안에 수많은 틈새와 굴곡을 숨기고 있는 활짝 열린 공간이다. 그 책의 세계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서 그 틈새를 파고들고, 채우고, 그 굴곡을 체험하는 것은 전적으로 읽는 이의 몫이다. 이렇게 책에 몸을 담그는 '나만의 독서행위'를 통해 그 책은 온전히 '나의 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한 번 읽었던 책을 또다시 꺼내어 읽었을 때,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새로 발견하는 것만큼 신비로운 경험도 드물다. 이 경우, 책 속에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의 여정 위에 책이 놓여 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와 같이 개개인들의 창조적인 독서가 모여 한 사회 전체의 문화를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 65~6 page
책! 책! 책!
너무나 좋아하는 책책책!
나만의 독서를 통해 온전히 나의 책으로 만들기~!
같은 책을 여러번 읽으면, 읽을 때 마다 이해가 달라지고 감정이 달라지는...
신기한 책! 책! 책!
'밤의 클라라'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비롯된 진정한 두려움 앞에 직면하는 장면은 그래서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정말로 중요한 건 좌우비대칭이 아닐지도 모른다. 영혼을 짓누르는 인위적 균형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 '삐뚤빼뚤한 나'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것. 그러므로 이 소설은 '소름 끼치는 상실감을 극복하고 길을 바꾼' 사람. 즉 용기있는 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 126 page
삐뚤빼뚤한 나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기.
삐툴어진 나. 양면적인 나. 그대로 사랑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그것은 세상 모든 연인들을 애타게 하는 질문인 동시에, 전율케 하는 탄식이다. 정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알랭 드 보통의 패배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답을 안다면 아무도 기꺼이 연거푸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그 어떤 연애소설도 씌어질 수 없을테니까. 그러니, 혼란스러운 감정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이 책을 들이파는 사람은 바보다. 사랑의 백만 가지 환각과 홀림에 관하여, 이제 거리로 나가 당신만의 에세이를 쓸 차례다. 자, 나가자.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것이 이 매력적인 텍스트가 선사하는 진짜 가르침이다. - 137 page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꽤나 오래 전에 읽었었는데...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 가을! ^^
스무 살이나 지금이나 결코 자발적으로 '쿨'하지 못한 나는 다만 바랄 뿐이다. 부디 이 땅의 '쿨 유행'이 표피적인 것에 그치지 않기를. 이 땅의 구성원들이 '내 인생의 쿨'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남의 인생에 대한 오버'를 반성하게 되기를!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는 바람인지는 잘 모르겟지만 말이다. - 172 page
남의 인생에 대한 오버...
이거 땜시 꽤나 많이 짜증나는 요즘!
제발 제발. 남의 인생에 대한 오버는 그만 해 주시길. 다들! ㅎㅎ
근데 나도 남의 인생에 대한 오버를 하고 있는거 아냐? 지양해야지.